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너머의 철학
근대철학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 우리는 가장 먼저 ‘근대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그리고 ‘근대철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다루어야 할 것이다.
근대란 잘 알다시피, 중세와의 대비 속에서 중세와 구분선을 그음으로써 정의되는 그런 시기이다. 이점에서는 철학이나 역사가 모두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근대를 알기 위해 우리는 간략하게마나 중세에 대해 살펴보아야 하겠다.
중세는 신이 창조한 세상이었고 신의 손 안에 있던 시대였다. 그것은 신이 창조한 인간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신의 ‘말씀’이 세상을 지배하고 통치하던 시기였다. 따라서 신의 말씀을 연구하는 신학이 모든 학문을 지배하던 시기였다. 신의 말씀을 대리하던 성직자가 학문은 물론 대중의 삶을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시대에 ‘존재’란 신의 창조물이며, 다라서 당연히 신이 보장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태초에 신의 말씀이 있었는데, 그 ‘말씀’이야 말로 다름 아닌 진리였으며, 인식(앎)이란 그 말씀의 계시에 도달하는 것과 동일하였다. 결국 진리란 신의 말씀을 전하는 성직자가 보장해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사람들 개개인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것 역시 당연히 ‘말씀;을 전하는 성직자의 말에 따라야 했다. 이런 점에서 중세는 봉건영주가 지배하는 시대였다는 말만큼이나 (신과) 성직자들이 지배하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중세철학의 한계’는 신학이 곧 철학의 한계였다. 신학의 허용범위 안에서만 철학이 존재할 수 있었으며, 신 안에서만 철학적 사고가 허용되었다.
하지만 인간의 사고를 근본에서부터 억압하고 제한하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한 일이다. 언제 어디서나 반역하는 인간, 가공할만한 공포와 위협 혹은 죽음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새로운 사고를 감행하는 인간은 있기 마련인 것이다.
합리론
1.데카르트 - 근대철학의 시작
데카르트가 근대철학을 열었으며, 따라서 ‘근대철학의 비조’ ‘근대철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데 반대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러니 근대철학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는 데카르트부터 시작할 수 밖에 없다. 또한 데카르트에 대해 말하려면, 근대철학을 연 제1의 원리‘인 코기코에 대해 말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코기토(cogito)라는 말은 ‘생각하다’를 뜻하는 라틴어 cogitare의 1인칭 형태이다. 즉 ‘나는 생각한다’는 뜻이다. 철학에서 ‘코기토’라고 말할 때, 그것은 데카르트의 코기토를 가리키는데, 이 말은 ‘코기토 에르고 숨’(cogito ergo sum)이란 문장을 한 단어로 줄여 부르는 말이다. 그 뜻은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이다.
이 명제는 데카르트가 보기에 결코 의심할 수 없는 확실한 명제이다. 이 명제는 ‘나’라고 하는 주체가 존재하는 것은 바로 내가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본 점에서, ‘나’라는 존재를 신의 피조물로 본 중세적인 관점과 결정적으로 갈라서게 된다. 그래서 흔히 코기토란 명제가 근대철학을 연 것으로 이야기 되는 것이다.
데카르트에게 있어서 ‘확실한 지식’은 매우 중요하다. 그에 따르면, 철학은 불확실한 지식에 확실한 기초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특히 과학적 지식이 확실한 기초에 서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런데 철학 자신이 확실하지 못한 기초에 서 있다면 대체 어떤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철학의 출발점은 더없이 자명하고 확실한 것이어 한다. 그렇기에 이 자명한 기초는 어떤 의심과 질문에도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데카르트는 스스로 회의론자가 됩니다. 즉 확실한 것에 이르기 위해 의심, 회의라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은 ‘방법적 회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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