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생전을 배우는 시간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0
『허생전을 배우는 시간』과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에서 보여주는 학교의 교육과정, 수업, 평가의 모습을 코드이론을 통해서 분석하였습니다. 학교조직 유형의 도구적 질서와 표현적 질서를 살펴보고, 이에 대응하는 윤수의 역할 참여 변화를 분석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윤수라는 인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윤수가 국어와 생물 수업시간에 참여를 하였을 때, 교사의 반응이 어떻게 다르고, 또 이 반응이 윤수와 수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1. 소설의 학교 교육과정, 수업, 평가 유형의 코드이론 분석
우선 교육과정의 횡적 통합 측면에서 국어 수업은 첫 시간에 허생전의 줄거리와 허생의 행동에 대한 분석을 하였고, 두 번째 시간에는 허생이라는 인물에 대한 분석을 하면서 허생이 양반 사대부로서 사회를 비판은 하지만, 홍길동처럼 함께 살고 책임지지는 않는다는 한계를 짚어주며 한문으로 소설을 쓴 박지원의 한계까지 언급하였습니다. 이루어지지 않은 세 번째 수업에서는 실학사상과 북벌론이 작품에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지 사회상황을 분석하기로 되어있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 국어 시간은 국어와 역사를 연계시키는 약한 분류화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면에 생물 시간에는 생물만 가르치고, 타 교과와 경계가 강한 강한 분류화를 보여줍니다.
교육과정의 종적 통합 측면에서 국어 수업에서는 소설을 읽어 줄거리를 아는 것만이 아니라 소설을 ‘읽어내어’ 인물과 역사적 배경 등에 대하여 탐구하고, 학생들이 마침내 현실에서 두고두고 곱씹을 ‘진실’을 발견하도록 이끌어주는 지식-탐구-실천의 약한 분류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 생물 수업에서 윤수가 적자생존과 자연의 조화의 의미에 혼동을 느끼고 그것을 탐구하고, 실제 인간의 모습에 투영하고자 질문을 했을 때, ‘왜 쓸데없이 복잡하게 생각을 하고 그래?’라며 지식-탐구-실천의 경계를 강화하는 강한 분류화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수업에서 교사-학생 관계는 국어 시간에는 왜냐 선생님이 수업을 시작하면 교단에서 내려서는 모습과, ‘내 시간에는 앉아서 대답해도 좋다고 했죠?’라는 말을 통해서 학생과의 관계에서 권위를 낮추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동철이가 바로 대답하지 못했을 때, 기다려주고, 윤수가 더듬으며 대답을 했을 때, 웃는 학생들을 꾸짖고, 음성을 낮추어 윤수를 격려하며,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참여식 학습을 진행하는 약한 프레이밍을 보였습니다. 반면 생물 수업은 깨알 같은 글씨로 칠판을 메우고, 공책 검사를 하는 주입식, 일제식 교육이었으며, 윤수의 질문에 얼굴을 찌푸리며,‘질문을 하겠으면, 사내답게 똑바로 해’라며, 의문을 해소해주려는 노력보다는‘그것만 기억하면 돼.’,‘진도 방해 그만하고 그냥 외워.’라는 말로 학생과 소통하지 않으려는 강한 프레이밍을 보였습니다.
수업에서 학생-학생의 관계를 보면, 국어 시간에는 학생들 간의 서열이 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7월 7일 왜냐 선생님이 없는 국어 수업 시간에 윤수가 동철이에게 네가 내 글을 보고 무엇이라고 할지 뻔하며, 잘난 사람은 잘난 사람답게 자기 숙제나 잘하라고 쏘아대는 모습에서 평소 동철이가 권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며, 7월 9일 수업에서 왜냐 선생님이 동철이에게 제일 먼저 질문한 것은 무의식적으로 그러한 권력을 조장한 것으로 보입니다. 윤수가 말을 더듬으며 대답을 했을 때, 선재와 동철을 제외하고는 경청하지 않고 웃어버렸지만, 왜냐 선생님이 “다른 사람이 말을 하는데 왜 웃나!”라고 소리치면서 학생들 간의 분류화를 낮추려는 노력을 보였습니다. 생물 시간에 학생들은 일방적으로 지식을 주입받으며, 윤수가 질문을 해도 선생님과 1:1로 소통할 뿐 학생간의 소통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즉, 두 수업 모두 공통적으로 학생들 간에 소통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학생-학생의 관계는 강한 분류화의 모습이 보입니다.
평가의 등급화 측면에서 이 학교는 월말고사, 중간고사, 기말고사, 모의고사, 평가고사 시험을 치루며, 담임선생님이 ‘모의고사 성적 평균이 열 반 가운데 꼴찌’, ‘기말고사 성적도 나쁠 경우에는 등수가 내려간 녀석은 내려간 수만큼, 점수가 떨어진 녀석은 떨어진 점수만큼 매 맞을 각오하라’는 부분에서 석차가 있는 강한 분류화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2. 소설의 학교조직 유형 측면과 윤수의 참여 유형 측면 분석
학교 조직의 도구적 질서의 측면에서는 담임선생님의 공부만 열심히 하라는 지시는 내용이나 지식을 강조하는 교수방식이 나타나며, 학생들이 국어 수업의 진도를 걱정하고, 참고서나 대학입시와는 거리가 먼 수업이라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이러한 교수방식에 익숙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왜냐 선생님이 노동조합 문제로 수업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다른 선생님들은 천연스레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에서 교사들 간 역할이 서로 절연되어 있는 닫힌 학교의 모습을 보입니다.
학교 조직의 표현적 질서의 측면에서 교사-학생사이의 권위관계는 동철이가 대답할 때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것에서 국어 시간 외에는 선생님의 대답에 일어서서 답하는 지위적 통제관계에 익숙한 모습과 윤수가 ‘국어 선생님이 학교에서 쫓겨나실 적에 반대 시위를 주동했다고 처벌받은 뒤부터’ 부분에서 상벌이 공표되는 닫힌 학교의 특징을 보입니다. 그리고 학교는 교장, 교감, 교무주임과 왜냐 선생님을 감시하는 낯선 사람들이 교사들과 학생들의 의식까지도 통제하려는 의식적 질서가 닫힌 학교입니다. 그리고 3학년 여학생들이 남녀공학에서 남학교로 바뀌는 것으로 결정되는 것이나 교복이 없었다가 다시 생기는 것에 학생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고 얘기하며 스스로를 꼭두각시라고 표현하는 모습에서 학생의 자치기회가 적다는 것을 알 수 있고, 특별활동이 학기 초에 한 번 모이고 그만두게 되는 점에서 하위 조직들이 통합적인 정도가 낮고 비활동적임을 알 수 있고, 교무주임 선생님이 기원의 밤에 읽을 기원의 글을 선재에게 쓰도록 하고, 낭독은 학생회장에게 시키려고 했던 모습에서 성공적인 역할은 우등생에게 시키려는 내적조직의 닫힌 학교의 모습을 보입니다.
윤수는 왜냐 선생님의 국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고, 표현적 질서도 지킵니다. 그러한 윤수에 대해 윤수 어머니는 뭘 그리고 만드는 걸 좋아하지만 말도 변변히 못하고 성적도 영 엉망이라고 평가합니다. 즉, 소원의 유형에 속합니다. 그러다가 왜냐 선생님이 노동조합의 문제로 수업에 들어오지 못하였을 때, 동철이의 주도로 교실에서 논쟁이 벌어졌는데 윤수는 왜냐 선생님의 편임에도 불구하고 말을 더듬고 잘 못하기 때문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내면적으로만 표현적 질서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후에 왜냐 선생님이 학교의 조치로 학교에 들어오지 못하게 되었을 때, 윤수는 말을 하는 대신 운동장에 홀로 주저앉아 반대 시위를 시작하였습니다. 왜냐 선생님이 지적했던 허생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접 싸워 표현적 질서에 처음으로 저항하였습니다. 윤수는 반대 시위 주동으로 처벌을 받았고, 이후 표현적 질서와 도구적 질서를 거부하는 모습이 강화됩니다. 저녁 자율학습과 아침 자율학습에 빠지거나, 오전 내 책상 위에 국어책을 꺼내놓고 뒤적거리다 말다하고, 모의고사 보는 날에 결석을 하며 도구적 질서를 거부합니다. 그리고 교복 위에는 지정된 옷만 입어야하는 교칙을 어기고 바바리코트를 입고 나타나 선도실에서 자습을 하는 처분을 받고, 기원의 밤에 모든 3학년 학생들이 초에 불을 붙이고 모두 승리자가 되기를 기원할 때, 윤수가 무대 위에 바바리코트를 입고 나타나 촛불을 끄면 아무도 패배하지 않는다며 학교 조직의 표현적 질서에 저항하는 소외의 참여유형을 보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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