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 언어를 매재로 한다는 점에서 언어에 대한 연구는 필연적으로 요청된다. 그러나 문학을 보는 관점에 따라 언어의 어떠한 측면에 중점이 놓이느냐 하는 초점은 달라진다.
언어에 주체가 개입됨으로써 언어는 대상적인 성격을 벗어나 담론(discours)의 차원으로 전환된다. 소설의 언어는 이러한 담론구조의 일종이다. 따라서 소설의 언어를 논의하는 방식도 이러한 담론차원의 것이라야 한다.
염상섭 소설의 언어를 담론의 차원에서 살펴보려는 이유는 결국 살아 있는 문학 언어의 면모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방법론에서 문학의 언어와 언어학에서 대상으로 하는 언어의 성격이 각각 다르다는 점을 드러내는 결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는 염상섭 소설의 성격을 가장 극명히 보여주며, 리얼리즘소설의 높은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서는 의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성격과 그 인물의 이념과 사상들에서 의 담론적 특성을 분석해 보고, 담론의 구조가 드러내는 소설적인 의미를 살펴보기로 한다.
2. 대화와 서술의 관계
의 담론 특징 중 하나는 대화와 서술이 규칙적으로 교차한다는 점이다. 이는 당시 소설에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어법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할 수도 있다. 대화를 일단 제시한 다음에 작가의 전지적인 시점으로 서술을 덧붙이는 것이 에 나타나는 담론의 한 특징이다. 이는 타인의 말을 제시함으로써 이중적인 목소리가 가능하게 해 놓은 다음 다시 “화자의 최종적인 의미상의 판단의 표현으로서의 직선적이고 직접적으로 그 대상 자체를 지향하는 말”로 만듦으로써 단일 언어적으로 전환된다. 작가가 다중적인 시각을 마련하면서도 단일 언어적인 특성을 드러내는 면모이다. 이는 전작품을 통해 일관되게 드러나는 면모로서 작가의 관점이 일관성을 띠게 되고, 따라서 언어는 집중화되는 양상을 드러내게 된다. 다음과 같은 대화의 예를 보기로 한다.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대루 내버려 두시면 어떻게 합니까?”
덕기는 말을 꺼내기가 거북한 것을 억지로 부리를 땄다.
“내버려두지 않으면 어떻게 하니? 내 처지도 처지요, 제가 발광을 하고 떨어져 나간 것을······”
“말눈치가 그렇지 않은가 보던데요. 어쩼든 아버지 체면만 생각하시고 거기 달린 두 사람 세 사람을
희생해 버리시고 마는 것은 아무리 아버니께서 하신 일이라도 저는 큰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덕기는 당돌히 하고 싶은 말을 꺼냈다.
“네가 참견할 것 아니야!”하고 부친을 소리를 친다.
염상섭전집」4, 민음사, 1987
권영민 편, 「염상섭연구」, 민음사, 1987.
김승환, 「염상섭 소설에 나타난 家族中心의 人間像考」, 서울대석사논문, 1983.
김윤식, 「염상섭연구」, 서울대출판부, 1987.

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