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고양이대학살을 읽고
( 로버튼 단턴 저. 조한욱 옮김. 문학과 지성사. 1996. )
어느 이름 모를 파리의 한 인쇄소. 그 곳에서는 고양이(인쇄소 주인의 고양이를 포함한)와 인쇄소 노동자들 간에 갈등 아닌 갈등, 대결 아닌 대결 구도가 일찌감치 펼쳐지고 있었다.
인쇄소 노동자들의 복수전으로 막을 내린 이 이야기. 지나간 전설-그것도 거창한 것이 아닌-을 잘 알고 있는 파리의 한 할아버지에게서나 들을 법한 이야기. 결코 역사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던 이러한 이야기들이 역사라는 이름을 조심스레 들고 내 앞으로 다가왔다. 난롯불 옆에서 듣던 뿌리 없는 옛날 이야기와 먼지 풀풀 나는 문서 기록, 그 사이를 헤집고 이제 이유 있는 역사가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이다. 당당히 '고양이 대학살' 이라는 이름을 달고서.
사람들의 고정관념이란 참 무서운 것 같다. 어느 새 우리의 생각 속에서 역사는 크고, 방대하며, 여러 이름난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것도 아니면 사소하게나마 현재 우리의 삶에 영향을 주었던, 그런 사건들이었다. 이런 고정관념 속에서 갑자기 등장한 고양이 대학살. 대학살이라고 해봤자 파리의 한 인쇄소에서 일어난 소동에 불과한 이 이야기를 두고 우리는 새롭게 역사를 바라볼 수 있을지...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면서 이 책을 멀찌감치 바라봤다. 그러다 내린 결론. '그래, 어디 한번 읽어보자. 시비 거리를 한번 찾아보자.' 처음의 내 의도는 이렇게 불순한(?) 것이었다.
저자는 처음부터 고양이 운운하지 않았다. 1장에는 민담들 속에서 보이는 18세기 농민의 삶과 그들의 생각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다른 나라(독일이나 영국)의 민담과 비교하면서 프랑스적인 민담의 특징을 살펴본다.

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