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영화감상문 비평감상문 영화 인생
영화 은 1994년 장예모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20세기 중국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한 서민 가정의 삶을 그렸다. 이 영화는 중국 소설가 여화의 작품 을 각색한 작품이라고 한다. 제목그대로 영화는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부귀라는 인물과 그의 가족에 대한 현대사 40년간의 인생이야기로 1940년대에서~1970년대에 이르기까지 장개석 국민당 군과 모택동 공산당 군 간의 국공내전과 문화혁명 등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한 가족의 삶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영화의 줄거리는 연도별로 나누어 살펴 볼 수 있다. 1940년대,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부귀는 도박으로 가산을 탕진한다. 집문서가 넘어간 날, 아버지가 충격으로 숨을 거두고 아내는 집을 나가 버린다. 그때부터 세상의 냉정함을 알고 새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곧 아내 아이들이 돌아오면서 그는 생계수단으로 그림자 극을 시작한다. 국민당과 공산당 간에 내전이 시작되자 부귀는 국민당 군에 끌려간다. 그러나 국민당 군이 모두 죽임을 당하고, 공산군에게 잡힌 부귀는 그림자극을 보여주며 목숨을 부지해 가정으로 돌아온다. 1950년대, 얼마 후 모택동의 ‘대약진 운동’이 시작되자 철 생산 할당량을 충당하기 위해 각 가정에서는 솥, 냄비, 수저 할 것 없이 모든 쇠붙이를 전부 걷어가고, 부귀는 그림자 극 도구까지 빼앗길 뻔하지만 다행히 철강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노동력 증진을 위해 그림자 극을 공연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와중에 부귀의 아들이 부귀의 재촉으로 잠이 덜 깬 채 학교에 갔다가 담장 밑에서 잠을 자다가 군용트럭에 깔려 숨진다. 1960년대, 다시 세월이 흘러 중국은 문화 대혁명을 맞이한다. 딸은 홍위병과 결혼을 하고 어느덧 해산을 맞아 병원에 입원하지만 의사들은 모두 반동분자로 몰려 거리로 끌려 나가고 병원에는 문화 대혁명의 선봉대 역할을 했던 학생들뿐이다. 딸의 출산을 어린 간호사들에게 맡기기가 불안한 부귀와 사위는 반혁명분자인 의사를 우여곡절 끝에 데려오지만, 며칠째 굶은 의사는 부귀가 준 만두를 급하게 먹다가 체해 실신해 버리고 경험 없는 어린 간호사들은 어쩔 줄 몰라 한다. 아이는 무사하게 태어나지만 딸은 과다출혈로 죽게 된다. 그리고 몇 년 후, 병석에 누운 아내를 손자와 사위가 찾아온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의 먹먹함을 지울 수 없었다. 부유한 지주로 살던 부귀가 도박으로 인해 한순간 모든 걸 탕진하고, 중국 사회의 변화로 인해 온 나라와 부귀의 가정까지 모두 변화를 겪게 된다. 이런저런 일을 겪고, 아들이 위원장의 차에 깔려 죽었을 때도, 딸이 애를 낳다가 어떤 조치도 받지 못하고 죽었을 때도 공산주의라는 체제 아래서 아무소리도 내지 못하고 그저 열심히 살아가려고 했던 부귀가 안쓰럽고 불쌍하면서도 어리석게 느껴졌다. 그러나 열심히 산다고 해서 인생이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인생은 어떻게 해서든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우리의 마음은 서글퍼지는 것이다. 이 영화는 역사와 개인의 관계에 대해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한 개인이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서 그는 행동의 제약이 생기고, 다른 사람들의 평가도 달라지곤 한다. 부귀는 1940년대까지 비단옷을 입었다. 하지만 세상의 변화로 인해 그는 허름한 옷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추위를 견디기 위해서 국민당 군복을 입고, 또 살아남기 위해서 공산당 군복을 입는다. 새로운 사회가 시작된 후 그는 죽을 때 까지 노동자의 옷을 입고 삶의 끝으로 향한다. 부귀는 일생동안 시류에 맞추어 옷을 바꾸어 입었다. 비단 옷도, 국민당 군복도, 노동자 옷도, 모두 부귀의 모습이고 인생이다. 부귀라는 인간자체는 그대로이지만 그가 어떤 옷을 입고 있느냐에 따라서 지주도 될 수 있고, 국민당도 될 수 있으며, 공산당의 혁명에 참여한 혁명분자도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밖에 살 수 없는 부귀의 마음도 편치 않았을 것이고, 시류에 맞추어 이동하는 것도 분명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살려면 어쩔 수 없는 것이 인생이고, 이런 삶을 사는 부귀가 불쌍해보였다. 이는 부귀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 역사는 다르지만 우리들도 부귀처럼 살아왔고, 아마도 계속해서 부귀처럼 살아갈 것이다. 역사라는 옷만 다를 뿐, 부귀와 입은 옷만 다를 뿐 인생의 모습은 별반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우리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꼽았다.
"지금은 작은 병아리만 하지만, 병아리가 크면 닭으로 변하고, 닭이 크면 양으로 변하고, 양이 크면 소로 변하게 돼 있단다. 그 다음엔?"
"네가 어른이 되는 거야."
앞의 부귀와 손자의 대화에서 감독은 아마도 사실적인 한 가정의 모습을 통해 당시 중국 사회를 비판하고, 공산주의가 이상이 아님을 깨달은 모습을 보여준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체제의 큰 벽을 뛰어넘을 수 없는 것을 아는 체념의 깨달음일 수도 있고 아니면 개인적인 비판일 수도, 새로운 사회가 도래하길 바라는 작은 희망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어떤 것이든 우리는 살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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