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4학년 재학 중이던 1965년, 《사상계》에 단편 「퇴원(退院)」이 당선되면서 이청준은 본격적인 작가 생활을 하게 된다. 이 시기 이청준은 독일 소설을 통해 늘 만나던 주제인 인간의 심성, 선과 악의 투쟁이라는 문제를 깊이 생각하고 있었다.
이청준의 소설에는 도공이든 소리꾼이든 일종의 예술가들의 가슴속에 맺혀있는 한의 구조를 실타래 풀듯이 풀어가 보는 것이 많은데, 특히 몇 년 전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더욱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서편제』는 소리를 찾아 떠도는 광대의 애절한 삶과 한을 그리면서, 그 한의 극복과정을 통해 전통을 재창조한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매끄러운 논리나 확신에 찬 주장은 이청준의 소설에서 끊임없이 거부된다. 그것은 지배와 복수를 낳는 이념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그가 말을 탐구하고 그것의 자의성을 드러내고 역사와 진리의 허구성을 보여주는 것은 그것이 인간욕망의 발현이요, 주관적 산물인데 절대적인 양 맹신될 때 더 큰 폭력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에서이다. 우리 민족이 안고 있는 분단의 문제를 그는 이런 측면에서 풀어보려 한 것이다.
사랑과 용서를 위해 온갖 논리와 이념을 와해시키려 하였다. 이런 민족의 아픔에서 출발하여 세계문화의 흐름인 ‘탈이념’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작가의 문학적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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