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관한 이야기 고통과 영혼의 성장
마지막은 무엇을 가지고 써야 할까 고민한 끝에 나에 대해, 나에 관한 이야기를 써보는 건 어떨까 하는 조심스러운 생각을 해봤다. 이번 한 학기 동안 봐왔던 훌륭한 작품들만큼 멋있고 감동적이진 않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나에게 있어선 어느 작품 보다도 리얼이기에 마지막을 그렇게 끝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꺼라 생각한다.
서두가 조금 길었는데 사실 내 이야기를 시작으로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고통과 (영혼의)성장’이다. C.S.루이스를 소재로 한 영화 『그림자 나라(Shadow Land)』를 보면서 가장 많이 느꼈던 것 또한 바로 그것이었다.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도 다르고 겪는 형태도 다르지만 고통이란 것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뜨겁고 목마른, 드넓은 광야 같은 것이다. 성장은 그 곳을 지나고 나서의 이야기다.
나는 ‘실패’라는 단어에 고통을 많이 느낀 사람이다. 『그림자 나라(Shadow Land)』에서 C.S.루이스가 어머니에 죽음으로 인해 고통 받아 사랑에서도 하나님에게 서도 돌아서 ‘그림자 나라(Shadow Land)’에 자신을 꽁꽁 묶어 두었던 사람이라면 나는 계속된 실패와 좌절로 미래 라는 것에서 등을 돌려 ‘할 수 없는 나라(Can’t Land)’로 도피한 사람이었다. 어쩌면 지금도 나가려 하지 않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생에 있어 여러 가지 길 중 하나를 선택 해야 할 난감한 때가 찾아오는데 그 첫 번째 순간이 중학교 때 찾아왔었다. 중3때 부산으로 전학을 왔던 지라 친구를 사귀거나 수업진도를 따라가야 하는 적응기간이 조금 많이 필요했던 시기였다. 외진 지역에서 그냥 그렇게 공부 하다가 조금 큰 도시로 옮겨와서 경쟁으로 불타는 교실에 앉아 뒤늦게 따라가려니 많이 뒤쳐지는 면이 없지않아 있었다. 문제는 고등학교 배정 이었다. 어느 성적 안에 들어야 인문계에 지원할 수 있고 그렇지 못하면 실업계에 넣어야 하는데 내 성적은 그 중간이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도박을 해야 할 판이었다. 담임 선생님은 인문계에 넣어서 떨어지면 실업계보다도 더 이상한 학교에 가게 된다며 겁을 주셨고, 부모님을 모셔오라 했었고, 수시로 수업시간마다 교무실로 불러 내서 많은 선생님들 앞에서 고민할게 어디 있냐는 투로 어떻게 할거냐며 빨리 선택하라고 재촉하셨었다. 꼭 산더미 같이 쌓인 업무를 당장 처리 해야 하는 회사원 같았다. 지금 생각 해도 눈물이 다 날 지경이다. 그 선생님 때문이 아니라 내 자신이 너무 비참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나오려는 눈물을 꾹꾹 누르며 교무실을 빠져 나가는 날 보시고 따라 나오시던 어떤 선생님이 하셨던 말씀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내 어깨를 토닥이며 “걱정할 필요 없다. 넌 된다.!” 마음에 그 위로를 새기고 어찌 됐든 그렇게 난 이듬해 실업계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그때 내가 느꼈던 좌절감, 실패, 패배, 창피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때 난 ‘할 수 없는 나라(Can’t Land)’라는 곳에 처음 발을 들여 놓게 된다.
선택이라는 무서운 녀석은 오래지 않아 또 찾아왔다. 나에게 만은 오지 않으리라 생각 했던 고3이라는 시간이 내게도 다가 온 것이다. 매년 11월이 가까워 오면 뉴스에서 떠들어 대던 ‘수능’ 이 이젠 내 이야기가 된 것이다. 처음 맛보았던 과거에 실패는 잊고 그 선생님이 하셨던 말씀처럼 난 된다는 생각 하나만 가지고, ‘할 수 없는 나라(Can’t Land)’에서 스스로 걸어 나와 보려고 부단히 애썼다. 우리학교가 취업이 우선인 학교였기 때문에 여러 번에 선생님의 취업 면접 권유에도 내 의사를 밝히고 거절 했었다. 그렇게 취업이라는 문대신 대학진학에 문을 택했다. 그러나 수능을 치고 여러 대학에 지원을 했는데 결과는 처절 했다. 정말 부모님께 너무 죄송했고 내 자신이 너무 싫었다. ‘왜 난 안 되는 거지?’ 하는 생각에 컴퓨터 화면에 선명하게 쓰여진 붉은색 ‘불합격’ 글씨를 보며 얼마나 울었는지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렇게 나는 ‘할 수 없는 나라(Can’t Land)’로 먼 여행을 떠나게 됐다. 재수를 해볼까 하는 생각도 해봤었지만 더 이상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추가 모집하는 대학들 중에서 그나마 외국어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이 학교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어느새 나는 실패라는 고통에 몸 사려 하는 겁쟁이가 되어있었다. 지금도 아니라고 확실히 부정은 못하겠다.
하지만 실패의 고통은 내 성장에 엄청난 거름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한다. 고통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그것에 대처하는 내 자세가 달라졌다. 실패에 대해 당연시 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인정하고 다음엔 똑 같은 결과를 낳지 않으려고 더, 더 열심히 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게 어쩌면 남들에게 집착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을지 모르나 엄연히 집착과는 다르다. 내가 고통에서, ‘할 수 없는 나라(Can’t Land)’에서 빠져 나오려고 하는 방법 중 하나 이기 때문이다.
작품 속 많은 이야기들에서도 보았다. 주인공이 많은 어렵고 힘든 고통을 이겨낸 다음에 어떤 사람이 되어 있는지 말이다. 한 학기 동안 보았던 아동문학에 판타지에서 뿐만이 아니라 어떤 영화들에서도 고통과 성장에 관한 이야기는 담고있다. 그 한 예로 내가 좋아했던 영화 와 를 보고자 한다. 판타지에 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걸 해도 되나?” 하는 생각은 들었지만 조금 다른 장르에서의 어른들에 성장도 보고 싶었기에 택하게 되었다.
는 원래 2003년 초판 이후 지금까지 27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베스트 셀러 이다. 더욱 화제가 된 것은 이 소설이 실제 인물을 바탕으로 쓰여졌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후 영화로 만들어 졌는데 이 영화를 언뜻 보게 되면 패션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패션이나 트랜드에 관한 영화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했다면 처음부터 다시 봐야 할 것이다.
명문대학을 졸업한 소도시 출신의 여주인공 앤드리아 삭스는 저널리스트 꿈을 안고 뉴욕에 상경한다. 하지만 여러 언론사에 다 떨어지는 고배를 마시게 되는데. 그렇다고 앤드리아가 나처럼 ‘할 수 없는 나라(Can’t Land)’에 들어 가 버린 것은 아니다.
탐탁친 않지만 세계최고 패션지인 런웬이 라는 곳에 패션계에서 유명한 사람인 미란다 비서 직으로 들어가게 된다. 주인공은 그렇게 부푼 꿈을 가지며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 앞에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는 상상도 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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