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문교육론] 문장강화(서평) 열린 시대에서 높은 안목으로 문장을 말하다
2. 열려 있는 문장론
3. 주관성의 강조
4. 시대성의 파악
5. 정리하며
이태준은 그 자체로도 서구 문물에 대한 동경을 지닌 스타일리스트였다. 세련되고 아름답고 정제된 것을 추구하는 그의 성품이 이 책에도 빠짐없이 반영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아름다운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이것이 품격있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객관적인 이론이나 논거가 제시되지 않은 채 자신의 기준에 따라 문체를 선별하고 가른다.
이것은 난리로 궁궐을 떠나 계시던 선조 대왕께서 역시 다른 피난처에 있는 셋째따님 정숙옹주에게 보내신 편지다. 얼마나 마주보고 말한 듯 씌어진 문장인가. 말하듯 쉽게 씌어졌다 해서 품이 없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어떤 문자로 쓰든 이렇게 간략하면서도 이만큼 품이 높기도 드문 것이다.
이 글에서는 어떠한 논거도 더 이상 제시되지 않은 채 이태준의 '그렇다'는 말 한 마디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러이러한 점에서 품이 있다고도, 이러이러한 점에서 아름답다고도 말하지 않는다. 뛰어난 작가로써 이태준의 안목이 높음은 짐작하지 않고도 알 수 있는 바이지만, 지나치게 높은 안목으로 세련되고 정제된 글만을 추구하고 포용하다보니, 다양한 것을 포괄하는 안목은 부족해 보인다. 따라서 민중의 역동성을 포함하는 문체나 해학미가 배제된 것은 이 글의 문장이 지나친 정제와 교양을 추구하다보니 간과한 하나의 측면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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