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와 시민윤리 노비즘에 대한 고찰
매일같이 발행되는 신문에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세상살이의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나는 신문을 훑어보고는 ‘아, 오늘은 이런 일이 있었군.’ 하며 신문을 덮는다. 그런 일들이 마치 나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일이라는 듯, 어떤 행동 또는 조치를 취하거나 마음으로 그 일들에 동감하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나에게 있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은 내가 원하는 때, 그리고 내가 원하는 장소에서만 이루어진다. 내가 사회적 동물이고 싶을 때는 바로 혼자이기가 두렵거나, 혼자서는 결코 무엇인가 할 수 없을 때이다. 그 외의 경우, 나는 나 이외의 것들(그것이 무엇이든 간에)에 매우 무관심해 진다. 심지어는 무관심해지려고 노력할 때도 있다.
노비즘(NOBYISM)이라는 말은 생소하지만 그 뜻은 나와 매우 관련이 깊다. 나는 나와 상관없이 일어나는 사회의 수많은 일들에 대해 매우 무관심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지금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수많은 것들이 사회의 모순과 불의에 깨어있는 누군가에 의해 변화되어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과거, 무지 때문에 깨어있지 못한 사람들이 모순과 불의에 깨어있지 못하여 대항하지 않았던 것과는 달리, 오늘날의 수많은 현대인들은 배움의 기회를 누리고도 깨어있기를 거부한다. 그것은 이미 이루어진 것들에 대해 만족하거나 혹은 불투명한 미래를 감수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찌됐든 나 아닌 다른 이들의 어려움이나 고통을 알지만 나와 상관없는 일이기에, 그러한 것들을 외면하는 것은 결코 드물지 않다. 이것은 어쩌면 이기주의의 개념을 넘어서 ‘정의’의 영역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자유주의 원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타자에 대한 위해’에 대해 글쓴이는 위와 같이 말하고 있다. 인간의 악행은 타자에 대한 위해, 타자에 대한 폐, 자기에 대한 위해의 세 종류가 있으며 그 중 처벌은 타자에 대한 위해만 가능하다. 따라서 타인에게 위해를 끼치지 않는 한(타자 위해의 원칙) 어떤 행동을 하더라고 괜찮다고 자유주의자들은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글쓴이가 말한 것과 같이 나의 어떤 행동이 타인에게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모든 인간은 중립적인 공간 속의 원자가 아니며, 따라서 모두 연관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나와 상관없는 타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주 미세하게나마,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나의 행동은 누군가에게, 또한 누군가의 누군가에게든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자유주의적 사고방식에 대립되는 개념으로 공동체주의가 있다. 공동체주의는 인간을 늘 어딘가의 공동체(community)에 귀속되는 존재로 간주한다. 물론 공동체주의적인 가치관이 전적으로 모든 경우에 옳다고 말할 수 없지만 오늘날과 같이 퇴폐적인 문화와 혼미 속에서 공동체주의의 사고방식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폴 테일러의 윤리학의 기본원리에서는 심리적 이기주의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심리적 이기주의의 몇 가지 표현방식을 살펴보면,
각자는 항상 자신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하여 행동한다.
모든 행위의 유일한 목적은 행위자 자신의 선을 추구하는 것이다.
행위 가운데서 어떤 것은 비이기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모든 행위는 이기적이다.
각자는 항상 그가 하고 싶은 것을 하거나 혹은 가장 싫어하지 않는 것을 한다.
자신의 복지에 대한 관심은, 동기 상의 강도로 볼 때, 다른 사람의 복지에 대한 관심보다 더 강하다.
타인과 나는 전혀 상관이 없는, 연관되지 않은 존재라는 생각과 이기주의적인 심리로 인하여 세상과, 세상에 속한 타인들의 문제에 무관심한 채, 나의 이익과 안위에만 관심이 있었던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았다. 한 가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책임의 문제이다. 내가 법적으로 타인에 대해 책임이 없을지라도 그것이 지니고 있는 도덕적 혹은 윤리적인 부분에 대하여 모든 사람이 함께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할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 그것은 나의 책임이고 또한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서로에 대한 관심과 윤리적인 책임 의식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타인과 사회의 문제에 대하여 진정성을 갖고 함께 참여하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거듭나야 하겠다고 결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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