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범죄 반드시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
법 조항 그 어떤 곳에서 경제적 능력이나 정치적 입지에 따라 차등해서 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문구는 없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만큼은 아직도 법은 일반 국민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유리하게 해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에 민노당의 노회찬 의원이 발언한 ‘직업의 귀천은 없는 것이지만, 유독 한국 사회에서는 정치가는 한국의 정치를 발전시켰다는 명분으로, 대기업의 총수들은 국가 경제를 발전시켰다는 이유로 법의 선처를 받는데, 국민들은 자신의 직업에 소명을 다하며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이유로 법의 선처를 받는 일이 없다.’라는 말이 한국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한국 사회의 현실은 양극화에 따른 사회적 분열을 더욱 가속화하는 등 사회통합의 저해요인이 되고 있다.
이번 정몽구 현대기아 자동차 회장의 구속 사태나 삼성 에버랜드 주식 편법 증여 사태에 있어 이건희 삼성 회장에 대한 신문의 논조도 대부분 이들이 구속되는 상황에서의 기업과 국가의 이미지 하락과 경제적 손실을 크게 부각시키면서 법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국익인지, 현실을 감안한 선처가 국인인가에 대해 신문들의 정치, 사회적 지향점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들 기업은 몇 천억원의 돈을 사회에 헌금하겠다는 의사를 내보이며 마치 돈으로 한국 사회와 타협을 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과연 이들 대기업 범죄를 법과 원칙에 따라 처벌하는 것이 한국 사회의 공익에 비추어 볼 때에 해가 되는 것인가?
한국은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사회이다. 초기의 자본주의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지만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와의 경쟁을 통해 분명 최고는 아니라도 최선의 체제라는 역사적 승리를 거두었다. 하지만 자본주의 체제가 건전하게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회의 평등이라는 큰 원리만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만약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능력과 노력에 따른 결과가 아닌 부모의 재산, 인종 등과 같은 외부 환경적 요인에 따라 자신의 미래가 정해진다면 필연적으로 극심한 경쟁을 통한 능력에 따른 부의 분배를 추구하고 있는 자본주의는 그 정당성과 토대를 잃고 말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대기업의 범죄, 특히나 그룹의 경영권 계승을 위해 불법적으로 자행되는 비자금 조성과 같은 행위는 한국 사회의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큰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이며 기회의 평등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큰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대기업 범죄의 큰 문제점 중의 하나로 대기업이 가지고 있는 막대한 권력과 자본의 우위를 통해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 시장에서 우위를 가질려는 행위들을 들 수 있다. 앞서 밝힌 것과 같이 기회의 평등이 보장된다면 법의 테두리 내에서 한 기업이 자신들의 효율을 극대화하여 시장에서 우위를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대기업들은 한국의 개발독재의 상황에서 정치권의 비호를 받으면서 자신들의 덩치를 키어왔다. 즉 공평한 경쟁을 통해 기업을 발전시켜 온 것이 아니라 국가적인 지원의 바탕으로 경쟁에서 이겨왔던 것이다. 앞서 말한 삼성, 현대가 낸다는 사회발전기금에 대해 생각해 보자. 과연 이들 기업이 마치 이렇게 돈을 많이 내고 한국 사회 경제발전에 큰 공헌을 한 우리를 처벌할 수 있는가라는 형태의 태도를 보면 그동안 이들 기업을 위해 희생했던 한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초기에 한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다른 기업에 비해 단순히 정치적 비호를 받았다는 이유로 이들에게 집중된 은행권의 금융 대출은 한국 국민들의 저축으로 충당되었고 심지어 이들이 빌린 돈의 이자를 국가가 대신 갚아주기도 하였다. 또한 수출 우선주의 정책으로 한국 국민들은 같은 기업이 생산한 것이라도 낮은 질의 제품을 높은 가격으로 사용하면서 노동에 있어서도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또한 경제개발 계획이라든지, 중공업 육성 정책을 통해 인프라의 구축과 기업이 필요한 법제의 마련 등 한국 사회는 이제까지 일방적으로 대기업들을 위해 희생을 해왔다. 즉 한국 사회의 기업, 특히 대기업들은 자신들의 노력만으로 오늘날의 성장을 이루어낸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희생을 통해 성장을 이루어냈고, 이러한 성장을 통해 이제는 공평한 경쟁을 통해 발전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정치권이나 법의 비호아래서 승리가 확정된 시합을 하려고 하는 것은 분명 자본주의 사회의 발전에 역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권한이 크면 클수록 그에 걸맞게 큰 책임이 뒤따른다. 한국의 대기업들은 한국 사회의 일방적인 희생 아래서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획득해왔고 한국 시장에서 독점적인 우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 대기업 중심의 개발독재의 성공으로 한국 사회는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구 사회의 발전과 인식에 상관없이 기존의 대기업들은 아직까지도 개발독재 시대의 향수에 빠져있는 것 같다. 법을 악용하여 불법적인 경영권 승계라든가, 정치권의 비호를 위해 불법 비자금의 조성, 부와 권력을 이용하여 불법적인 시장지배력의 추구의 모습 등 대기업은 자신들의 권한에 뒤따르는 도덕적인 책임이나 기업경영윤리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들 대기업의 횡포를 일반 국민들이 저항하기에는 오늘날의 대기업은 너무나 거대하다. 따라서 사실상 대기업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은 법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삼성과 현대의 불법 경영권 계승이나 비자금 조성에 대한 수사에 대한 나름의 성공으로 얼마 전에는 신세계 그룹이 총 일조원에 이르는 경영권 승계에 따른 세금을 내겠다는 공언을 했다. 한국 사회는 양극화의 추세에 따라 극심한 사회분열을 겪고 있다. 이를 자본주의 사회의 실패로 보고 안 보고는 개인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양극화가 기회의 평등이 이루어지지 않고, 공평하지 못한 경쟁에 연유하는 것이라면 한국의 자본주의는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한국 사회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법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한국의 자본주의와 대기업들에게 엄격한 법 적용을 통하여 국민들이 기업과 법, 나아가 자본주의체제와 한국 사회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는 확실한 구심점 역할을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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