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범죄 법과 원칙 이 해법이다
최근 검찰은 경제적 파장을 우려하는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금까지 사법부는 대기업 총수를 비롯한 재벌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처벌할 때 그들의 국가경제 기여도를 감안해 상당부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경제적 파장을 우려하는 현실론에 더 무게를 둔 까닭이었다. 하지만 이번 현대차 수사 사건을 통해 검찰은 대기업의 총수도 예외를 두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재벌들의 ‘경제위기론’이 ‘정의론’에 밀린 것이다. 이런 검찰의 결정은 국가의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준법정신과 사회적 통합을 굳건히 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대기업 범죄의 처벌은 우리 기업의 전근대적인 경영 풍토를 버리고 기업 투명화를 향하는 첫걸음이다. 경제지 ‘매일경제’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기업들에 불신감을 갖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기업의 지배/경영구조의 불투명성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가 대기업의 불법비자금 조성이나 불법상속을 눈감아준다면 기업 투명경영의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질 것이다. 물론, 정몽구 회장의 구속은 단기적으로 현대차 브랜드를 훼손시켜 현대 자동차 판매율을 감소시킬 것이고, 현대차의 하청 중소기업들도 경영난을 겪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대마불사의 사고에서 벗어남으로써 오히려 기업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오죽하면 정 회장 수사가 계속 이루어짐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의 주가가 상승하는 것이겠는가. 그만큼 이 사건이 현대차가 ‘1인 경영’에서 벗어나 주주들의 참여를 반영하는 효율적인 시스템 경영을 증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의식하고 기대한다는 것이다. 현대차 총수 구속으로 인한 경제적인 손실은 현대차를 포함한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기 위한 진통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대기업의 처벌은 사회 전체의 준법정신을 굳건히 하는 면에서 필요하다. 법은 국민 모두가 똑같이 지키라고 만들어 놓은 것이다. 힘없는 노동자와 농민의 생존권 투쟁에는 법대로를 강조하다가 지도층 인사들, 소위 ‘화이트 칼러’범죄에 대해서는 불구속 수사가 적용된다면, 누가 법을 지킬 것인지 의문스럽다. 국가가 법의 적용을 사회 지도층 인사들에게만 ‘고무줄처럼 늘어 났다 줄어 들었다’ 한다면 당연히 국민의 신뢰를 얻기 힘들 것이고, 국정을 제대로 운영하기도 힘들다. 법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똑같은 적용을 받아야 하며, 오히려 사회지도층의 비리는 국가 전체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훨씬 심하기에 이 점은 더 강조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일반국민들도 법의 정의로움과 불편부당함에 감복하여 법을 솔선수범하여 지킬 것이다.
대기업 범죄의 처벌은 글로벌 경쟁 체제에서 장기적인 국가 경제 성장을 도모하고, 법치주의 사회를 굳건히 하기 위해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은 대기업 범죄 처벌이 ‘기업 죽이기’로 이어지면 안 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기업들에게도 법을 준수할 만한 환경과 인센티브를 어느 정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 경제연구원은 “상속세를 강화해 경제적 기회균등을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대기업의 정당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지나치게 높은 상속세를 낮춰야 한다고 제기했다. 경제연구원이 이런 발언을 한 만큼 심각한 상속법에 대해 정부와 입법부는 한번쯤 고찰을 해봐야 할 것이다. 대기업 범죄 처벌은 경제성장과 법치주의라는 공익을 위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적인 목적 등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대기업 범죄 처벌의 기준과 공정성에 대해 신중한 검사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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