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의 이해]정지용 백록담 시평
뻐꾹채꽃, 암고란, 백화, 도체비꽃, 말, 소 풍란, 꾀꼬리, 휘파람새, 물푸레, 동백, 떡갈나무의 모습처럼 ‘산’이 내포하는 자연세계는 신화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것은 마치 동양사상의 ‘무릉도원’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한 것이다.
이처럼 작가는 ‘산’이라는 공간에 자신을 몰입시키며 걷던 도중 마침내 별 속을 걷는 것만 같은 착각 속에 빠지면서 그 아름다움에 취하여 기진하게 된다. 바로 여기서 작가는 육체의 세속적인 지배력을 해소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며 ‘산’과 하나가 된다. 즉, 구체적 사물인 ‘산’의 묘사를 통해 그가 꿈꾸어 왔던 추상적인 황홀경의 꿈을 간접적으로나마 맛보게 된 것이다.
특히 6연에서 ‘산’을 마소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말과 소가 한데 어울려 사는 환상적 공간으로 그린 것은 해발 6천 척만큼의 격차로 속세와의 단절된 거리를 드러내며, 작가가 소망하는 자연과 인간이 합일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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