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나의 집
이 소설은 공지영의 신작으로 성이 다른 세자녀와 엄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공지영의 소설 중에서 내가 가장 재미있고 즐겁게 읽었던 책이였다. 처음 제목만 봐서는 평범한 가정의 이야기일 줄 알았지만 이것은 공지영 그녀의 자서전적인 글이였다.
세 번의 결혼과 세 번의 이혼을 겪은 그녀 처럼 주인공 위녕의 엄마는 세 번 이혼한 이혼녀이면서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그녀는 그러한 아픔을 겪음에도 낙천적이며 합리적이고 자유분방하기까지 하다.
이 소설은 엄마의 딸 위녕의 시각으로 흘러가며 그녀는 편모가족의 슬픔과 아픔 또 그속에서 나름대로 피어나는 웃음과 따뜻함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나로 말하자면 마음속으로 아빠를 떠나는 연습을 매일 하고 있었다. 시작은 아빠의 결혼식장에서부터였을 것이다. 나는 그때 아홉 살이었다. 나는 레이스가 잔뜩 달린 푸른 드레스를 입고 식장으로 들어갔다. 아빠의 결혼 축가를 연주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피아노 학원 가는 일을 죽자고 싫어하는 아이여서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었는데 이 곡만은 아주 열심히 연습을 했었다. 자기 부모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또 그 예식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은 무언가 좀 흥분되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피아노 선생님에게 "아빠의 결혼식 날 칠 곡이에요" 하고 말했을 때 피아노 선생님은 잠시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더니 "작은 아빠?"하고 되물었다.
"아니요. 우리 아빠요. 우리 아빠가 이번에 결혼을 하시거든요."
피아노 선생님은 잠시 나를 바라보더니, 내가 지금 아이 앞에서 이러면 안 되지, 하는 결심을 스스로 한 사람이 늘 그렇듯 꾸민 듯 밝은 웃음을 지으며 "그래, 우리 열심히 한번 연습해보자. 그러니까 연습에 더 빠지면 안 된다" 하고 말했다. 내가 그런 말을 할 때 어른들이 내 앞에서 꾸민 웃음을 짓는 것은 그리 드문 경험은 아니었다. 그리고는 그들은 세상에서 더없는 고아를 보는 것처럼 연민과 호기심이 가득 담긴 눈으로 나를 바라보곤 했다. 그 연민의 덕분에 나는 자잘한 벌은 면제받곤 했지만 그것은 결코 유쾌한 기억은 아니었다. 굳이 말하자면 그것 또한 일종의 나쁜 기억이었다. 어쨌든 나는 아빠의 결혼식장에서 즐거운 나의 집을 연주했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
내 나라 내 겨레 길이 쉴 곳도
꽃피고 새 우는 집, 내 집뿐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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