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들의 아름다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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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들의 아름다운 시작
이 세상에는 태어날 때부터 많은 것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정말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
지수는 그런 아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것을 가지고 태어나 지금껏 살아오면서 불편함이라고는 느껴보지 못한 아이. 1980년대 부유하던 사람들보다는 훨씬 더 가난한 사람들이 많았던 시절, 지수는 소수의 기득권을 가진 사장님 아버지가 있었기에 당당할 수 있었고 순수할 수 있었다.
책은 꼬마아이 둘이서 소꿉놀이를 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된다. 어릴 적의 지수와 은수이다. 지수는 또래에 비해 키가 훤칠할 뿐만 아니라, 예쁘게 옷을 입고 긴 머리도 빨갛고 하늘하늘한 리본으로 예쁘게 매고 있으며 살도 통통히 올라있다. 얼굴빛이 희고 키도 좀 작은 은수와 비교해 너무나도 다른 모습니다. 게다가 어린 나이에 자존심도 강해 동갑내기 사촌 앞에서 절대로 울 수도 없었으며 자신이 어머니께 맞고 있는 중에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사촌이 너무 미워 앞으로 평생 멸시하기로 마음먹는다.
어느새 자라서 고등학생이 되어버린 지수는 여전히 당당하고 자의식이 강한 소녀였다. 공부도 잘했으며 예쁘장한 얼굴, 그리고 부유한 집안 환경은 그녀를 완벽하게 보이도록 했다. 그러나 그런 완벽한 모습 때문에 여선생님의 미움을 사게 되고 그 결과, 데모의 주동자라는 누명을 쓰고 수업도 듣지 못한 채 반성문을 쓰기 위해 상담실에 있는 신세가 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녀가 당당할 수 있었던 것은 비록 누명을 쓰고 상담실에 있어야 하지만 여선생을 제외한 담임선생님과 그 외 다수의 선생님들이 자신이 데모를 주동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믿어 주었고, ‘나는 데모를 주동하지 않았다’라는 사실이 자신을 당당하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당당하고 자존심이 강하더라도 지수 역시 18살의 순진한 학생일 뿐이었다. 지수는 학교의 서른 두 살의 국어선생님을 짝사랑하고 있었다. 결혼까지 한 유부남이었지만 지수는 김우현 선생님이 너무 좋았고 간혹 선생님과의 사랑이야기가 학교에 소문이 나는 상상도 하는 것이었다.
18살의 나이에 지수는 많은 것들에게 환멸을 느끼게 된다. 자신은 하지도 않은 데모를 주동했다는 이유로 자신을 의심했던 선생님들과, 배다른 자식이라고 항상 어머니의 미움을 받으며 살아야 했던 혜수언니의 자살, 그리고 너무나 사랑한다고 믿고 있었던 선생님의 불법과외 모습을 보게 되고, 지수는 자신을 믿지 못한 선생님들과, 혜수언니가 자살을 할 수 밖에 없도록 벼랑 끝으로 몰았으면서도 모른 척하고 있는 아버지, 너무나 사랑했으나 양심을 팔고 불법과외를 하면서 돈을 벌고 있는 선생님에게 환멸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지수의 첫사랑은 그렇게 끝이 났다. 믿었던 선생님에 대한 환멸로 이제는 수업조차 제대로 들을 수 없었던 지수는 수업시간에 김우현 선생님께 뺨을 맞으면서 사랑이 혐오로 변해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고등학교 시절이 끝나가는 동안 지수는 더욱 더 깊숙한 곳에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대학에 들어간 지수는 문학회에 들어가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의 그늘은 여전했다. 대학에서 지수는 두 명의 남자를 만나게 된다. 한명은 똑똑하고 깔끔하며 김우현과 닮은 손을 가진 오형민이라는 남자 선배였고, 나머지 한명은 가난하고 약간은 지저분한 최기훈이라는 운동권 학생이었다.
지수는 소설에서 자신에게 결혼을 하자고 고백한 오형민의 제안을 거절한다. 지수가 오형민보다는 최기훈을 더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수에게 있어서는 객관적으로 오형민은 최기훈보다 더 나은 조건의 사람이 틀림없다. 더 깔끔하고 똑똑했으며, 기득권 아버지에게 운동권 학생보다 공부를 하고 시대에 불만을 가지지 않고 수긍하며 살아가는 오형민이 훨씬 더 나아 보일 것이다. 또한 결혼을 했을 경우에도 최기훈과 비교하여 훨씬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오형민은 김우현과 닮은 손을 가지고 있었다. 지수는 오형민의 손을 통해 지나간 사랑의 아픔을 떠올리고 추억한 것이다. 물론 지수는 끝내는 김우현을 혐오하지만 그럼에도 그 아픈 기억들이 첫사랑의 풋풋함까지는 앗아가지 못한 것이다. 지수가 오형민을 거세게 뿌리치지 못한 이유는 사실 그것이었다.
그러나 최기훈은 달랐다. 지수에게 특별히 신경써주는 것 같지도 않았고, 약속시간을 어기는 일도 빈번했다. 데이트를 할 때에도 돈을 내는 것은 항상 지수의 몫이었으며 지수를 어린애 취급당하기 십상이었다. 그럼에도 지수가 오형민이 아닌 최기훈을 좋아하게 된 것은 지수가 그 시대를 살았던 기득권층 사람들과는 조금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은 지수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대학에 와서 데모가 벌어질 때마다 생각했어. 아이들이 끌려갈 때, 개처럼 맞고 있을 때 어떻게 해서든 돕고 싶다고……. 하지만 나는 어느새 가장 안전한 곳으로 도망치고 있었지. 남을 위해서 불명료한 진실을 위해서 매맞을 용기가 없었다는 게 솔직한 말이야.
더 솔직히 말하면 최루탄 때문에 코를 핑핑 풀어야 하는 내 자신의 모습은 상상해보기도 싫었어. 만일 누군가가 내게 다가와서, 아주 절박한 목소리로, 지수야, 너 하나만 죽으면 인류가 구원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해도 난 아마……. 아니야, 확신만 있다면 그게 사실이라면……. 하지만 난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