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질 청년인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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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무기질 청년인택
서론
‘무기질 청년’은 81년 초 처음 발간됐다. 87년 6월 민주화항쟁이 시작되기 6년 전 작품이다. 5.18광주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해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70, 80년대는 독재정권 아래 민주화를 열망하는 젊은이들의 피로 얼룩져 있던 시기였다.
김원우 작가의 ‘무기질 청년’은 암울한 시대상을 사실적으로 반영한다. 작품엔 주요인물이 두 명이 나온다. 작중화자인 ‘나’와 비망록의 주인 ‘이만집’.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나는 회사원들과 술집에서 취한 후에 우연히도 다른 사람의 봉투를 가져오게 된다. 주인을 찾지 못해 내용물을 확인하게 되는데 이만집이란 청년이 쓴 ‘내 젊은날의 비망록’이란 공책 세권이었다. 이만집이란 인물은 우리 사회의 비민주적 현실과 부조리에 대한 비판을 ‘내 젊은 날의 비망록’이란 공책에 솔직하게 쏟아낸다. 액자식 구성으로 비망록의 내용 한편씩 소개되고 화자인 내가 끊임없이 개입하고 논평한다. 나중에 와서 실제 이만집과 만나게 되지만 결국 그의 비망록을 버리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이 소설에서 특정 인물 한명만을 골라 추천을 할 수 있지만 소설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나’와 ‘이만집’이 서로 닮아 있기 때문에 어느 한명에만 초점을 맞추기엔 소설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성세대인 나라는 존재도 젊은 시절의 기억이 있기 때문이고 젊은 이만집은 점점 기성화가 되어간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을 읽으며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부분은 ‘나’가 이만집의 비망록을 읽고 동질감을 느낄수록 소설을 읽는 나도 묘하게 수긍을 하며 동질감을 느꼈던 것이고, 두 번째로 무기질청년 이만집의 사회적 체험과 비판능력이다. 학보사 생활을 하는 내게 와 닿았던 부분이다.
본론
1. ‘나’는 기성세대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그는 평범한 기성세대다. 현재 사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기성세대지만 어쩌면 평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해본다. 가정이 꾸려져 있지 않은 것 같고 야구를 좋아하며 술 마시기를 좋아한다. 화자는 우연찮게 이만집의 비망록을 읽는다. 그는 ‘우리 이웃의 생각들, 그들의 살림살이의 내밀한 구석에서 어렵잖게 맡을 수 있는 쿰쿰한 냄새들, 곧 나 자신의 견해와 나의 판에 받은 삶과도 맥이 통하는 것들만 골랐다(77p)’며 이만집의 비망록을 보여주고는 기록이 끝날 때마다 논평을 하곤 한다.
반어법적인 문맥을 즐겨 쓰는 이만집의 비상식적인 문투와 어마어마한 논조를 이끌고 나갈 때마다 그는 어안이 벙벙해지고 두려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싫어할 수도 좋아할 수도 없는’ 묘한 감정에 빠지기 시작한다. ‘나’는 이만집과 가장 마지막부분 단 한번 마주칠 뿐이다. 묘한 감정이란 남의 일기를 훔쳐보면서 생기는 약간 고조된 흥분과는 다른 감정일 것이다. 이만집의 ‘인간성’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 같다. ‘나’는 결국 ‘이만집은 내 이웃이며, 내 이웃을 모르고 살아봐야 결국 껍데기 삶밖에 되지 않으리라는 확실한 믿음도 가져진다. .…… 전문화 사회 속에서 내가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막막한 채로나마 무의미하지 않다는 느낌도 들며, 오늘의 이 어려운 세상을 나 혼자만 살아가고 있다는 억울한 느낌도 엷어지고 있다.(185p)’라며 이만집의 비망록에 점점 빠져들게 된다.
처음 읽었을 때는 이해할 수가 없는 부분이었다. 두 번째, 세 번째 거듭 읽었을 때에서야 조금씩 감을 잡았고 인터넷으로 ‘무기질 청년’의 서평을 몇 개 찾아보고 나서야 ‘나’의 심정을 이해했다. 내가 사회에 나가 생활을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기성세대를 전부 이해할 수는 없지만 젊은 나이에 최루탄 가스와 땀으로 뒤범벅되어도 현 시국에 대해 강한 반발심을 느끼는 일종의 정의감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줄어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왜냐하면 일을 해서 돈을 벌어 가정을 꾸려야 하는 가장의 위치에서는 사회가 더러워도 참을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각도의 의미로 이만집이 사회에 나가서 ‘나’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재차 겪어볼 것이며 사회가 이미 개개인에게는 자유로울 수 없는 세대가 되었음을 언젠가는 깨달을 것을 안타까웠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가 한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마지막에 이만집의 비망록을 버릴 수 없는 장면에서다. “그와의 조우가 왜 체내의 찌꺼기를 배설하는 화장실에서 이루어졌을까를 얼핏 떠올리면서, 이 조우 장소가 우리의 지나간 세월의 한 작은 반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챙기면서, 그의 비망록을 버릴 수 없는 것처럼 내가 가지고 있는 어떤 기억이나 살아낸 세태도 버릴 수 없는 세대가 되었음을 자각해갔다.(188p)” 그는 왜 비망록을 버릴 수 없을까? 왜 화장실에서 만났을까? 조우하는 장면에서 이만집은 비망록을 찢어버리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비망록을 찢지 못한다. 비망록은 과거를 기록하고 있다. 그 기록이 잊혀서는 안 되는데 마치 자신의 걸어온 길을 지우는 것만 같아 안타까운 감정과 쓸쓸한 감정 등이 뒤섞여 복잡한 심정을 만들었을 것이다. 나는 ‘나’를 보면서 화자가 이만집을 이해하듯 내가 화자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착잡한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2. ‘이만집’의 사회적 체험과 비판 그리고 무기질 존재
이만집은 ‘나의 젊은 날의 비망록’에 자아를 기록했다. 하지만 대학공책 세권을 파란 볼펜글씨로 빼곡히 매운 비망록은 일기만 기록했던 것이 아니다. 자기가 쓴 돈의 액수와 간단한 느낌을 기록했는데 이것은 비망록에 중요한 가치를 두지 않는 것 같았다. 어쩌면 사회적 체험을 기록하는 것에 대해 ‘코를 푼 휴지조각’처럼 한낱 쓰레기라고 생각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즉 이만집의 생각은 인터넷 댓글을 달고 다니는 일부 익명의 네티즌처럼 어떤 부조리함에 대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순간적인 오르가즘을 느끼기 위한 매개체가 아니었을까 조심히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