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치료와 철학자 알베르 카뮈
카뮈는 세계란 부조리하고 무의미한 것이라고 보았으며 인간은 그런 부조리한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가 세계를 부조리한 것으로 본 까닭은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외적 세계는 인간의 주관이 결정하는데, 이 인간은 질투와 야심, 이기심 등의 부조리한 상황에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인간들이 허무주의에 빠져 자살하거나 신앙으로 도피하는 것은 인간이 스스로 자기 운명을 책임지고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는 자세가 아니라고 보았는데 카뮈는 이 부조리한 세계에 반항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이러한 생각은 에서 잘 나타난다. 시지프스는 경사진 길 위로 끊임없이 돌을 굴려 올리는데 그렇게 정상에 올라가면 돌이 밑으로 굴러 떨어지고 또 다시 시시포스는 밑에서부터 돌을 굴려 올리고 결국 이것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이렇게 의미도 결과도 없는 부조리한 일을 끝없이 반복해야 한다면 인간은 의식이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큰 고통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시지프스에게 신들이 이러한 형벌을 내린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카뮈는 이에 대해 다르게 반응한다. 그는 부조리한 상황을 인간이 명철하게 의식하고 반항의 의미로 돌을 굴려 올린다면 인간은 그런 형벌을 부과한 신보다 더 위대하다는 것이다. 카뮈의 반항은 항상 연대적인 반항을 의미하는데 ‘나’의 반항이 ‘우리’의 존재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카뮈는 이 반항이 자살과 같이 한계의 수용이 아니라 한계의 지속이라고 말하며 인간에게 이성적 욕구와 세계 사이의 끊임없는 긴장관계를 유지하게 하는 삶의 성실성을 의미한다고 말하고 반항이 한계를 넘어 폭력을 행사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인간은 타락하고 허무주의에 빠지기 때문에 어느 경우에도 폭력과 연계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또한, 인간은 근본적으로 단일성에 대한 욕구가 있는데 이 세계나 신은 그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한다. 부조리는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 의미를 부여하려는 단일성의 추구가 그렇지 못한 현실의 난관에 부딪혀 받게 되는 불일치의 감정을 말하는데 만일 세계나 신이 이러한 단일성의 욕구를 충족할 수 없다면 인간이 스스로 자신에게 단일성을 만들어주는 것이 인간의 과제라고 그는 말한다.
예를 들어 하는 일마다 뜻대로 잘 되지 않아 낙담한 내담자가 있다고 할 때, 카뮈의 이론은 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카뮈는 인간과 세계의 논리는 같지 않고 우열관계 또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은 세계의 주인이 될 수 없어서 세계는 인간의 의지대로 되지 않으므로 인간의 좌절은 마땅한 일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그에게 좌절은 특별히 너에게만 일어나는 문제가 아닌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일깨워줌으로써 좌절감을 덜어줄 수 있다.
또, 어떠한 고통에 지속적으로 시달리고 있는 내담자에게 카뮈가 말한 대로 고통의 근원이 세계가 아닌 자기 자신 안에 있으므로 얼마든지 고통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고통을 주어진 그대로 응시하게 함으로써 고통의 소멸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고통이 자신에게서 나오는 것이라는 것을 의식하게 된 순간 그것은 반항이 되기 때문에 내담자에게 자신의 깨어있는 의식을 확인시킬 수 있다.
카뮈는 고통과 같은 문제의 근원을 외부 세계가 아닌 개인의 탓으로 돌리고 있는데 예를 들어 학교폭력으로 자살을 한 학생이 있다고 할 때, 그 학생을 자살로 이끈 고통의 근원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친구들의 괴롭힘 같은 외부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으므로 카뮈의 주장은 이러한 문제에 뒷받침 될 수 없다. 또한, 카뮈는 자살이라는 행위가 인간 스스로 자기 운명을 책임지고 의미를 부여하는 자세가 아니며 부조리한 세계에 대해 반항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자살은 자신이 처한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선택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몸을 희생해서 사회에 어떠한 메시지를 주고자 하는 자살은 그의 말대로 부조리한 현실에 반항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다. 따라서 자살이 항상 운명에 순응하는 자세라고 볼 수 있지 않다는 점에서 그의 주장이 한계점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