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학] 퍼스의 기호이론과 한자의 구조
2. 기호학과의 관련성
3. 결승한자
4. 한자와 지표기호
5. 한자와 우주관
6. 참고문헌
가. 국내문헌
나. 외국문헌
한자의 표기가 각기 다른 제자(製字) 원리를 가지고, 그들 각각이 퍼스의 분류에 따른 세 가지 종류의 기호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우선 복희는 “물상을 관찰하고 땅을 살펴” 신체와 사물을 본떴다고 하는 바, 이는 도상 icon 기호를 만들어내는 원리와 흡사하다. 그가 만든 팔괘가 실제의 사물과 외양적 유사성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도상기호라 불리기 어렵다는 반론 또한 예상할 수 있으나, 팔괘의 기호는 분명 다양한 물질 또는 관념과 ‘연상체계’를 이루고 있으며, 또한 유비analogy의 체계임을 자임하고 있다.
2. 결승한자
신농이 발명했다는 결승을 한자의 직접적인 기원으로 보는 것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새끼줄에 매듭을 지어 기억이나 전달의 수단으로 삼는 방법은 잉카 문명 등 여러 다른 문화에서 널리 관찰할 수 있는 현상이지만, 이는 문자라기보다는 기억의 보조 장치라고 보는 편이 타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數)를 표시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색깔이나 매듭의 크기, 매듭 상호간의 거리 등을 사용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상징symbol의 원리이다.
더욱 특기할 만한 점은, 신농이 본래 농사신이며 수백 가지 풀을 맛보아 그 성질을 사람들에게 가르쳤다고 전해진다는 데 있다. 즉 결승은 농경시대의 것이고, 농경 이전의 도상 — 복희의 팔괘 — 에서 농경 이후의 상징 — 신농의 결승 — 으로의 변화는 미술사 영역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된다(구석기 시대의 ‘사실적인’ 그림과 신석기 시대의 추상화된 형상들을 비교해 보라). 그런데 인용된 글에서는 결승으로 인해 “각양각색의 사물이 매우 번다해지고 과장과 사기라는 것이 싹트기 시작했다”고 적고 있다. 비약하자면, 이는 (사물의 본질을 본뜬 팔괘의 시대에는 그렇지 않았으나) 자의적인 계약에 의한 기호는 “거짓말을 할 수 있다”(에코)는 것을 뜻한다. 시인을 추방해야 한다는 플라톤의 주장을 상기키는 구석이 있다. 이러한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창힐이 조수의 발자국을 본떠 세계를 만들었다고 한다. 말할 것도 없이, ‘발자국’은 그 주인의 지표 index이다. 그것은 자신이 지시하는 대상이 무엇인지뿐 아니라, 그 대상이 ‘거기에 있었음’ 역시 나타낸다. 즉, 그것은 어떤 의미로는 도상보다도 더, 지시대상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창힐은 결승이 잃었던 대상의 본질을 되찾은 셈이다.
다케야 마사야, 『창힐의 향연』. 서은숙 역. 서울: 이산, 2004.
베이컨, 프란시스, 『학문의 진보』. 이종흡 역. 서울: 아카넷, 2002.
가. 외국문헌
DeFrancis, John, The Chinese Language: Fact and Fantasy. Honolulu: University of Hawaii
Press, 1984.
Saussure, Ferdinand de, Course in General Linguistics. Roy Harris. Illinois: La Salle,
1983.
Saussure, Ferdinand de, Writings in General Linguistics. Trans. Carol Sanders and Matthew
Pires.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6.
ガスパール ․ ダ ․ クルス, 『十六世紀華南事物誌』. 日埜博司 역. 東京: 明石書店, 1987.
ゴンサーレス ․ デ ․ メンドーサ, 『シナ大王國誌』. 長南實 ․ 矢澤利彦 역. 東京: 岩波書店, 1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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