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트 - 과학이 만든 세상
읽기자료 1. 자연에 대한 태도
적대적인 세상 만들기
곤충에 대한 불신과 공포에는 다 까닭이 있다. 그런데 곤충 자체와 관련된 이유는 별로 없다. 그 불신과 공포의 대부분이 곤충이나 인간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되며, 지구공동체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지위에 대한 수많은 신화와 연관되어 있다.
곤충에 대한 현대인의 태도는 인류가 대자연을 더 이상 신성시하지 않고 기계적인 세계관을 받아들였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집단적 결정은 최근 여러 각도에서 재평가되고 있는데, 어쨌든 그 당시 인류는 과학기술을 신봉하기 시작했고, 기이하거나 불가사의한 것은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경계심을 아예 절대적 신념으로 삼았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기이하거나 불가사의한 것에는 악의까지 있다고 믿게 되었다. 따라서 기이하게 생긴 곤충을 보면 의심을 품고 자기방어를 위해 무장하려드는 우리의 반응은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오늘날 곤충에 대한 우리의 적개심은 대부분이 오랜 관습과 검증되지 않은 두려움에서 비롯되었으며, 곤충이 적임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적대적 이미지와 언어 때문에 계속 부추겨지고 있다. 이러한 관점이 현실적이라는 믿음은 너무 보편화된 나머지 우리가 의식하기 전까지는 그 막대한 영향력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의식하고 나면, 나도 그랬듯이 우리 주변에 그 영향력의 증거가 널려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아이들에게 편견 가르치기
우리가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당연히 우리의 믿음과 일치한다. 우리는 다른 종에 대한 문화적 고정관념을 지속시키는 적대적 이미지를 심어 주며 아이들의 상상력을 단련시킨다. 이런 식의 의식화는 곤충에 대한 공식 입장에 의문을 제기하는 쓸데없는 호기심을 막아주기도 한다. 해충으로 분류된 곤충일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아이들은 자연세계를 통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초등학교 때부터 배우게 되는데, 이 시각은 인간중심적 기준에 맞춰 지구의 모든 동식물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모든 동물을 익충 아니면 해충으로 구분해놓고, “ 이 곤충은 어떻게 유익한가?”라고 묻는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그 곤충을 바라보는 눈이 되고, 해충으로 판명된 곤충은 모든 권리를 박탈당한 채 보는 즉시 죽임을 당하는 표적이 된다.
어린이를 위해 쓰인 어느 ‘과학탐구’ 책은 똑같은 사고방식에 기반을 두고 다양한 방법으로 바퀴벌레를 죽이는 아이와 어른의 그림을 실었다. 이 책은 바퀴벌레를 포함한 몇몇 곤충들은 순전히 채우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바퀴벌레가 위험을 감지할 때 쓰는 두 가지 부위의 기능을 설명하기 위해 남자아이의 발밑에 깔리기 직전인 바퀴벌레 그림을 실었다. 과학적 정보를 적대적 상상력으로 포장한 것이다.
이런 책은 인간이 싫어하는 특정 곤충이 있으며, 그런 곤충은 죽여도 된다고 가르친다. 10살 정도가 되면 이러한 정보는 이미 아이들의 뇌리에 새겨진다. 어른이 되고나서는 자신이 왜 그렇게 바퀴벌레를 싫어하게 되었는지 아마 기억조차 못할 것이다.
이미 몸에 깊이 밴 반응은 자연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조안 엘리자베스 록, 조응주 옮김, 「세상에 나쁜 벌레는 없다」, 민들레, 2004, 31~40쪽
읽기자료 2. 과학의 정치적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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