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나 정당차원의 조문도 부적절하다
김정일 사망과 관련해 정부 차원의 조문단(弔問團)을 보내지 않기로 한 것은 잘한 결정이다. 생전의 공과(功過)야 어떻든 한반도 북쪽을 37년 동안 통치한 망자(亡者)에 대해 최소한의 예를 표하는 것이 도리라는 주장은 사리에 맞지 않다. 김정일이 생전에 저지른 반(反)인륜적 범죄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버마(미얀마) 아웅산 폭탄테러, KAL 858기 폭파,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을 조종한 그는 대량 살상 테러범죄와 납치범죄의 최고 지휘자다. 천안함 희생 병사 46명과 연평도 포격에 희생된 주민과 군인들의 원혼도 김정일을 용서하지 못할 것이다.
1994년 김일성 사망 시 조문 파동의 장본인인 이부영 씨는 한 일간지 기고에서 “조문 외교는 죽은 자에 대한 인간의 예의와는 다른 수준”이라며 “도덕적 판단과 정책적 대응은 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일 사망의 경우 조문 외교와 ‘한 인간에 대한 예의’가 어떻게 다르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다만 3대 세습은 문명국의 수치지만 김정은이 명실상부한 북한의 실권자로 부각된다면 한반도의 평화번영을 이룩하기 위한 대화와 협력의 방안을 함께 모색할 수 있다고 본다. 그것은 동족을 학살하고 북한을 생지옥으로 만든 김정일에 대한 조문과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
(2011. 12. 21 동아일보 사설)
김정일 사망에 조의·조문해선 안된다
좌파세력과 일부 조문찬성론자들의 주장은 조의표시 또는 조문의 대상이 누구여야 한지 그 기준을 모르는 듯 하다. 정부 차원의 조의·조문은 정옥임 의원이 지적했듯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했거나 경제발전 민주화에 기여한 사람, 인도주의적 사랑실천, 평화에 기여한 사람등 국가·사회발전에 공로가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러한 기준으로 볼때 김정일이 과연 조의·조문대상이 되는지 생각해보면 답은 저절로 나온다.
김정일은 누구나 알고 있듯 멀리는 대한민국 장·차관 17명의 목숨을 빼앗고 대통령의 생명을 노린 아웅산테러와 승무원·탑승객등 115명 전원의 목숨을 앗아간 KAL858기 폭파사건의 주범이다. 가까이는 금강산 관광객총격살해, 우리해병대 46명을 숨지게한 천안함폭침, 연평도포격의 최종 책임자다. 일부인사들은 김정일이 6·25전쟁에 직접 책임이 없기 때문에 조의·조문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6·25이후 김정일이 직접 일으킨 이러한 수많은 테러와 무력도발에는 책임이 없다는 것인지 묻는다.
또 죽은사람에 대한 조의·조문이 동양윤리의 전통이라면 전범이나 강도·살인등 흉악범 사망시에도 같은 예의를 갖춰야 하는지 당혹스럽다. 핵개발로 남북한 평화를 위협하고 수백만 북한인민을 굶어 죽게한 것도 김정일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판이다. 이런 김정일에게 정부가 앞장서 조의·조문을 한다면 정부 스스로가 도덕성과 윤리성을 저버리는 처사다. 김정일 사망에 대한 조의·조문은 어떤 형태로든 해서도 안되고 허용해서도 안된다.
(2011. 12. 20 아시아투데이 사설ㆍ칼럼)
"조문은 선한 인간에게 하는 인간의 선의"
26일 자유북한방송 대표 탈북자 김성민 씨는 뉴포커스(http://www.newfocus.co.kr/)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일 사망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정일 사망에 대한 조문에 관련해서는 “조문이라는 것은 사랑하거나 가까운 이들이 죽었을 때 하는 애도의 표시예요, 김정일은 한국인들에게도 엄청난 재난(천안함 폭침, 연평도 도발 등등)을 준 민족 반역자예요. 이건 사실이예요. 이런 사실을 무시하고 조문을 가고 분향소를 설치한다는 것은 과거 김정일과 똑같은 일을 했다거나 과거 대남적화 노선에 동조해온 자들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죠.”라고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현 정부의 태도는 우유부단의 극치예요. 김정은이 정식으로 후계자가 될지도 감지를 하지 못했어요, 누가 최고지도자가 되든지 북한정권의 독재적 시스템, 대남적화 시스템은 바뀔 수가 없어요. (정부는) 후계자가 될 김정은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보냈어야 했어요. 그 메시지란 과거 도발에 대한 확실한 재발방지를 따지는 것과 동시에 북한주민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하는 정권의 변화를 (우리 정부는) 추구한다 그런 전제하에 새로운 남북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뚜렷한 원칙이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1. 12. 27 뉴데일리 기사)
김정일 사망 … 차분하고 초당적으로 대처하자
남북한이 김 위원장의 죽음이라는 충격과 도전을 이겨내고 한반도 안정을 찾을 수 있을지, 한반도에서 전략적 이익을 확보하려고 눈에 불을 켤 4강은 어떤 촉수를 내밀지 등에 관해서 말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남과 북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민족의 명운이 갈리게 된다는 점이다. 남북이, 특히 남측 내부가 각각 절제와 지혜를 발휘해 힘을 모으면 평화와 환희의 신세계가 열릴 것이다. 그러나 옹졸한 분파주의와 수구적 대결의식에 사로잡힌다면 혼란과 재앙이 민족을 삼킬 수도 있다.
무엇보다 남북한은 김 위원장의 사망을 진정한 의미에서의 새로운 공존의 계기로 붙들어 매어야 한다. 남북은 현재 신뢰 있는 대화 창구 하나 없이 군사적 대치전선만 가팔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판국에선 한발 잘못 디디면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남북 당국은 유념해야 한다. 상대방을 자극할 수 있는 언행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북한, 특히 북한 군부는 마음에 맞지 않는 남측 일부의 동향에 과민반응을 보여선 결코 안 된다. 남측은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는 다원적 사회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조문(弔問) 문제도 전향적으로 검토하길 정부와 국민에게 당부한다.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때처럼 제지 일변도로 나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북한이 외국 조문단은 받지 않는다고 했으니 남측 좌파 등 일부 진영이 국내에서 조문해봐야 얼마나 큰 충격을 주겠는가. 또 최전방의 점등 문제도 취소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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