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장예모의 인생] 장예모의 인생 감상문
2. 선택, 결과 그리고 책임
3. 한 가족의 삶을 통해 본 중국의 현대사
4. 야만의 시대 속 개인과 역사와의 관계
5. 맺음말
장예모의 《인생》 - 지주의 아들로 태어난 부귀는 도박으로 가산을 탕진한다. 집문서가 넘어가던 날, 아버지는 충격으로 숨을 거두고 아내는 집을 나가 버린다. 그러나 곧 아내와 아이들이 돌아오면서 그는 밥벌이를 위해 그림자극을 시작한다. 국민당과 공산당간에 내전이 시작되자 부귀는 국민당 군대에 끌려가 군인들을 위해 그림자 놀이극을 연기한다. 어느 날 추위에 떨며 일어나 보니 눈으로 뒤덮인 들판 위에는 국민당 군인들의 시체가 가득하고 눈이 녹기 시작하자 이번에는 공산군이 들판을 차지한다. 공산군에게 그림자극을 보여주며 목숨을 유지하던 부귀는 전쟁이 끝나자 가족들에게 돌아간다.
얼마 후 중국에는 모택동의 대약진운동이 전개된다. 대약진운동이 한참인 어느 날, 그들은 공산당부역장이 학교에 온다는 말을 듣고, 부귀는 잠이 덜 깬 유경을 깨워서 업고 학교로 향한다. 가진은 졸리면 잠을 자야한다고 얘기하지만, 부귀에게는 아들이 잠을 자는 것보다는 공산당부역장을 맞이하는 것이 더 중요했던 것이다. 학교를 데려다 주면서 부귀는 아들 유경에게 이런 말을 한다.
“닭이 크면 거위가 되고, 거위가 크면 양이 되고, 양이 크면 소가 된다.”
이 말을 들은 아들은 다시 묻는다, “그럼 소가 되면 그 다음에는 무엇이에요?”라고. 이에 부귀는 그 다음은 「공산주의」라고 얘기한다. 그러면서 공산주의가 되면 모두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말까지 한다. 하지만, 결국 잠이 덜 깬 채 학교에 갔다가 담장 밑에서 잠을 자던 유경은 후진하는 군용트럭에 부딪혀 무너진 담벼락에 깔려 숨을 거두게 된다. 그렇지만 아이의 죽음 앞에서도 그들은 역사의 굴레를 원망하지 않는다. 가진은 부귀를 말리지 못한 것을 원망할 뿐이었고, 부귀는 부역장인 상훈을 원망할 뿐이었다. 그들 부부에게 있어서 자식의 죽음을 한 개인을 원망함으로써 치유하려는 노력뿐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 공산주의가 팽배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부귀가 그토록 자고 있는 아이를 깨워서 학교에 보냈을까? 자식이 부역장을 맞이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반혁명분자’라는 낙인이 찍히는 상황에서, 결국 그것이 자신의 죽음을 의미하는 상황에서 어느 누가 부귀과 같은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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