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창 법칙
마이클 레빈
깨진 유리창 법칙을 처음 접하면 사소한 결함 하나가 점차 커다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부터 떠오른다. 저자인 마이클 레빈은 대형 조직에서 벌어지는 여러 상황을 현실감 있게 보여준다. 어느 매장에서 자잘한 불편이 발생하고, 그것이 그 매장의 인상 전체를 뒤흔드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에게는 그러한 현상이 아주 중요해 보였다. 작아 보이던 문제를 가볍게 넘기면 언젠가는 더 큰 위기가 다가온다는 말처럼 들린다.
작업 환경이 지저분하면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의 마음도 조금씩 무뎌지고, 허술함이 더해진다. 아주 작은 위반이나 불친절함이라도 그것이 해결되지 않고 지나치면 조직 문화를 좀먹는다. 책에서는 예시가 다양하게 나오는데, 예를 들어 고객에게 응대를 할 때 무심코 던진 말이나 무성의한 태도가 조금씩 쌓여서 결국 고객이 등을 돌리게 만드는 과정을 묘사한다. 예전에 어떤 식당에서 아주 맛있는 요리를 선보였지만, 직원의 태도나 인테리어의 구석구석에 남아 있는 사소해 보이는 문제 때문에 손님들이 결국 발길을 끊게 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작은 티끌 같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악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점점 불어난 것이다.
그 관점이 상당히 현실적인 지점이 있다. 사람들은 큰 목표나 화려한 비전을 바라볼 때 작은 헛점이나 허술함을 놓치기 마련이다. 그러나 작게 스며드는 부정적 경험이 오히려 그 조직을 부정적으로 각인시키는 사례가 아주 흔하다. 그가 강조하는 포인트는 그처럼 작은 결함부터 챙겨야 진정한 개선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가장 하찮아 보이는 부분에서조차 사람들이 쉽게 넘어가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업 경영자가 조직 문화를 구축하려면, 화려한 언변이나 허울 좋은 계획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한다. 보통은 사람들이 기업의 규모나 스펙, 인지도에만 매달리지만, 실제로 소비자를 움직이는 것은 예민한 감각과 만족이다. 가령 한 소비자가 매우 유명한 기업의 매장을 방문했다고 가정해보자. 평소에는 이미지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직원이 무관심하게 응대하거나, 제품 진열대가 더럽거나, 계산대 앞이 혼잡해서 기다리게 된다면 그때부터 인식이 달라진다. 아주 자잘한 변화가 내면에 쌓이기 때문에, 결국 나중에는 이전에 좋게 봤던 점마저 부정적으로 바뀌게 된다. 믿음이 깨질 수 있다는 뜻이다.
그 책에서 다루는 핵심은 문제를 바라보는 방식과 우선순위 설정에 있다. 작은 문제라도 실제로 사람에게 체감되는 부분부터 개선하라는 것.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요소를 찾아서 신속하게 고치는 방식이 결국은 조직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처음부터 큰 문제를 해결하려고 달려드는데, 정작 주변에 흩어져 있는 미세한 문제들이 방치되면 결국 개선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다. 모든 구성원이 한데 모여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내놓고 큰 그림을 그린다 하더라도, 곁에 숨어 있는 자잘한 결함들을 내버려 두면 프로젝트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이론적인 수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난다는 점이 설득력을 더한다. 어떤 회사가 새로운 제품을 출범해도, 고객들이 그 제품을 접하는 공간이나 홍보 방식, 직원들의 태도까지 세밀하게 신경 쓰지 않으면 다른 경쟁사에 쉽게 밀리고 만다. 사람들은 어느 순간부터 몸이 불편하거나 마음이 상하는 일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거기서 실망감이 쌓이면 대체재를 찾아 떠나는 경우가 많다. 그 속도를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 특히 미디어나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에는 작은 정보도 순식간에 퍼져나간다.
책에서 말하는 깨진 유리창은 가게 유리창 하나가 부서진 상태로 방치돼 있을 때, 그 주변이 더 위험하거나 불안해진다는 원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도시 범죄 예방을 위해서도 그렇게 작게 보이던 흔적을 그대로 두지 말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내용을 기업 운영에도 접목하는 방식이 흥미롭다. 평범해 보이지만 결코 무시하지 말아야 할 현상이라는 점에서 많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처음에는 이 주제가 범죄 예방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싶지만, 결국 사람이 모여서 살아가는 모든 공동체에 적용될 수 있음을 느낀다. 회사 내부에서도 마찬가지다. 작은 약속 하나가 깨어지고도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면, 점차 조직의 신뢰가 허물어지는 방향으로 흐른다. 회의 시간에 한두 번 지각하거나 사소한 규정을 어기는 모습을 제재 없이 두면, 금세 다른 구성원들도 그 관행에 스며들 것이다. 그렇게 되면 몰래 규칙을 무시하는 순간이 늘어나고, 전체적인 질서가 흔들린다. 저자는 그 부분에서 특히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을 읽다 보면 사람과 사람이 어우러진 곳에서는 반드시 작은 정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조직이든 구성원이 서로 배려하고, 미묘한 문제도 지나치지 않으며, 때로는 작은 충고나 정비가 이루어지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누군가는 이 과정을 귀찮아할 수도 있다. 굳이 작은 불편을 다시 지적하는 것이 서로를 피곤하게 만든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과정을 계속 피하면 점차 더 무거운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는 이야기가 책 전반에 흐른다. 그것이 마이클 레빈이 강조하는 포인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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