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주된 목적은 이러한 세련되지만 기만적인 견해들이 심각한 오류를 안고 있고, 또한 노사관계 분야를 오도하고 있다는 점을 밝히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작업을 위해 우선 동원이론(mobilization theory)을 이론적 틀로 이용, 노동자 집단이 사용자의 불공정성(injustice)에 대응하여 어떻게 집단적 이해를 규정해 나가는가 하는 과정을 분석한 후, 노동자 집단주의가 시대착오적인 것이 아니라 효율적이고 특수한 상황에 맞는 대응이라는 점을 밝힐 것이다. 나아가 장기파동이론을 통해 자본주의와 밀접한 동시성을 지닌 노동운동의 양상들을 보이고, 아울러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이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노동운동이 이제 종국적인 쇠퇴기에 접어들은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저항의 문턱에 들어서 있음을 보일 것이다.
Ⅱ. The Field of Industrial Relations
Blyton과 Turnbull(1994)은 노사관계분야의 주된 주제를 ‘경제적 잉여의 창출, 갈등과 협조의 공존, 교환관계의 비결정적 성격, 그리고 힘(Power)의 비대칭성’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이렇듯 이해, 힘, 갈등과 협조라는 측면에서 노사관계의 초점을 맞출 때 크게 3가지 주된 문제가 도출될 수 있다. 첫 번째로 노동자들은 개인적, 집단적 조건하에서 어떻게 자신들의 이해를 규정하는가 ? 두 번째 문제는 힘의 문제로서 힘을 개념규정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며, 노동자와 사용자, 국가의 힘의 근원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이다. 힘은 노사관계이론에서 가장 자주 사용되는 개념이면서도 동시에 개념규정이 가장 빈약한 분야중의 하나이다. 특히 전후 자본주의에 대한 국가의 개입과 관련해 노사관계 분야와 관련된 국가의 이해추구에 대한 연구가 거의 전무하다는 사실은 이러한 현실을 잘 말해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는 노동자와 사용자의 이해관계를 어뗳게 개념화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최근 협조주의적 노사관계 이론이 새로운 변화양상 속에서 노사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새 패러다임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자와 사용자의 이해관계 또한 새로운 중요성을 띠게 될 것이며, 이를 역사적 관점에서 현재의 변화속에 위치지워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이해는 더욱 중요할 것이다.
1. Workers interest.
Perry Anderson에 대한 반론으로 제기된 Flanders(1968)의 글에서 그는 노동자계급의 이해에 대해 잘못된 개념규정을 내리고 있는 바, Clegg를 포함한 Oxford학파 전반이 공유하고 있는 이 견해는 노동조합의 목적은 ‘노동자들을 보호하여 고용과 지위를 보장하고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신의 존엄성을 보호하는 데에 있고, 노동자들에게 소득의 안정성과 생활수준의 향상, 그리고 경영결정에 있어 영향력을 증대시키는데’ 있다는 그의 지적에서 잘 나타난다. 이러한 인식하에서 노동자 계급의 이해는 단체교섭상의 요구와 결과로서 주어지는 단체협약의 내용들-임금, 초과근로 수당, 휴가 등-로서 구성될 뿐이다. 최근의 노사관계 분야에 대한 대부분의 교과서들 또한 노동자 계급의 이해와 관련한 내용에서 이보다 더 나을 것이 없는 바, 우연적 경험주의로서 노동자 계급의 이해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70년대에 접어들면서 사회학의 영향하에서 작업장에 대한 사례연구를 통해 노동자 계급의 이해에 대한 매우 의미있는 이론적 연구결과들이 산출되기 시작했다. 현장조합원과 shop steward, 자신의 직무와 회사, 그리고 노조와 파업활동에 대한 풍부한 내용들을 담고 있는 일군의 이 연구들은 노사관계 분야의 주된 주제들을 이해함에 있어 사회적 과정으로서 이를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고 의미있는 연구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들의 주된 주장은 노동자들의 표출된 이해의 사회적 구조화의 정도를 강조한다는 점이다. 즉 노동자들 자신의 내적인 의사소통과 토론등을 통해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의 개별적이면서 집단적 이해규정의 형성을 도울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노동조합은 폭넓은 이해를 추구하면서 좁게는 작업장의 문제에서부터 넓게는 정치적 문제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Hyman, 1994) 더 나아가 Offe와 Wiesenthal의 작업과 Edwards의 작업은 위 이론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하였다.
2. Power and Collective Bargaining
Kirkbride(1992)가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노사관계 이론분야에서 힘만큼 많이 논의되는 주제가 없으면서도 이를 무의식적으로 주어진 것처럼 연구하는 주제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일단 힘에 대해 얘기하는 방법은 크게 4가지 방법-대리변수를 이용하는 법, 구조적 결정인자, 또는 상관성에 근거하는 법, 또는 교섭결과를 관찰하거나 주체적 변수에 근거하는 법 등-을 이용해 왔었다.
대리변수로 이해하는 방법은 예를 들어 노조조직율, 파업빈도, coverage등의 변수를 통해 power를 인식하는 것이지만, 경험적으로 나타나는 사실은 이러한 변수와 power간에 상관관계가 적음을 나타내고 있다.
구조적, 상관적 결정인자로 힘을 이해하는 방법은 생산물시장, 노동시장, 생산과정에서의 노동자들의 위치, 노동의 대체가능성 정도, 노동조합의 구조, 단체협상의 폭과 심도 등으로서 power를 이해하는 것이지만, 문제는 이러한 변수들이 power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가 명확치 않다는 점이며, 이러한 구조적 측면이 힘의 행사를 촉진하는 측면이 있지만, 무엇보다 그러한 행사할 수 있는 힘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를 행사할 계기에 대한 인식을 제공해 주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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