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철학에서 본 인간해방
동양철학은 어떠한 모습을 인간의 참 모습으로 보았으며 무엇이 그같은 인간의 참모습을 억압한다고 보았는가? 즉 무엇으로부터의 해방이며 해방을 통해 얻은 결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했는가? .
해방이란 본래 사회적 개념이며 특히 근대 이후 강하게 대두된 개념이다. 따라서 봉건 토대에서 자란 동양철학을 가지고 인간해방을 말하는 데에는 몇 가지 어려운 점이 예상된다. 하지만 앞에서 제기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동양철학의 다양한 사유들이 오늘날 인간해방의 측면에 기여할 수 있는 요소가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를 살펴보겠다.
동양철학에는 다양한 사유들이 있다. 특히 불교 또한 인간해방의 관점을 잘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공자를 중심으로 한 유가, 노장을 중심으로 한 도가, 묵자를 중심으로 한 묵가를 다루는 것으로 한다.
< 본문 >
{도덕경} 첫머리는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도는 참된 도가 아니며 이름 붙일 수 있는 이름은 참된 이름이 아니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이 말은 언표된 것들을 절대적인 것으로 보는 일반적인 인식에 대한 부정이다. {도덕경}은 좀더 구체적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아름다운 것을 보고 아름답다고 여기지만 이것은 추악한 것이 있기 때문일 뿐이다. 온 세상 사람들이 모두 착한 것을 보고 착하다고 여기지만 이것은 착하지 않은 것이 있기 때문일 뿐이다]라고 하여 아름다움과 추악함·착함과 착하지 못함이 모두 상대적인 것임을 말하였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현실의 잘못된 이념들을 지적하여 비난한다. 도가의 성격이 인의도덕을 강조하는 유가에 대한 대립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그 비난의 대상은 당연히 유가가 말하는 성인이다. 그러므로 노자는 [큰 도가 없어지니 인이니 의니 하는 것들이 나타났고 지혜가 생기니 큰 거짓이 있게 되었다. 육친이 화목하지 못하고나자 효나 자애 같은 것이 생겼고 나라가 어지러워지자 충성스러운 신하가 나왔다]고 였다.
이 점에서는 장자도 마찬가지이다. 장자는 [성인이 나타나서 어거지로 인을 만들고 허겁지겁 의를 만들자 온 세상이 비로소 의심을 일으켰다. 음탕한 생각으로 음악을 만들고 자질구레한 예를 만들자 온세상에 비로소 차별이 있게 되었다.……도덕이 없어지지 않았다면 어째서 인의가 생겨났겠으며 본성과 실정이 어긋나지 않았다면 어째서 예악이 쓰여졌겠는가?……도덕을 무너뜨리고 인과 의를 말한 것은 바로 성인의 잘못이다.]라고 하여 유가가 말하는 인의도덕을 비판하였다.
장자는 성인을 빌려 세상에서 말하는 인의 도덕이 모두 사람의 본성과 실정에 맞지 않는 허위의식으로 보았다. 이러한 허위의식은 그 나름대로의 정당성을 주장하지만 사실은 사물의 참모습을 어그러뜨리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그림쇠·먹줄·자 등을 써서 사물의 규격을 바로잡는 것은 사물의 본성을 해치는 것이다. 노끈·아교·칠 등으로 고정시키는 것은 그 사물의 참 모습을 해치는 것이다. 예악으로 굽히게 만들고 인의를 가지고 온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은 그 참모습을 잃게 하는 것이다]라고하였다.
사실 인간의 본성을 억압하는 현실의 불합리한 구조와 그 구조를 합리화하는 이념은 모두 허구적 지배구조이자 허위의식이다. 이같은 허위의식은 객관적 상황에 따라 파악된 사실과 그같은 사실에 바탕을 둔 가치가 아니라 지배자가 자의적으로 규정한 가치이다. 그리고 자의적인 가치규정은 교조화됨으로써 이데올로기의 역할을 맡게 된다. 또한 우상화된 이데올로기는 현실에서 차별의식으로 드러나며 또 다른 질곡을 만들어 낸다.
그러므로 [성인의 지혜가 차꼬를 단단히 하는 형틀이 된 것은 아닌지, 그리고 인의가 질곡의 자물쇄가 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또한 증삼과 사유가 桀이나 盜척의 효시가 된 것이 아닌지 어찌 알겠는가?라고 하였다.
이같은 허위의식은 결국 사회혼란을 가져오는 주된 원인이 된다. 그래서 그 결과에 대해 [세상을 바로 잡는다고 못하게 하는 것이 많으면 백성들은 더욱 가난해지고 백성들이 편리한 도구를 많이 쓰면 나라는 더욱 혼란해진다. 사람들에게 기교가 많으면 기이한 물건들이 더 많이 생기고 법령이 많이 발표될수록 도둑은 더 늘어난다]고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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