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상징주의의 성립과 쇠퇴
1870년의 보불전쟁이 있기 전까지 19세기의 프랑스를 지배해 온 사회 사상은 주로 사회주의, 실증주의, 그리고 과학 만능 사상 등이다. 또한 문예 사조로는 19세기 전반기의 낭만주의를 거쳐 중반기에는 사실주의와 고답파 시가 그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위의 3대 사회 사상은 1789년 대혁명 이후 프랑스가 많은 정치적. 역사적 격변을 겪으면서 축적한 경제 발전, 현세적 행복, 진보적 가치의 개화 등을 누려 온 프랑스 사회에 ‘현세적 유토피아의 건설 가능성’이라는 낙관론적 비전을 안겨 주고 있었다. 그리고 문학에서도 사실주의와 고답파 시는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인 세계의 진실성과 구상미의 실현에 중요성을 부여하면서 객관 세계를 파헤치는 일과 그것의 재구성에 역점을 두었다. 그러나 프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참패한 후 프랑스에는 현실 세계에 이상향을 건설해 주리라 믿었던 사회주의와 실증주의 및 과학 만능 사상에 대한 비판적인 회의가 만연하게 되었다. 즉 위의 사회 사상들이 제시한 당초의 낙관론적 이념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현세에서는 영원한 이상을 구현할 수 없다는 스스로의 한계를 드러내고 만 것이다. 문학에 있어서도 구체적인 현실 탐구의 사실주의와 조소미 탐색의 고답파 시에 대해 그것들이 관념적 이상과 정령주의(spiritualisme)를 상실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기대를 걸지 못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1870년대 이후 프랑스는 기존 가치 체계의 붕괴에서 오는 정신적 공황을 심각하게 체험하면서 극단의 회의사상(scepticisme), 퇴폐주의(decadentisme), 유미주의(esthetisme), 정신적 무정부 상태(anarchisme) 등에 깊이 빠지게 되었다. 이와 같은 사회 풍조와 정신 현상을 바탕에 깔고서 붕괴된 가치 체계를 재정립 하기 위한 새로운 모럴과 문학 이념을 제시하고자 한 것이 상징주의이다. 그러므로 상징주의는 반사회적. 반현세적 태도를 견지하면서 관념적 이상주의와 정령주의를 지향한다.
이 같은 기류를 타고 문학에서 데카당티즘의 유미주의를 수용하면서 새로운 문학 이념을 수립한 사람이 희랍출신의 프랑스 시인인 모레아스이다. 장 모레아스는 1886년 9월18일자 [르 피가로]지에 ‘상징주의 선언’을 발표해 상징주의 이론의 기수가 되었다. 그는 역사 발전의 법칙에 따라 문학에서도 새로운 양식과 이념의 도래가 필연적임을 강조하면서, 보들레르
와 베를렌느 및 말라르메가 이룩한 시의 노선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상징주의의
이념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첫째로 상징주의 시는 시 그것 자체의 목적성 외에 문학의 교훈적 효용성이나 웅변적 요소나 객관적 묘사 같은 일체의 비시적인 것을 배제해야 한다. 둘째로 시는 현상 세계가 아닌 본질로서의 ‘관념’을 지향해야 한다. 세째로 그러한 ‘관념’에 도달하기 위하여 유추와 상징을 차용해야 한다. 이같은 이념의 기치아래 상징주의는 향후 10년간 절정기를 구가하였다.
그러나 20세기에 접어들면서 프랑스 사회에는 소위 ‘세기말 병’ 이라 일컫던 정신적 병리 현상도 점차 사라지고, 경제적 부흥이 되찾아와 사람들의 관심이 다시금 현실,사회,물질 세계로 돌려지게 되자 이상과 본질의 세계를 추구하던 상징주의는 점차 쇠퇴하게 되었다.
우선 ‘상징주의 선언’을 발표했던 모레아스 자신도 1891년에 ‘로망파 선언’을 내놓으면서 신고전주의에로의 복귀를 꾀했고, 1909년에 마리네띠의 ‘미래파 선언’과 아뽈리네르의 ‘신정신과 시인들’등으로 해서, 문학사조는 이제 충분히 산업화되고 기계화된 사회체제에 부응하는 전위적인 미학 추구가 주종을 이루게 되었다. 그리고 1918년 짜라의 ‘다다 선언’과 1924년 브르똥의 ‘초현실주의 제1선언’등 여러 사상이 범람함으로써 문예사조로서의 상징주의는 그 수명을 다하게 되었다.
그후 상징주의는 표현주의와 초현실주의,나아가 추상표현주의에 이르기까지 색채를 달리하며 살아있는 정신으로 지속된다. 그것은 표현주의의 기본정신이 자연의 재현 아닌 주관의 표현이었다는 점, 그리고 초현실주의의 목표였던 무의식의 세계, 꿈의 세계, 오토마티즘의 세계가 상징주의 정신과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객관적인 대상을 재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추상표현주의에 이르기까지 그 맥락이 닿는다.
2.상징주의와 고답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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