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재취업과 복직의 어려움을 겪는 여성의 사례
[한겨레신문2003/01/05]
대학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전공하고 은행에서 관련 업무를 하던 박진숙(가명40)씨는 87년 결혼을 하고도 직장을 계속 다녔다. 아이를 2명 낳았지만, 부모님이 돌봐주시는 덕에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6년 전 부모님이 더 이상 육아를 부담스러워하자, 일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 3년 정도 아이를 키우던 박씨는 외환위기로 경제적 사정이 여의치 않은 데다 주부 또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나 자신의 존재가 잊혀지는 것 같아서 38살의 나이에 다시 재취업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여자인데다 나이가 걸려 번번히 좌절했다. 박씨는 정부에서 하루 6시간씩 실시하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과정을 1년 동안 밟았다. 전문 자격증을 땄지만, 마찬가지였다. 교육기관에서 연결시켜주는 곳은 학원강사 아니면 아파트 관리인이었다. 겨우 들어간 직장도 월급 등 근무 조건이 열악한 데다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하는 바람에 자꾸 아이들이 눈에 밟혀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 3년간의 구직 노력 끝에 전공 분야 취업은 포기했다는 박씨는 최근 한 다단계 판매업체로 발길을 돌렸다.
3. 직장의 보육시설 부재로 어려움을 겪는 여성의 사례
[한국일보2002/04/11]
지난 2월 서울 모병원의 간호사로 8년째 일해 온 박모(31)씨는 고심끝에 출산휴가를 마친 후 병원을 그만두고 말았다. 24시간 교대근무를 해야 하는 업무특성상 간호사를 계속하면서 아기를 키우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월 100만원이 넘는 탁아모를 두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경제형편상 단념해야 했다. 박씨는 노조가 수년간 직장 내 보육시설 설치를 요구해왔지만 병원 측은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근무연차가 많은 여간호사들을 퇴직시키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직장보육시설 외면 풍조가 계속돼 여성근로자들의 근무보육 이중고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대기업, 대형종합병원, 호텔, 백화점 등 대형 사업장은 물론 상당수 공기업까지 보육시설에 무관심으로 일관, 여성근로자를 몰아내는 방편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직장 내 보육시설을 의무 설치해야 하는 여성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은 총 240곳. 이중 147곳(61%)은 보육위탁시설이 전무하다. 미설치비율은 전년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나마 미설치업체 중 24곳만 막연한 설치계획을 갖고 있을 뿐, 123곳은 그나마도 없는 실정이다.
업체측의 무성의와 저의는 곳곳에서 드러난다. 보육시설을 설치할 경우 고용보험기금에서 3억원까지 저리융자를 받을 수 있고, 보육교사 수당(월 65만원)까지 지급받게 된다. 여성근로자 300인이 넘는 대형사업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거의 없는 셈이다. 그러나 보육시설을 새로 설치하는 사업장은 매년 손으로 꼽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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