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 만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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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독후감 - 만세전 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만세전
작품개관
「만세전」은 1922년 7월 『신생활』에 연재되다가 잡지가 폐간되자 1924년부터 『시대일보』에 연재된 염상섭의 장편소설이다. 31운동이 일어나기 전 해의 겨울을 배경으로 주인공 ‘이인화’가 아내가 위독하다는 전보를 받고 동경에서 서울로 가는 여정을 통해 식민지 조선 사회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이인화는 동경유학생으로 4학년의 마지막 시험을 치르던 중에 자신의 아내가 위독하다는 전보를 받고 귀국을 준비한다. 그는 아내가 죽어간다는 전보에도 덤덤한 자신의 모습에 대해 도덕적 측면에서 갈등한다. 기차 시간까지 여유가 있던 그는 단골 카페로 가서 정자를 앉혀 놓고 술을 마시고 목도리를 선물한다. 그러다 시간이 다되어 정거장에 갔더니 정자가 술과 먹을 것, 편지를 보자기에 싸 주었다. 그는 정자를 카페의 접대부로 아깝다고 생각했으나 그 이상 어떻게 해보겠다는 생각이 없었는데, 정자는 편지에 그의 이런 생각에 불만을 표시했다. 기차에서 내려 연락선을 타자 조선 사람이라는 트집으로 일본 형사에게 계속 시달린다. 이때부터 그는 조선 사람이란 것을, 망국인이라는 것을 유별나게 느끼게 된다. 배 안의 욕실에서 조선의 노무자들을 무시하고 착취하는 일본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라 없는 설움과 곤궁 속에 허덕이는 조선인들에 대한 연민과 동정을 느낀다. 이런 상황은 부산에서도 계속된다. 부산에 내린 그는 조선 가옥을 찾았으나, 모두 일본식 집 뿐 이었다. 다시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김천에서 내린 그는 몸에 맞지 않은 일본 경찰 옷을 입고 있는 형을 만난다. 형은 아들을 낳기 위해 젊은 형수를 새로 맞아 들였는데 그는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형은 총독부 법에 의해 무덤을 공동묘지밖에 쓸 수 없다고 걱정하며, 아직 죽지도 않은 아내를 묻을 자리를 염려했다. 그날 밤 그는 서울로 가는 기차를 탔다. 기차 안에서 젊은 갓 장수를 만나 공동묘지에 대해 한참을 토론했다. 잠깐 쉬어가는 대합실에서 결박된 사람들을 본 그는 조선을 구더기가 끓는 무덤이라 탄식하며 혼자 코웃음을 친다. 서울 집에 와보니, 현대 의학으로 고칠 수 있는 병을 앓고 있는 아내가 방치되어 있다. 매일 술을 마시던 아버지는 재래식 의술에 아내를 맡겨 결국 죽게 한다. 아내의 초상 중에 그는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아 집안 식구들의 비난을 받는다. 또한 정자가 대학에 진학한다는 편지를 받는다. 며칠을 서울에 머물던 그는 답답한 마음에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다시 유학길에 오른다. 유학길에 오르기 전 그는 정자에게 질식할 것 같은 조선의 현실과 새 출발을 축하한다는 내용의 답장을 썼다. 그리고 그는 탈출하듯 동경으로 떠난다.
식민지의 의미
「만세전」은 사실주의 소설로 주인공 이인화가 목격한 조선의 암울한 현실을 고발하고 비판한다. 동경에서 그는 자신의 자유와 연애, 내면의 문제에 대해 철학적으로 고민한다. 아내가 위독하다는 전보를 받고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자신이 악독한 것인지 아니면 마음에도 없는 짓을 하는 것이 오히려 위선을 떠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한다. 그리고 떠나는 기차 안에서 그는 정자의 편지를 읽고 연애와 정열, 쾌락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는데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이다. 그는 부산으로 가는 연락선에서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일본인 형사의 검문을 받는 데서 불쾌감을 느낀다. 이 일을 시작으로 그는 조선의 어두운 현실과 식민지인으로서의 설움을 느끼게 된다. 즉, 소설에서 식민지 조선은 주인공의 시각에서 사실적으로 재현된다. 연락선 안의 욕실에서 농민들을 속여 인력을 수탈함으로써 부를 축적하는 일본인의 이야기는 그를 더욱 분노하게 한다. 일본인에게 받은 굴욕과 갑판 위의 야경으로 인해 감상적이 된 다는 식민지인의 비애를 뼈저리게 느끼며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또한 기차가 잠시 정차하는 동안 그는 결박을 당한 채 대합실의 나무의자에 걸터앉아 있는 사람들 중 어린아이를 업고 있는 젊은 여인과 차장실 안에서 두 청년이 주눅 든 채로 헌병과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에서 연민과 격분을 느낀다. 그리고 그는 조선을 구더기가 득실득실 끓는 무덤으로 표현하며 망할 대로 망해서 모두 뒈져버리라고 속으로 소리친다. 무덤은 죽은 이의 시신을 땅에 묻은 것이다. 조선을 무덤이라 한 것은 살아있는 사람이 아닌, 죽은 사람들만이 가득하다는 의미이다. 즉, 일제의 탄압으로 인해 생기를 잃어버린 조선의 모습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식민지 조국보다 자신의 문제에 집착하던, 소위 우국지사가 아닌 그가 분을 이기지 못하여 차라리 모두 망해버리라고 소리친 것은 식민지 조선의 모습이 얼마나 암울했는지를 짐작케 한다.
민족의 의식부족
이인화는 조선을 축사한, 조선을 상징하는 부산의 거리에서 비로소 조선의 현실, 식민지인으로서의 조선인의 인식을 경험한다. 거리에는 조선 사람이 반수 이상을 차지하면서도 거리에는 조선 가옥 대신 일본식 건물들뿐이다. 조선인들이 자신들도 모르게 조금씩 수탈을 당하는 동안 한 집이 줄고 두 집이 줄며, 열 집이 바뀌고 백 집이 바뀌어 쓰러져가는 집은 헐리고 어느 틈에 새 집이 서고, 단층집은 이 층으로 변하며, 온돌이 다다미가 되고 석윳불이 전등불이 된 것이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서서히 조선이 일본화 되고 있는데 당사자인 조선인들은 이를 식민지 수탈의 일환으로 보지 못하고 오히려 일본인들 덕에 세상이 편리해졌다고 생각한다. “우리 고을엔 전등도 달게 되고 전차도 개통되었네. 구경 오게. 얌전한 요릿집도 두서넛 생겼네…… 자네 왜 갈보 구경했나? 한번 보여줌세.”, “우리겐 인젠 이층집도 꽤 늘고, 양옥도 몇 채 생겼다네. 아닌 게 아니라 여름엔 다다미가 편리해. 위생에도 매우 좋은 거야.”와 같은 말들은 조선인들이 자신들의 고유한 문화를 잃어가는 것에 대한 이해와 생각이 부족함을 잘 보여준다. 또한 일본 국숫집에서 만난 계집이 조선인 어머니에게서 길러졌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인 아버지를 찾아가겠다고 한다. 조선인의 핏줄이면서 조선을 혐오하는 여인의 모습을 통해 스스로의 존재의미를 찾기 보다는 일본의 강력한 권력과 권위에 부합하고자 함을 알 수 있다.
기차에서 만난 갓장수는 굴욕적인 삶을 사는 조선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갓장수는 어설프게 내지인 흉내를 내어 얻어맞기보다는 요보(일본인이 한국인을 낮추어 부르는 말)가 되어 천대받는 것이 낫다고 한다. 이는 불쌍한 척하고 자신을 비하하여 상대의 호감을 사고 웃겨 당장의 급한 욕을 피하려는 처세술이다. 이와 같이 조선인들은 공포, 경계, 미봉, 가식, 굴복, 도회, 비굴 뒤에 숨어서 살고 있다.
그 외에도 서투른 일어를 쓰며 자신이 조선인임이 탄로날까봐 염려하는 조선인 헌병보조원과 조선인이면서도 우리말을 못 알아들은 척하고 “나니?(무엇이야?)”라고 되묻는 역부를 통해 스스로 조선임을 포기하고 일본인들의 권력에 결탁하려는 조선인들을 보여준다. 이러한 유형의 인물은 이인화의 가족 중에도 존재한다. 그의 형은 소학교교원으로 있으면서 몸에 맞지 않은 일본 경찰 옷을 입고 다니는데 이에 이인화는 환멸을 느낀다. 처음에 그는 조선 사람으로서의 설움을 받았을 때 일제의 압박과 핍박을 받는 조선인들에게 연민만을 느꼈으나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조선인들의 이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느낀다. 이는 그가 ‘개성’을 주장하는 근거가 된다.
개성의 필요
소설에서 이인화는 식민지 조선이 생기가 없는 원인을 일본의 지배와 억압뿐만이 아니라 내부적으로 조선인들의 봉건적 제도와 폐쇄성, 지배계층의 관료적 의식에 있다고 본다. 봉건적 윤리의식은 그의 가족을 통해 드러난다. 식민지를 극복하고 진정한 근대인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자율적인 개인, 개인주의자가 되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개인의 개성의 자각이 필요하다. 개성의 자각이란 식민지의 원인인 봉건적 제도, 관습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개인이 되는 것이다. 동경에서 그를 괴롭게 했던 문제, 그가 사랑하지 않는 아내와의 결혼과 그녀의 죽음에 눈물을 흘려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봉건적 윤리에서 나온 것이다. 또한 형이 사람 하나 구한다는 핑계 아래 몰락한 집안의 딸을 첩으로 맞이한 것 역시 봉건적 도덕이 그 명분을 제공한다. 형이 첩을 들인 진짜 이유는 아들을 얻으려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불쌍한 가문의 딸을 모른 척 할 수 없어 사람 하나 살리는 셈치고 데려왔다고 말 할 수 있는 것은 도덕적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버지는 ‘동우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기생 연주회의 후원이나 지명지사의 장례식에서 호상차지나 하며 매일 술에 취해 들어오는데 이는 지배계급의 관료적 의식을 잘 보여준다.
이인화 자신은 그런 봉건적 관습, 도덕에 얽매이지 않는 자율적인 개인이 되고자 모든 일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한다. 동경에서 서울로 오는 여정에서 망국인의 설움을 느끼며 개인에서 민족으로 문제의식이 확대되긴 했지만 그것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즉 결박된 조선인을 보고서도 속으로만 격분할 뿐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일본 헌병에게서 받은 굴욕에 모멸감을 느끼지만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동을 취하지는 않는다. 또한 어디를 가나 공동묘지가 화제 거리인데, 이것이 문제화되는 것은 봉건적 관습 때문이다. 모두가 공동묘지를 비판할 때에 그는 죽은 이가 차지하는 땅이 살아있는 사람의 터전을 좁게 만든다고 하며 공동묘지의 실용성을 말한다. 이러한 모습들은 자칫 이인화가 완벽하게 개성을 자각한 것처럼 보이게 한다.
그러나 이인화의 ‘개성’에는 모순이 있다. 개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되지 않았을 뿐더러 일제에 탄압으로 온갖 제한이 존재하는 식민지 사회에서 개인의 스스로에 대해 인식하고 의식이 깨어나 자율적인 존재가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그 스스로도 진정한 자율을 가진 개인이 되지 못했다. 그는 봉건적 관습과 도덕에서 벗어난 척 하지만 절대로 벗어날 수는 없는 처지이다. 왜냐하면 봉건적 관습을 따르는 대표적 인물인 아버지와 형을 증오하면서도 그들의 버는 돈으로 동경에서 유학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형이 돈을 부쳐주지 않으면 그는 동경에서 공부를 할 수 없으며 당장 먹고 사는 일부터 걱정해야 한다. 지금처럼 아버지와 형을 비판하고, 봉건적 관습을 거부하며 조선인들의 의식을 문제 삼는 등 지식인의 철학적인 고민은 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