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구 신좌파의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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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독일 연구 신좌파의 상상력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지난 친구 생일에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났었다. 정치외교학과라는 학과 탓에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시위하고 다니느냐?“ 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었다. 보통 땐 웃으면서 넘어갔던 질문인데, 그 날 따라 계약직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흥분해버렸다. 나의 친구가 우리나라는 국가경제력도 없고, 나라도 힘든 판에 기업 입장에서 어떻게 제돈 다 주면서 일을 하게 하냐는 것이었다. 대의를 위해서 소수의 희생이 있어야만 한다는 친구의 말에 순간 가슴이 턱 막혀왔다. 고등학교 시절 같이 정치며 문화면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몇 되지 않은 친구였기에 더욱 그랬다. 그 매정함에 놀라 그 친구를 돌아보면서 한 질문이,
“ 68혁명에 대해 들어본 적이나 있어?”
다소 뜬금 없는 질문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내가 왜 하필 그런 질문을 선택했는지 모르겠고, 그 때까지 해온 이야기에서 초점도 많이 빗나간 질문이었다. 당황해하는 친구를 내버려두고 허겁지겁 식어버린 저녁을 먹으면서 너무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친구들은 모두 내가 생각보다 급진적이다, 어리다, 이상주의자다라고 말하고 있었고 나는 그게 부끄러워서 단 한 마디도 더 이상 말하지 못한 채 이 이야기가 잠잠해지길 기다렸다. 그러면서 속으로만 계속 외쳤다.
‘왜 꿈을 가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타협하려고만 하지? 지금 너희들이 누리고 있는 편리한 것이 너희가 소위 빨갱이라고 이상주의자라고 비웃는 자들의 꿈이었던 걸 알고있을까?’
속으로만. 속으로만. 겉으로는 부끄러움에 시뻘개진 얼굴을 들지 못하고 말하던 나는 왜 부끄러워했을까? 그 것은 내가 억압적 관용에 길들여진 인간이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이 부끄러움이 너무 부끄럽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해야 하는 일인지, 아니면 모르고 살아야 할 것을 알아버렸을 때 다른 사람들은 느끼지도 못할 거라면서 받은 어설픈 우월감 때문인지.
이 책은 독일연구란 수업 시간에서 배우지 않았다면 평생 몰랐을지도 모르는, 그리고 아무도 알려주려 하지 않았던 68혁명과 신좌파라는 새로운 집단과의 만남이었다. 그리고 첫 대면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면담은 나의 축(우리 사회에서 정상이라 부르는 축)을 흔들까봐 두려워 잔뜩 경계하면서 시작했었다. 좌파하면 흔히 빨갱이며 사회분열을 일으키는 말썽꾸러기 집단으로 이십 년 동안 배워왔던 사람에게 너희가 누리고 있는 흔히 삶의 행복이라 말하는 것을 위해 바보처럼 싸웠고, 성공했으나 희미해진 집단이 있다며 받아들이라고 하지만 처음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책을 통해서 제대로 알게 된 것이 있다면 크게 두 가지, 지금까지 좌파하면 맑스Marx주의에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노동자들의 이익을 위해서만 일한다는 이미지가 짙었다면, 신 좌파는 우리가 흔히 인간적 가치라고 말하는 것들의 총체적인 것들을 위하는 사람들이었다. 인간의 노동이 평가 절하되고 효율의 가치에 매달려 희생을 강요했던 부분에 대해서 경제적인 보상이라는 점을 넘어서 인간다운 것에 집중하는 집단이었다. 단순한 국지적 혁명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혁명의 물꼬를 튼 같은 상상을 하게 만든 흐름이었다는 것이다.
필자가 말하는 에로스 효과 the eros effect는 갈등의 전세계화라는 점에서 특별했다. 국지적인(공간적, 시간적) 시위가 아니라 다들 새로운 상상력에 동참하며 잠시 잊고 지냈고, 적절하지 못했던 불만해소법을 바꿔나가고자 한 혁명이었다는 것이 아닌가. 희생 없는 새로운 탄생이 없기에 늘 희생을 강요당한 소수만이 나선 혁명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뇌리를 스칠 수 있는 사상의 발전을 남겨주었다는 점에서 정말 혁명적이다는 생각을 가진다. 세상의 수많은 어떤 혁명은 사상의 후퇴를 가져오는 경우(중국의 문화대혁명)부터, 상처 외에 아무 것도 남지 않는 혁명(우리나라 4.19혁명)까지 있다. 이런 점에서
이제껏 세계 혁명은 단 둘뿐이었다. 하나는 1848년에, 또 하나는 1968년에 일어났다. 둘 다 역사적인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두 혁명이 세계를 바꿔놓은 것은 분명하다.
라고 말한 작가의 자존심이 이해가 간다.
우리가 보는 늘 말하는 선진국이란(프랑스, 독일..) 곳의 시민들이 왜 매번 총파업 때 다른 사람의 파업을 이해해주는 정신을 가질 수 있는지, 시위를 축제처럼 즐길 수 있는지 반대로 우리는 왜 그러지 못하는 건지 감이 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