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어학 서울년겨울의 문학사적 의의와 주제 정리
서울 1964년 겨울은 1965년 발표되어 많은 화제를 낳았다. 제목에서 암시하듯 이 1)소설의 시대적 배경이자 문학적 상황은 같다. 우리는 여기서 1964년의 시대적 배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1964년 겨울로 돌아가 보자. 한일기본조약 반대와 한미행정협정 개정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던 학생들은 서울시 일원에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전면전에 나선 군사정부에 의해 패퇴했다. 4.19가 열어젖힌 해방은 5.16 군사쿠테타로 좌절됐다. 그를 상대로 한 싸움을 별러왔던 학생들의 반격이 6.3태로 일어나지만 그것마저 무위로 돌아가자 이제 학생들에게 남은 것은 개인 차원의 사소한 실천뿐이었다. 그것은 또한 재래적 농촌 공동체의 붕괴와 산업화의 진전에 따른 개인화의 가속에 따른 세계관과도 통하는 것이었다. 즉, 1964년의 어느 겨울날은 4.19의 좌절과 이은 5.16 혁명 사이에서 지식인들과 학생들은 목표와 열망을 상실했으며, 가열차게 시작된 도시화는 희망대신 경제력과 신분 격차라는 암울을 준 날이라 하겠다. 1960년대는 성과가 없는 시대였고 꿈을 상실한 시대였다.
2)이 작품의 등장인물은 현실에서 소외되고 목표를 잃은 세 사람 나, 안(安) 외판원이다. 이 작품에는 세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주인공인 ‘김’은 스물다섯 살의 시골 출신으로 육군 사관학교를 지원했다가 실패하고 군대에 갔다가 임질에 걸린 경험이 있는 구청 병사계의 직원이다. 대학원생인 ‘안’은 도수 높은 안경을 쓴 부잣집 장남으로 밤이면 거리로 나와 배회하는 인물이다. 서른 대여섯 살쯤 된 월부 책장수는 마누라의 시체를 병원에 팔고 심한 죄책감과 절망감에 빠져 있는 사내이다. 나는 고독감, 소외감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으며 안은 개인주의적 성격으로 현실과 삶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자기 구원을 시도한다. 외판원 사내는 개인화하는 삶에 적응하지 못하는 구세대의 인간형이다. 이 세 인물만의 한 가지 공통점은 문명사회(혹은 도시)의 거대한 질서로부터 소외되어 있을 뿐 아니라 그 소외로부터 짙은 절망감이나 권태를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주의에로 변모하는 경향 과정에서, 새로운 인간형의 제시가 이채로우며 한국소설의 개인적 존재 상황에의 변모와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3) 작품의 배경과 사건은 우연히 만나서 무심히 헤어지는 일상안에서 일어난다. 소외되고 방황하는 이들의 활동무대는 겨울 밤, 여관이나 술집, 밤거리일 뿐이다. 특히 여관의 “벽으로 나누어진 방들, 그것이 우리가 들어가야 할 곳이었다”는 지문은 그들이 함께 그러나 따로 든 여관방을 가리키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 모두가 몸 부리어 살고 있는 한국이라는 사회를 상징하기도 한다.
이야기의 전개는 나와 안이 우연히 선술집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동갑내기인 이들은 결코 자신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이 알고 있는 것, 느꼈던 것만을 되뇌인다. 외판원이 합석하면서 셋은 서울의 밤거리를 함께 배회하나 서로에게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한다. 심지어 장례 비용이 없어 급성 뇌막염으로 죽은 아내의 시체를 병원에 팔고 고통을 느끼는 외판원 사내가 여관에서 일종의 위로를 바라며 같은 방을 쓰고 싶어하지만 ‘안’의 의견에 따라 각각 다른 방을 쓰게 된다. 안씨의 경우 외판원 사내가 자살할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면서도 다른 방을 쓰기 원하며 이를 말리지 않았다. 이러한 사실 속에 우리는 인간적 유대가 없는 소외의 의식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나’와 ‘안’은 어떠한 사건이든 ‘자신’에게만 의미 있는 것을 찾으려한다. 이것 역시철저한 개인주의라 할 수 있다. 예로 화재는 화재일 뿐, 내일 아침 신문에서 볼 것을 오늘밤에 미리 본 것에 불과하다 말하는 ‘안’과 화재의 불타는 현장을 자신만이 목격했으면 하는 ‘나’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4)그들의 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둘은스스로 익명화시켜 결코 자신들의 진심에 대해 말하지 않으며 의미 없는 말을 나열하며 대화를 이어간다.
"김형 꿈틀거리는 것을 사랑하시니까?"
"사랑하구 말구요…… 아침의 만원 버스간 속에서 보는 젊은 여자의 아랫배의 조용한 움직임을 지독히 사랑합니다. 안형은 어떤 꿈틀거림을 사랑하십니까?"
"그냥 꿈틀거리는 거죠. 그냥 말입니다. …… 예를 들면 …… 데모도."
"데모가? 데모를, 그러니까 데모……"
김승옥, 『서울 1964년 겨울』맑은소리, 2006
송준호,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 연구」 2006
김형중, 「김승옥 중·단편 소설 연구 」1999
[문학으로 만나는 역사] 김승옥 -[한겨레신문] 1996. 7. 12
韓國現代名作解說(金容稷, 冠岳出版社, 1984)
한국현대작가의 문제작평설(윤병로, 국학자료원, 1996),
金承鈺論(김현, 현대문학, 1966.3.)
서울, 1964년 겨울 사회문화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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