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로봇과 AI의 인류학, 기술의 발전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로봇이나 AI 기술과 인류학이 하나의 제목으로 엮여 있다는 점에서 이미 이 책은 다소 의아함을 독자에게 주는 듯했다. 이 책은 과학기술인류학자인 캐슬린 리처드슨이 MIT 로봇학 실험실에서 직접 수행한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저술한 책으로, 로봇과 AI를 사회적/문화적, 철학적/문화적 맥락에서 해석하고 재해석하고자 하는 시도에서 탄생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기술에 발전에 따른 로봇과 AI의 발전이 인류사에 미치는 영향과 이에 대해 어떤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공론장으로 끌어내는 활동도 그가 하고 있는 활동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로봇이나 AI가 주제인 책은 효용성과 경제성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를테면 주식 투자에 AI를 도입하여 상당한 금액의 결과물을 도출했다던가, 어떤 직업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면 효과적이라든가 등등의 이야기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로봇과 AI를 만드는 사람들에 관련된 이야기를 한다. 아마도 그래서 인류학이라고 하는 이름이 붙은 것 같다. 이러한 시도를 바탕으로 로봇과 AI의 존재론에 대한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며, 독자로 하여금 관련된 인문학적 논쟁에 대한 생각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본 글에서는 『로봇과 AI의 인류학』,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에 대해 논하고 그 뒤에는 저자가 던져준 화두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중심으로 글을 풀어가 보고자 한다.
로봇과 AI를 위한 인류학적 고민
(1) 절멸 불안과 기술 발전 비관론 VS 낙관론
첫 번째로 인상 깊었던 것은 이 책의 부제이다. 절멸불안을 통해 본 인간, 기술, 문화의 맞물림이라고 하는 부제목과 머리말에서 다루고 있는 절멸불안이라고 하는 키워드가 꽤 익숙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절멸은 전멸과는 그 의미가 사뭇 다른 것으로, 네이버 국어사전 상의 뜻은 이러하다. "아주 없어짐". 아주 없어진다는 것이다. 아주 없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이 절멸불안의 뜻인 셈인데, 상당수의 로봇이나 미래 기술을 다루고 있는 창작물에서는 로봇이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며 인간을 자신의 도구로 사용하는 세상을 그리고 있었다. 실제로 저자도 이러한 내용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이에 현재 사회에서는 인공지능이 위협이 된다는 비관론과 인간에게 이롭다는 낙관론이 대립하고 있다. 어쨌든 과학자들은 "인류는 인공지능을 통제할 수 없게 될 것"임을 주장하며 인공지능이 최종적으로는 위협이 될 것임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테슬라 CEO인 머스크는 "인공지능의 발달은 영화 와 같은 끔찍한 일을 현실에서 일어나게 만들 수도 있다"며 "인공지능은 악마를 부르는 격"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스 모라벡은 2050년 이후가 되면 로봇이 사람 대신 지구의 지배자가 될 것이라고까지 표현했다. 하지만 이러한 의견은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의 발전은 어쨌든 인간이 주도적으로 행하게 된다. 이러한 두려움을 인류는 처음 느끼는 것이 아니다. 산업혁명 시대를 떠올려 보라. 처음으로 사람이 하던 일을 기계가 대신하기 시작했다. 그때의 지식인들은 새로운 문명인 기계가 가져올 디스토피아적인 미래에 대해 경고했지만, 실제로 노동자들이 기계파괴운동을 벌인 이유는 다름아닌 생존을 위해서였다. 즉, 인공지능과 로봇이라고 하는 것은 어쨌든 사용하는 인간의 의지에 최종적인 이용 방법이 달라진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언제나 인간이 문제였지, 기계 그 자체가 문제였던 적은 거의 없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필요한 건 두려워하는 것이 아닌 어떻게 하면 인공지능과 로봇을 잘 활용할 수 있는지, 그 과정에서 우리가 인간성과 도덕성을 상실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교육의 과정이다.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전으로 인류는 많은 문제를 직면하게 되었지만, 그 문제는 모두 인간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 문제를 해결해나갈 방향성을 고민하고, 타인과의 토론과 원활한 소통을 통해 이를 해결하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기술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사람의 통제를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입법가들은 강력한 법률과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어 규제가 필요한 부분에 있어 규제할 수 있는 장을 만들 것 편집부. (2016). 찬성과 반대 인공지능, 인류를 위협할까?. 유레카,(386), 24-29.
이다. 이 사회를 지나치게 두려움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변화된 사회를 공부하고 싶지 않은, 어쩌면 안주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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