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창섭 작품에서 드러나는 휴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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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손창섭 작품에서 드러나는 휴머니즘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손창섭은 1950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서 평가되고 있다.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육체적정신적 불구자이거나,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적응자로 그려진다. 특히 초기작에 해당하는 비오는 날, 생활적, 미해결의 장 등은 한국전쟁의 충격으로 왜곡된 한국 현실과 그 속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불구 상태를 압축하여 상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본론에서는 비오는 날과 혈서를 중심으로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 가진 결핍과 그 속에서 드러나는 손창섭의 휴머니즘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Ⅱ. 본론
1. 결핍된 등장인물
비오는 날의 동욱, 동옥 남매는 쓰러져가는 목조건물에서 사는 남매이다. 오빠인 동욱은 마땅한 돈벌이를 하지 못하고 동옥에게 그림 그리는 일이나 시켜 생계를 유지한다. 친구인 원구에게 입버릇처럼 목사가 되겠다고 하면서도, 밥보다 술을 더 좋아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의 친구인 원구는 리어카에 잡화를 벌여놓고 장사를 하지만 곰팡이 핀 방에 세 들어 사는 인물이다. 동욱과 원구는 모두 경제적으로 궁핍하다. 6.25전쟁이 끝난 후는 경제적으로 결핍될 수밖에 없었던 사회였고 비오는 날의 등장인물 모두가 그 시대 속에 존재한 것이다. 동욱의 여동생인 동옥은 왼쪽 다리가 어린애 손목같이 가늘고 짧은 불구자다. 오빠를 따라 피란을 올라온 동옥은 말도 거의 없을뿐더러 타인에게 무례할 정도로 쌀쌀맞은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그는 세상 사람들이 모두 자기를 조소하고 멸시한다고만 생각하여 밖에 나가기도 꺼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다. 육체의 결함에서 비롯된 생각이 결국에는 동옥의 정신으로 이어져 방안에만 쳐 박혀 살게 만든 것이다.
이러한 동옥은 혈서의 창애와 비슷하다. 창애는 간질병자로서 정신적으로 결핍된 인간이다. 표정 뿐 아니라 언어와 거동도 돌부처 이상으로 무표정하여 유령이나 귀신을 대하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이다. 창애는 동옥처럼 어두운 방안에만 틀어박혀있지만 그보다 더 심각해서 아예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려 하지 않는다. 그런 창애의 모습은 인간이라기보다 차라리 인형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전혀 생동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창애는 아버지가 규홍의 집에 맡기고 간 뒤로, 그의 집에 얹혀살게 된 또 다른 두 명인 준석, 달수와 함께 생활한다. 집주인인 규홍은 넉넉한 집안의 아들이지만 법대에 진학하라는 부모님의 바람과는 달리 문학을 전공한다. 그는 시를 쓰고 투고하는 일에만 몰두하여 다른 일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자신과 창애의 혼인을 청하는 창애 아버지의 편지에도, 창애와 한 이불을 덮을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도, 끝없는 준석과 달수의 논쟁에도 규홍은 그저 히죽히죽 웃어넘길 뿐이다. 그러한 규홍의 모습 역시 무언가 결핍되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의 집에 얹혀사는 준석은 전쟁으로 인해 한쪽 다리를 잃은 불구자다. 또한 그는 밤낮 규홍의 방에서 뒹굴며 지내는 무기력자이기도 하다. 그의 무기력은 전쟁으로 인해 생겨났고, 전쟁은 또한 준석으로 하여금 불합리한 행동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 자식아. 창애의 배가 불렀건 꺼졌건, 그게 나하구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이냐? 창애의 배는 어디까지나 창애의 배지, 내 배는 아니다. 창애 배가 부른 게 어째서 내 죄란 말야.
창애가 준석의 애를 배게 된다. 그러나 준석은 그것이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는 불합리한 행동을 취한다. 명백히 준석이 한 일임에도 준석은 그에 대해 문제의식이나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다. 이는 준석이 전쟁으로 인해 정신적, 도덕적으로 결핍된 인간임을 드러내준다. 이러한 준석과는 다르게 달수는 합리적인 인물이다. 준석과 나누는 논쟁을 보면 화만 내는 준석에게 논리적으로 반박하기도 한다. 그러나 달수 역시 직장을 얻지 못하고 친구 집에서 얹혀사는 경제적으로 궁핍한 인물이며, 준석이 지르는 윽박에 자신의 의견을 항상 굽히고 들어가고 만다. 합리적인 달수가 준석과는 다른 의미로 무기력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전후 사회에서 합리적으로 살아봤자 결과는 절망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2. 손창섭의 휴머니즘
작품 속의 인물들은 전후 모습을 반영하여 무엇인가 결핍된 인물로 그려지고 있지만 마냥 음울하지만은 않다. 손창섭은 이러한 인물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비오는 날의 원구는 가난하지만 동욱, 동옥 남매를 연민과 애정을 가지고 대한다. 동욱과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던 원구는 목사가 되겠노라 하면서도 술을 사랑하는 동욱을 아껴줘야겠다고 생각하고, 인적이 드문 곳에 있는 남매의 집을 왕래하며 관심을 나타낸다. 동욱은 그런 원구가 동옥과 혼인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기도 한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반감을 가진 동옥조차도 원구만은 자기를 업수이 여기지 않고 자연스레 대해 준다고 해서 자주 찾아와 주기를 바랄 정도이다. 남매에게 있어서 원구는 분명 자신들을 따뜻하게 대해준 소중하고 고마운 존재였을 것이다. 원구 역시 가난한 살림을 하고 있었지만 남남인 동욱과 동옥에게 보여주는 끈끈한 정은 바로 손창섭이 전후의 불구적 사회를 살아가던 소외된 인간을 바라보는 일면의 따뜻한 시선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전쟁 전후의 절박한 환경 속에서 경제적 궁핍이나 정신적, 신체적으로 결함이 있는 인간들이 서로 의지하고 돕는 모습을 통해 휴머니즘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