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와 문화 내가들은 수업내용
2. 인문학으로 읽는 기독교 이야기 - 음식문화에 드러나는 종교 이야기
음식은 단지 연명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 자신의 문화·종교적 세계관을 드러내는 매개체이다. 한방에서 우리를 체질에 따라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으로 구분했듯이, 고대 그리스에서도 물, 불, 흙, 공기의 조합으로 사람들 개개인의 체질이 만들어진다고 여겼다. 고대 서양의학이 위의 네 요소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식단을 권장하였는데, 따뜻하고 습한 음식과 건조하고 찬 음식을 함께 먹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생선이나 닭고기에 포도주를 곁들여 먹는 것이 바로 그 예이다. 우리 조상들도 제사상에서의 음식배열법을 중요시하였다. 우동상은 먼저 먹어야 할 음식이고, 좌서하는 나중에 먹어도 되는 음식이다. 우리 조상들은 홍동백서, 좌포우혜, 어동육서, 두동미서를 보면 건강에 좋은 순서대로 음식을 먹는 순서를 결정하여야 한다고 믿었다.
알코올은 중세에 유럽의 기호품이자 식료품이었다. 감자와 커피가 전해지기 전까지는 맥주가 다양한 용도로 조리되고 아이들도 그런 요리를 먹었다고 한다. 그러나 종교개혁 시기에서부터 루터를 포함한 종교개혁자들에 의해 알코올에 대한 절제 요구가 전개되었으며 ‘만취악마’가 되는 것이 금지되었다. 커피가 ‘만취악마’를 금지하기 위한 수단이 되었다.
미국은 참 오래된 금주법 역사를 갖고 있다. 1846년부터 금주법이 시행되었다가 폐지되는 식의 역사를 반복하다가 1966년에 미국 모든 주의 금주법이 폐지되었다.
한국은 미국 개신교 선교사들의 활발한 활동으로 인해 「금주에 대한 규칙」까지 제정했던 바 있다. 신체적, 종교적 이유로 감리교는 금주를 주장하였다. 그러나 일제는 우리를 통치하는 동안 우리의 독립운동을 저해하고 우리의 정신을 마비시키고자 우리에게 권주정책을 썼다. 그러던 중 1930년대에 일제는 경찰까지 동원하여 한국 기독교 학교와 한국교회에 신사참배를 할 것을 강요했다. 많은 선교사들과 교사들이 교직에서 쫓겨나다 1935년 대부분의 기독교 단체가 신사참배를 결의하였고 1938년 9월에는 신사참배를 완강히 거부하던 장로교단까지 신사참배를 결의하였다. 그와 동시에 금주운동은 거의 힘을 잃지만 현대 개신교에는 엄격한 금주 전통이 남아 있다.
유대인은 ‘코셔’라는 자기들만의 규범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데, 와인도 코셔 규범에 따라 만든다. 심은 지 4년 이상이 될 때부터 수확하고 7년에 한 번 1년씩 땅을 쉬게 하며 포도나무밖에 없는 포도원에서 자란 포도나무에서 얻어진 열매로 만드는데, 안식일을 철저히 지키는 유대인이 100% 코셔 재료로 와인을 만들고 숙성시키며 병입하는 모든 과정을 도맡아 하여야 한다. 또한 포도를 발효시킬 때 특수 자연 효소와 이스트를 사용하며, 유월절 만찬용 와인은 더 엄격하게 만들어진다.
‘터부’는 금기를 뜻하는 용어인데, 영국의 쿡 선장이 아투이 섬에서 원주민들과 식사를 할 때의 모습을 회고록에서 남길 때 등장하였다. 터부는 외부인들과의 경계를 뚜렷이 그어 개인, 사회를 유지, 방어한다. 그 예로 음식 터부를 들 수 있는데, 한 종교에서 금기하는 음식을 한 종교를 신봉하는 한 사람이 먹으면 그 사람은 그 종교 집단에서 축출되는 것이 바로 음식 터부이다.
음식에 대한 금기는 어느 집단에나 독특하다. 유대인이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는 돼지가 비록 굽이 갈라진 쪽발이나 새김질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서 부정한 동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탈무드에도 돼지를 “다른 어떤 것”이라고 불렀으며 돼지고기 거부가 유대인의 상징이 되었다. 『금기의 수수께끼』의 저자 최창모는 돼지고기가 물리적으로 더럽다는 이유로 금지한 ‘위생이론’, 돼지가 신성한 동물이기에 먹어서는 안 된다는 ‘토템이론’, 이교도가 거룩하게 여기는 동물들을 유대인이 금기시하였다는 가설인 ‘신의 음식 이론’, 더글러스가 동물에 대한 당시의 문화적 분류법에 들어맞지 않는 모든 비정상적인 동물을 금지하였다며 내린 ‘분류학 이론’, 돼지 혐오증이 어떤 환경적인 조건들 때문에 생겼다는 가설인 ‘환경이론’ 이 다섯 가지 가설을 돼지고기를 금지하는 이유로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음식 터부가 유대교 공동체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한 영화배우가 개고기를 먹는 한국인을 야만인이라 했을 때 우리가 100년도 더 된 파리의 개 정육점 사진을 게재하며 반론을 폈던 것처럼 돼지고기와 반유대주의는 음식을 통해 한 민족을 악마화한 또 다른 예이다. 유럽 기독교인들은 유대인의 돼지고기 혐오증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악의적인 이야기를 지어 냈는데 이 이야기가 수 세기로 부풀려져서 유대인이 진짜 돼지에서 출생한 종족이라는 이야기들도 만들어졌다. 그와 동시에 ‘유덴자우’는 유대인에 대한 강렬한 부정적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 그 당시의 창작물이다. 히틀러는 ‘유대인 돼지’ 전설에 생명을 불어넣은 후 유대인과 간통한 기독교 여인들에게 암퇘지 표시를 하게 한 뒤 수백만의 유대인을 게토로 이주시킨 후 도살시켰다.
미국 패스트푸드 회사인 맥도날드는 이스라엘에 진출할 때 치즈버거 없이 진출하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팔기 시작하였다. 유대인이 치즈버거를 먹을 수 없는 이유는 코셔 규정에 의하면 유대인은 고기와 유제품을 동시에 먹을 수 없게 되어 있다. “너희는 새끼 염소를 그 어미의 젖으로 삶아서는 안 된다”라는 말, 인간과 송아지의 우유에 대한 경쟁 가설, 그리고 우유와 고기의 근친관계 이론이 그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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