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에 대한 인문학적 비전 건강의 첫 요소는 신체가 아닌 삶에 대한 태도
이렇게 한 학기를 배우고 나니, 자연스럽게 의문이 떠올랐습니다. 과연 우리가 배우고 있는 의학이 한쪽 시각으로만 쏠리지 않고 중심을 잡고 있는가? 또 제가 커서 다루게 될 건강이라는 것 또한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라는 것으로 부족하지 않을까? 라는 것입니다.
2. 건강한 삶을 사는 여인 이지선
여기에 한 사람의 두 사진이 있습니다. 한 사진은 평범한 대학교 4학년 학생으로 대학원 가려는 준비를 하고 있는 예쁜 사람이고, 다른 한 사진은 전신에 55퍼센트 3도 중화상을 입었고 게다가, 손가락은 서로 붙어버려 가위질조차 하기 힘든 사람입니다.
과연 두 사람 중 누가 더 건강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전자가 후자보다 건강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아마 대다수가 그렇게 생각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두 삶을 살아본 이지선씨는 후자가 더 건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지선씨는 눈썹이 없어 무엇이든 여과 없이 눈으로 들어가는 것을 경험하며 사람에게 이 작은 눈썹마저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를 알았고, 막대기 같아져버린 오른팔을 쓰면서 왜 하나님이 관절이 모두 구부러지도록 만들셨는지, 손이 귀까지 닿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 온전치 못한 오른쪽 귓바퀴 덕분에 귓바퀴란 게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정교하게 만들어진 것임을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건강한 피부가 얼마나 많은 기능을 하는지, 껍데기일 뿐,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피부가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지선씨는 자기가 지금 살고 있는 인생은 덤으로 얻었기 때문에 행복하고 덤의 인생은 조금 불편하긴 해도 이전보다 훨씬 즐겁고 걱정이나 근심 어쭙잖은 우울함 따위는 없다고 이야기 합니다. 이제는 지금처럼 남들의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할 가슴을 갖게 해준 고통마저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3. 휠체어 탄 의사 이승복
10년동안 한결같이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하는 체조선수가 공중회전을 하다 추락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승복씨는 경추를 다치면서 사지가 마비 되었습니다. 공중 3회전을 목표로 삼던 그는 겨우 손가락 관절을 움직이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그는 몇 년간의 재활 치료 덕분에 휠체어를 이용하여 그럭저럭 밖으로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고, 그는 체조선수의 꿈을 접고 의사가 되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주변에서는 ‘그 손으로 어떻게 수술칼을 잡을래’, ‘응급환자가 생기면 어떻게 달려갈래’ 하며 만류합니다. 그러나 그는 주변의 시각에 굴하지 않고 다트머스 의대에 진학하여 현재는 미국의 유수한 병원인 존스 홉킨스 병원에서 재활의학 수석 전공의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제 장애는 한계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는 장애가 휠체어를 탄 환자들이 오랜 친구이기라도 한 듯 스스럼 없이 다가올 수 있게 만드는 능력을 가졌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신체 건강하던 그가 단지 몸이 조금 불편해 졌다고 해서 더 이상 건강하지 않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는 현재 삶을 만족하며 아직도 건강하게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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