우리는 오랫동안 국가체제라는 패러다임에서 생각하고 살아왔으며 우리의 의식과 존재를 규정해 왔다. 그렇기에 국가체제라는 패러다임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어떤 연결고리가 필요하다. 그것이 아시아 또는 동아시아 개념이다. 이것은 완전한 세계주의와 엄격한 일국체제 사이의 중간 수준적 개념으로 다가온다.
이런 의미에서 인권의 개념과 이슈를 동아시아적인 맥락에 대입해 이해하는 것이 현실수준에서 가능한 인권적 세계주의를 인식하고 실천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1. 변화하는 시민권: 이주노동자의 경우
- 인권의 문제가 점차 초국적 인권레짐의 영향권 아래에서 이해되면서 이주노동자의 인권문제도 일국적 시민권의 경계를 넘어서고 있다.
- 이주노동자의 경우 법적 보호의 테두리 바깥에 있거나, 법이 존재하더라도 합당한 법적용을 받기 어려운 이유는 ‘시민권’개념에 내재된 이중성 때문이다.
- 시민권은 특정 공동체에의 정치적 귀속성의 의미를 가지며 다른 한편으로는 시민의 권리를 의미한다. 전자는 구별(배제)을 후자는 포용의 의미를 내포한다. 보통 국가는 정당한 사회적 구성원이 누리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대해서는 엄격한 제한을 두는 것이 보통이다.
- 최근 인간의 이동이 늘어나며 출신영토에 관계없이 단지 인간이라는 이유로 모든 사람이 국가로부터, 또는 어떤 초국적 권위로부터, 권리보호를 받을 수 있느냐가 논쟁의 초점이 되고 있다. 즉 시민권적인 권리에서 인권적인 권리로 인권의 내용이 이동하는 경향이 발생했다.
- 합법적 영주권자에 있어 해당국의 시민이 아니라 할지라도 권리행사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심지어 불법 체류 이주노동자들도 공식적으로는 법적 인격체가 아니지만 법원의 판결이나 국제인권레짐 적용 등 통해 다양한 법적 속성의 보유자로 바뀌는 경향을 볼 수도 있다. 이제 정규시민과 영주 외국인 사이의 권리행사에 있어 잔여적 차이조차 거의 사라지고 있다.
- 이런 포스트-일국형 시민권 개념에서는 어디에서 거주하느냐가 중요하지, 시민권을 갖고 있느냐 여부는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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