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시기에 이르면 결혼을 하는 것이 적절하고 당연시되는 행위로 기대된다. 결혼을 하지 않을 경우에 주위로부터 염려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나가서 성인으로 대접받기 어렵게 여겨지기조차 한다. 인류 역사에 오래 전부터 가족이라는 제도가 존재했다. 요즈음에 들어와 가족의 위기 혹은 가족의 해체 현상을 논의하고 있지만 정상적인 삶에서는 여전히 결혼 및 가족 생활이 중요 구성 요소이다. 이렇게 가족 제도가 인류 역사만큼이나 오래 되었다면 필시 이것이 우리의 삶과 맺는 불가분의 어떤 중요한 역할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이 무엇 때문에 결혼하고 가족을 이루는가 하고 질문한다면 바로 다음에서 정리한 가족의 주요 기능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가족의 모든 기능을 직접 의식하면서 결혼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나, 잘 생각해 보면 이러한 가족의 기능 혹은 역할 때문에 결혼하려고 한다.
1) 경제적 의미
여성과 남성이 결합하여 가족을 이루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데서 출발한다. 과거 농경 사회에서는 가족 내에서 생산과 소비가 모두 이루어졌다. 산업 사회가 되어 직업 현장과 가정이 분리되면서 가족의 생산적 기능은 약화되었으나, 소비의 기능은 여전히 가족의 고유 영역으로 남아 있다. 가정 밖에서 생산 활동을 담당하지 않는 여성들의 경우 소위 ‘평생 직장’으로서 가정의 소비 생활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일은 중요하다. 여성이 집에서 하는 가사 노동을 시장을 통해 구입할 경우 엄청난 비용이 든다는 점을 고려할 때, 비록 임금을 받고 일하지는 않지만 가사 노동은 가족 경제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
가족(가구)은 경제적 복리의 최소 단위이다. 즉 남편 혹은 부인 개개인의 개인적 수입으로서 물질적 풍요의 정도가 개인적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벌어 온 돈을 함께 쓰면서 물질적 생활을 유지한다. A씨가 잘사는 것이 아니라 A씨의 가족이 잘사는 것이며, A가 잘살면 당연히 A씨의 부인은 잘사는 것으로 되고 그 자녀들도 잘사는 것으로 된다. 여성이 경제력 있는 남편을 잘 만나야 한다는 말은 여기에 연유한다.
그러나 과거 남성 가장이 단독으로 벌어 가족을 부양한다는 가치관이 깨어지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현재 30-40대 주부의 거의 50%가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남녀 공히 가족의 경제활동을 책임지는 맞벌이 부부의 가치관이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남편이 경제력이 있다고 하여 여자가 팔자를 고치는 것이 아니라, 여자도 자신의 경제적 활동 능력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며 남편은 돈을 잘 버는데 부인은 돈을 벌어 오지 못하면 여성이 남성과 동일한 의미에서 마음 편하게 잘 살 수 없으며, 결혼이란 여성의 ‘평생 직장’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으로 되어 가고 있다.
2) 교육 및 사회화 기능
가족은 다음 세대로서 자녀를 낳고 부양하고 이들이 성인이 될 때 가지 가리키고 사람이 되도록 사회화시키는 기능을 한다. 학교의 역할이 커지면서 가족의 사회화 기능은 약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가정 교육의 중요성은 적지 않다. 가족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학교 교육을 아무리 잘 받아도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것은 어려우며, 거꾸로 많은 사회문제가 궁극적으로 가족 문제로부터 연유한다. 즉 가정이 잘 되면 사회가 잘된다는 말은 여전히 진리이다.
한편, 자녀를 적게 출산하려고 하면서 자녀 중심으로보다는 부부 중심으로 가족 생활이 운영되는 경향이 높아지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자녀는 가족을 구성하는 가장 큰 요소 중의 하나이다. 자녀 때문에 가족을 버리지 못하고 살고 있고, 자녀 때문에 열심히 일하고, 자녀의 성장 속에서 삶에 보람을 갖는 사람들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많은 미혼 남성과 여성들이 아이들을 양육하는 가정을 부러워하면서 늦게나마 결혼을 하려고 한다.
3) 위험 보장의 기능
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예상되는 혹은 예기치 못한 많은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 빠졌을 때 혼자서 모두 해결해야 한다면 인생이 매우 험난하게 느껴질 것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이러한 위험에 미리 충분히 대비하기도 하나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가족은 서로간에 어려움에 빠졌을 때 다른 어떤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 가장 먼저 의지하는 곳이다. 노령이 되었을 때, 혹은 아플 때, 혹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빠졌을 때에 가장 먼저 가장 크게 의지하는 곳은 나의 배우자와 내 자녀들이다. 보험 혹은 사회보장제도와 같이 삶의 위험에 대한 다양한 보장 장치가 발달한 오늘날에도 가족은 가장 직접적이며 효율적인 위험 보장 기능을 제공한다.

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