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인간 보고서 삶과 죽음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과 죽음이 언제 닥칠지 모른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동안에, 우리는 쓸데 없이 수다떨고 음식과 술과 감각적 쾌락에 빠져도 좋다고 생각한다. 또한 물질적 재산을 얻고 특권을 누리고 싶다는 갈망이 생기기 때문에 장애를 만나면 격노한다. 때로는 삶이 영원하다는 환상에 깊게 빠져 살다가 문득 관심을 끄는 뚜렷한 변화를 보고는 상처를 받기도 한다. 즉 사랑하는 사람이 죽거나 실직하거나 중병진단을 받으면 상처받는다. 그 때 우리는 감정적으로 혼란에 빠진다. 우리가 안전하다고 상상해 오던 환상이 갑자기 위협받기 때문이다. B.알란 월리스, 『삶과 죽음의 다르마』 숨, 2001, 29~30p
여기서 다시 한 번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죽음은 나의 육신도 가져갈 수 없고, 내가 누렸던 명예도 가져갈 수가 없고, 내가 알뜰히 모아둔 돈도 가져갈 수가 없고, 내가 쓰던 물건들도 하나도 가져갈 수가 없고, 사랑하는 가족과도 함께 갈 수가 없다. 그리고 내가 사랑했던 기억, 미워했던 감정이나 원망조차도 모두 두고 가야만 할 것이다.
나는 삶과 죽음의 상관관계를 파악함으로써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고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
나에게 있어서 죽음이란...두려움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수많은 죽음을 접하며 살고 있다. 신문을 보거나 뉴스를 들으면, 항상 끔찍한 죽음의 사건들의 보도되고 있고, 그 각각의 죽음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죽음은 이렇게 듣고 보기만 하는 간접적인 것은 아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직접 경험하게 될 것이 바로 죽음이다. 인간은 죽지 않으면 안되고 단 한 번 혼자서 죽는다. 공시적으로나 통시적으로 편재하고 있는 것이 바로 죽음이다.
하지만 우리에게서 죽음은 그리 달가운 존재는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죽음을 대하거나 말한다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아니 부담에서 한 발 나아가, 죽음은 부정이요 위험이자 공포다. 김열규 외, 『한국인의 죽음과 삶』 철학과 현실사, 2001, 226p
부모님의 손등에 보이는 검버섯이나 흰머리를 볼 때면 항상 보는 사람인데도 어느 순간 시간은 멈추질 않는 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 나 역시 또한 10년, 20년, 30년의 세월을 훌쩍 지나쳐 몸은 기력을 잃고 고독한 삶을 놓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도움에 의지하며 살아야 하고 결국 나는 대다수 사람들의 머리 속에서도 잊혀져 세상에 없는 존재가 될 것이다.
나는 특히 자기 전에 가끔 이런 생각을 하고 그럴 때마다 눈물이 나올 것 같다. 이렇게 행복하고 살고 싶은데 왜 죽어야만 할까? 죽으면 어떻게 되는 거지? 공부 안 하면 어때? 돈을 그렇게 많이 벌어 뭐해? 이러면 어때...저러면 어때...어차피 죽는 것은 마찬가지인데...죽음을 생각하면 지금 내가 먹고 자고 공부하고 내 꿈을 위해서 무언가 열심히 노력한다는 게 너무 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환생이 있다면 죽어서 사람이 아니고 동물로 태어나면 어떡하지? 태어나서 사람들한테서 학대를 받는다거나 다른 동물들한테 잡아먹히면 어떡하지? 이처럼 죽음은 나를 허무하게 무력감을 느끼게 만들고 두려움을 넘어서 공포감을 맞보게 한다. 그럴 때마다 모르겠다. 지금만 생각하자 하며 눈을 감아버리고 만다.
잠시 스쳐 지나가는 상념 속에서 이처럼 죽음을 자신의 것으로 여길 때도 있지만 그야 말로 그것은 순간적일 뿐이다.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은 우선 막막하고 터무니없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정면으로 생각하기에는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옛날에도 죽음은 인간에게 혐오의 대상이 되었었다. 이 혐오의 대상은 되는 심리학적 개념은 인간의 무의식중에 도사리고 있는 나에게는 죽음이라는 현상이 결코 일어날 수 없다는 생각과 연결되어 있다. 그렇게 완고한 생각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현실로 죽음이 닥쳤을 때는 어떤 악한 영이 개입하여 죽음이라는 파멸이 오게 되었다고 설명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만족하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죽어서 추한 모습으로 썩어 가는 것이지 내가 죽어서 저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너무도 큰 두려움, 어떤 이유로도 설명되지 않는 인식이 블랙홀에 빠져 버리는 죽음 앞에서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반응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은봉,『한국인의 죽음관』, 서울대학교 출판부, 2000, 23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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