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상문 -
- 요약정리 -
나는 이 벽이야말로 18세기 지식인을 읽는 코드라고 확신하고 있던 차였다. 조선의 18세기 지식인들은 이처럼 벽에 들린 사람들, 즉 마니아적 성향에 자못 열광했다. 너도나도 무언가에 미쳐보려는 것이 시대의 한 추세였다. 이전 시기에는 결코 만나볼 수 없던 현상이다.
1. 벽(癖)에 들린 사람들
굶어 죽은 천재를 아시오? - 독보적인 천문학자 김영
김영(金泳, 1749~1817), 내가 그와 처음 만난 것은 연세대학교 도서관이 유일본으로 소장하고 있는 항해(沆瀣) 홍길주(洪吉周, 1786~1841)의 문집에 대해 해제를 쓰면서였다. 벌써 10년 저쪽의 일이다. 자술(自述)에 따르면 홍길주는 7~8세 때 기하학을 배우기 시작하여 12세 때 이미 연립방정식의 해법 및 제곱근과 세제곱근의 풀이, 피타고라스의 정리 등을 완전히 해득했을 만큼 수학과 기하학에 조예가 깊었다. 특히 그의 『호각연례(弧角演例)』는 황도와 백조 상 해와 달의 운행을 예측한 것으로, 유클리드의 평면기하학을 넘어선 구면삼각법(球面三角法)의 난해한 이론을 소화하여 천문학에 활용한 것이다. 스물아홉(1814)에 착수하여 23년 뒤인 쉰둘(1837)에야 완성을 본, 한국 과학기술사에서 간과치 못할 특이한 저술을 완성한 후, 홍길주는 자신의 수학 선생인 김영에게 보여줄 생각이었으나, 불행히도 그가 세상을 뜨는 바람에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을 못내 애석해했다.
홍길주가 쓴 『김영전(金泳傳)』에 따르면, 김영은 인천 사람으로 신분이 미천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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