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과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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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현상과 본질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16세기 화가 폴 루벤스의 라는 그림이 있다. 언뜻 보기에 이 그림은 노인이 젊은 여성의 젖을 먹고 있는 외설적인 그림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그림은 독재 정권에 투항하다 감옥에 갇혀 굶어 죽어가는 아버지 시몬을 살리기 위해 딸인 페로가 아버지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젖을 물려서라도 아버지를 살리고자 하는 딸의 숭고한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이다.
이 그림을 통해 현상과 본질을 알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그 자체는 현상이다. ‘이 그림은 외설적이다’라고 생각했을 때 우리가 본 것은 ‘현상’이다. 그 뒤에 담겨있는 진짜 뜻이 본질이다. 우리가 ‘이 그림에는 숭고한 뜻이 담겨있구나’하고 생각했을 때 본 것이 바로 ‘본질’이다. 어느 쪽이 그림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볼 수 있을까? 본질을 발견 했을 때다.
우리의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상만을 보는 게 아니라 그 속에 숨은 본질을 알아야 세상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할 수 있다. 본질을 인식하는 일은 중요하다.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곧 현실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의미 하며, 이는 세상을 발전시키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에 어떤 현상이 보이며 그 속에 어떤 본질이 숨어있는지 살펴보자. 세상을 적확하게 인식해 보자는 얘기다. 첫째는 정보통신산업이다. 정보통신 산업은 오랫동안 ‘굴뚝 없는 산업’으로 일컬어져 왔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렇게 믿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본질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정보통신 산업은 -많은 기업과 광고들이 선전 하듯이- 깨끗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산업인 듯 보이지만, 사실은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3%를 차지하는 오염산업이다. 정보를 처리하는 데이터센터를 움직이는데 엄청난 양의 전기가 소모되고, 많은 양의 폐열이 방출되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한 번 검색하는데 0.2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사실을 알면 그 큰 규모가 더 잘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단순히 ‘굴뚝 없는 정보산업’이라는 현상 뒤에는 ‘환경파괴’라는 본질이 숨어있다. 이미 ‘정보산업의 환경파괴’라는 본질을 파악한 외국은 풍력발전, 지역분산형 개발등의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현상의 이면에 숨은 본질을 파악했기에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본질을 파악하는 일은 그 해결책이 뒤따른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IT강국인 한국도 정보산업 이면에 숨은 본질을 파악해서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는 ‘피로사회’로 규정되는 현재 우리의 사회 속에 숨은 본질을 알아보고자 한다. 한국은 OECD국가 중 노동시간과 학습시간이 가장 긴 나라다. 왜 이렇게 일을 많이 하는 것일까? 우리는 누구든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성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자기 자신을 성공이라는 목표아래 두고 끊임없이 착취한다. 성공을 하지 못하는 것은 자신의 노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채찍질한다. 그리고 성과 없이 계속되는 노력과 자기 착취의 끝에는 만성적 피로와 번 아웃 증후군만 이 남는다. 하지만 성공하기 위해 노력 하는 것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이 피로의 원인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 것일까. 현상만 보아서는 찾을 수 없다.
이 문제의 원인은 ‘무한긍정’의 본질에 있다. 누구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무한긍정’의 모토는 언뜻 듣기에는 좋아 보이지만, 부정적 측면을 갖고 있다. 바로 ‘불안’이다. 무한 긍정의 사회와 그 속의 사람들은 실패의 책임이 자기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될 수 있는데 되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직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을 돌볼 사회 안전망은 무한긍정의 사회에는 존재 하지 않게 된다. 사회 안전망의 부재는 사람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성공에 더욱 집착하게 만들고, 모두를 피로하게 만든다. 피로사회의 본질적 문제는 불안을 조장하는 사회적 결함에 있다.
우리는 이 본질을 깨달아야만 반복적인 피로에서 벗어 날 수 있다. 사회 구조에서부터 결함이 있기 때문에 혼자 깨닫기만 한다고 피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만성적 피로에서 벗어나 ‘피로사회’가 ‘활기사회’로 탈바꿈 하려면 법적, 구조적인 사회 안전망을 확대해 사회 전체에 퍼져 있는 불안을 제거해야 한다. 자신을 착취하지 않아도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복지를 늘려야 한다. 또한 개인들에게 ‘쉴 권리’, 정확히는 ‘쉬어야 할 의무’를 주어 타성에 의해 자기를 착취하며 사는 삶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자신을 위해 삶을 살아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세 번째로는 교육의 문제다. 혁신학교에서부터 수행평가 100%를 가능하게 하는 법안까지, 교육문제는 자주 입방아에 오른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교육이 발전적인 방향으로 진보하려면 교육문제의 본질을 찾아야 한다. 우선 표면에 보이는 문제들부터 짚어보자.
한국 교육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을 점수대로 줄 세우는 서열화에 있다. 특히 고등교육은 무언가를 가르치고자 하는 목적으로 존재하기 보다는 학생들을 ‘선별’해서 한정된 인원만 대학에 보내려는 데에 있다. 그래서 뒤 떨어진 학생들을 끌어올리기 보다는 문제를 꼬아내서 1등급을 만드는데 더 집중한다. 이렇게 되면 학생과 선생님들은 가르침과 배움에 집중하기 보다는 평가의 공정성에만 지나치게 집착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