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가의 사상
1.법가와 변법
법가는 법률·형벌을 정치의 근본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일파를 가리킨다. 장승구 외, 『동양사상의 이해』, 경인문화사, 2002, p156.
호적에 따르면, 중국 고대에는 오직 법리학이나 법치의 학설이 있을 뿐이었으며, B.C 3세기 무렵에 가장 발달하여 유명한 정치가인 관중·상앙·신불해 등에 부회하여 법치를 논한 책들을 만들어낸 것으로 본다. 그렇지만 이들도 나름대로의 공통적 특성이 있었다고 보여지는데, 그것은 정치·경제·군사적인 면에서 변법을 추진하였다는 점이다. 변법은 오늘날의 관점에서 본다면 기존의 문물제도를 개혁한다는 의미이다. 전국시대 각국이 자국의 존립이나 세력 확장을 위해서 택한 길은 국내의 여러 제도를 개혁하여 권력을 집중하는 일이었다. 이러한 과정에 중심적 역할을 한 존재가 법가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비록 사상가로서의 학파를 형성하지 못했지만 이른바 개혁적 정치가로서는 하나의 흐름을 형성했던 것이 사실이다. 장승구 외, 『동양사상의 이해』, 경인문화사, 2002, p157.
또한, 사회 안정과 통치 방법에 있어서는 기존의 예(禮) 관념이 아니라 객관적인 법에 따르며 그것의 구체적인 내용은 형벌이 위주였다. 천하 통일의 방법에 있어서는 왕도보다는 패도를 지향하였다. 장승구 외, 『동양사상의 이해』, 경인문화사, 2002, p157.
2.법가의 집대성, 한비
1) 이해타산적 인간관
한비는 인성론의 측면에서 순자를 충실히 계승한다. 순자는 인간의 본성이 선하게 되는 것은 인위적인 노력이라고 하여 본래 인간은 욕망을 가진 존재이며, 반면 일정한 재화에 대한 소유욕으로 인하여 다투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한비 또한 “인민은 많지만 재화는 적으며 부지런히 일해도 소득은 적기 때문에 서로 다투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이점은 순자의 영향이지만 “성명은 사람이 배운다 해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하여 순자의 이른바 ‘화성기위설’을 부정한다. 순자는 비록 성악설을 주장하지만, 사법이나 예의에 의한 교화를 통하여 누구나 성인이 될 수도 있다고 보았다. 또한 순자는 인간의 사회성을 강조하여 공자의 예악사상에 새로운 의미부여를 하지만, 한비는 유가의 인의 실천수단으로서의 예악을 전면적으로 부정한다. 장승구 외, 『동양사상의 이해』, 경인문화사, 2002, p163.
한비는 특히 군주와 신민의 이익은 항상 모순 되며 군주 중심의 입장인 공과 신민 각자의 입장인 사는 근본적으로 일치하지 않으므로, 악한 성품의 신민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법질서와 그에 의한 제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물론 인간의 본능적인 애정을 부정하진 않는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고 연장자들이 젊은이들을 인도하며 스승이 제자를 가르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들 관계에도 이해타산이 뒤따른다고 본다. 예컨대 아들이 태어나면 좋아하고 딸이 태어나면 죽일 수도 있으며, 하인이 주인을 위해 일하는 것은 그가 충실해서가 아니라 보수를 받기 때문이고, 수레를 제작하는 사람은 남들이 부귀해지길 바라며, 관을 짜는 사람은 남들이 일찍 죽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이것은 모두 이해타산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지 그들의 본성이 다르기 때문이 아니라고 본다. 따라서 인간의 애정에 기초해서는 비행과 나태를 일삼는 이들에겐 효과를 거둘 수 없으며, 사법관이 무기를 갖고 단호히 법령을 집행해야만 그들의 행동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장승구 외, 『동양사상의 이해』, 경인문화사, 2002, p163.
2) 발전적 역사관
한비는 특히 시대변화의 필연성보다는 과거는 현재에 전혀 쓸모가 없음을 강조한다. 여기서 그의 모순 이론이 제기된다. 그에 따르면, 유가를 비롯한 제가에서 숭상하는 전설의 제왕인 요와 순 임금의 관계는 마치 창과 방패의 관계와 같다는 것이다. 만일 요 임금이 성군이었다면 순임금은 특별히 할 일이 없었을 것이므로 성군일 수 없고, 반대로 순임금이 성군이었다면 그 이전의 요임금은 별다른 업적을 남기지 않는 평범한 사람에 불과했을 것이라고 본다. 또한 그들의 시대에 성군과 오늘날의 성군은 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순이론은 인간관을 비롯한 그의 전 사상체계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장승구 외, 『동양사상의 이해』, 경인문화사, 2002, p164.
이러한 역사관에는 소박하지만 변증법적 사고방식이 담겨 있다. 또한 시대의 변천에 따라 인간은 숫자, 의식주, 생산수단 등 여러 측면에서 분명히 미개에서 문명으로의 과정을 거쳐 왔고, 그 사이에 정치·윤리·법령 등 새로운 생활에 적용시켜 왔다고 보는 것은 제자백가에서 독특한 발전적 역사관이다. 장승구 외, 『동양사상의 이해』, 경인문화사, 2002,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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