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청년 바보 의사
죽음 이후에 자신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다면 성공한 인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그 젊은 의사는 조금 일찍 우리 곁을 떠났지만, 우리 중 어느 누구도 다다르지 못한 성취를 이룬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이 그를 그리워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입니다. 그 중 많은 사람들이 제일로 꼽는 것은 그가 ‘참 의사’ 였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환자에게 성실했습니다. 환자에게 성실하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가운을 입은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환자의 살이 베일 때 아프겠거니 생각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베인 것처럼 아파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는 같이 아파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생명을 마치 내 생명처럼 귀히 여기고 아끼고 사랑했습니다.
심지어 2000년 의사들이 파업에 나섰을 때 그는 가운을 입고 진료실을 지켰습니다. 동료의사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때는 그것의 옳고 그름을 떠나 참여하는 것이 보편적인 태도일 것입니다. 더구나 서열이 엄격한 의사 사외에서 동료들의 결정을 저버리고 홀로 행동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젊은 의사는 그 순간에도 환자를 지켰습니다. 그러나 동료 중 누구도 그를 탓하지 않았습니다. 그에게 지고의 가치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환자 곁에 함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를 그리워하는 또 다른 이유는 환자를 대하던 바로 그 마음을 가지고 사회인으로 살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가진 것은 별로 없지만 자신이 가진 재능과 열정을 이웃을 위해 내놓고 헌신했습니다. 그가 쓴 글들은 모두 진지한 성찰의 바탕 위에서 나온 글이었고, 그가 한 모든 행위는 박애 정신에 기초한 행동들이었습니다.
의대생으로서, 장차 의료 사회에 종사할 사람으로서 우리가 추구할 가치들이 많이 있지만, 저는 의대생이기 이전에 기독교인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오직 그 청년 바보 의사였던 안수현 선배님과 같은 의사가 되는 것이 제가 추구할 가치이고, 또한 추구해야만 할 가치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000년 전에 온 인류를 위해 목숨까지도 내어 놓았던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본받아 환자들의 아픔을 돌보고 품어주고 같이 아파할 수 있는 의사가 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우리 의사들의 직업은 목사와 같은 성직이다. 나는 교회가 목사를 임명하는 것과 똑같이 의사도 임명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하나님의 말씀과도 일치한다. 우리가 온 마음과 영혼을 다해 우리의 직업에 몸을 바치는 것도 바로 이 신념 때문이다.”
-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 M.D.) -

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