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주의라는 현상에 대한 본격적인 학문적 연구는 칼튼 헤이즈, 한스 콘, E. H. 카아 등 20세기의 역사가들에 와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단순한 역사적 서술이나 유형적 분류가 아닌 ‘이론’의 탐구는 오늘날까지도 드문 편인데, 그런 점에서 콘이 시도한 개념규정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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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는 민족주의란 18세기 후반 이후에 나타난 것으로, 프랑스 혁명은 이 새로운 운동에 동적인 힘을 증대시켜주며 처음으로 크게 표명되게 하였다. 그러나 민족주의는 18세기 말 서로 떨어진 유럽 여러 나라들에서 거의 동시에 나타났었다. 즉, 프랑스 혁명이 민족주의의 강화와 그 확산을 가져온 강력한 원인이긴 했지만 그때가 민족주의의 출생 시점은 아니었다. 모든 역사적 운동과 마찬가지로 민족주의도 과거에 뿌리가 있다. 민족주의 출현을 가능하게 했던 여러 사건들은 그것이 한데 모여 민족주의를 형성하기 수세기 전부터 성숙해가고 있었다. 이들 정치적 ․ 경제적 ․ 지적 여건의 성장은 오랜 시간이 걸렸고 나라에 따라 진행 속도도 달랐다.
민족주의는 국민주권 사상의 발전, 즉 통치자와 피치자의 지위 및 계급과 신분제도의 철저한 수정이 없이는 상상도 할 수 없다. 전통적인 경제활동은 왕실․궁정 중심의 문명으로부터 민중의 생활, 언어 및 예술로 눈을 돌리게 된 제3계급의 발생으로 붕괴되어야만 했다. 그들 제3계급들은 귀족이나 성직자보다 전통의 구속을 덜 받았으므로 새로운 것을 열망하는 새로운 세력을 대표하며 언제라도 과거와는 결별할 자세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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