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소설이나 시에서 방언이 사용될 때, 표준어에 익숙해진 연구자들은 표준어와 상대되는 개념으로서 방언을 대하려고 한다. 그래서 작품에 나타나는 특징적인 방언에 관심을 갖고 그러한 특징적인 방언을 작가가 어떤 의도로 썼느냐 하는 문제에 관심을 가지려고 한다. 그러나 표준어와 방언은 상대되는 개념이 아니라 방언들의 집합체이며, 특정 지역의 방언을 표준어로 삼고 있을 뿐이어서, 우리는 작가가 작품에서 사용하는 방언을 특징적인 것으로만 보지 말고, 또한 표준어와 대비하여 특징을 찾으려고만 하지 말고, 해당 방언 전체를 이해하면서 작품을 감상하고 분석해야 할 것이다.
채만식의 ‘태평천하’는 대화는 물론, 지문에서도 수많은 방언이 구사되고 있다. 이것은 방언을 몇몇 효과를 얻기 위해 썼다기보다는 이 작품이 작품의 시대상황을 설정하기 위하여 전체적으로 방언으로 쓰여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방언은 실제적인 삶 속에서 쓰는 현실언어이기 때문에 이 작품에서도 대체로 ‘화자와 청자가 상정되는’ 방언이 작품의 전체적인 구성과 더불어 쓰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태평천하’에 나타난 방언의 특징은 지문과 대화의 방언을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지문의 방언은 많은 부분이 구어적 특징을 보이고 있고, 따라서 작가가 사용하는 방언이 상당히 많이 쓰이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독자를 작품의 현실에 끌어들이기 위하여, 작중인물의 문제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대화의 방언은 속어와 비어를 주로 쓰게 하여, 추악하고 기괴한 것이나 교양 없고 볼품없는 평민의 이미지를 그려서, 부정적이고 비합리적인 인간관과 기존질서와 보수적 세계관을 조롱하고자 하는 풍자의 의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자기가 사용하는 언어인 전라북도 방언에 대해 상당한 이해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증거는 실제 작품의 내용에서 많이 나타난다.
이 이애기를 쓰고 있는 당자 역시 절라도 태생이기는 하지만 절라도 말이라는 게 좀 경망스럽습니다.
이렇게 내놋는 말조가 과연 졸연찮읍니다.
그러나 이러이러 하네 마는 하고 「마는」이 붙었으니 온승낙이 아니고 반승낙입니다.
동기아이는 아직도 고향사투리가 가시지 않았읍니다. 허기야 윤장의 영감 같은 사람은 십년이 되었어도 종시 「그러닝개루」를 못 놓치만요.
말의 뜻에 비해서는 악쎈트가 그대지 강경하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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