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 차 ■
Ⅰ. 머리말 ......................................................... 2
Ⅱ. 「멍게 뒷맛」
1. ‘나’와 ‘당신’으로 표현되는 불완전한 여자 ................... 2
2. ‘울음소리’와 ‘멍게’로 표현되는 삶에의 욕구 ................. 5
Ⅲ. 「그림자 상자」
1. ‘칼’과 몸의 실존적 담론 ...................................... 8
2. ‘배꼽’과 새로운 삶에 대한 욕망 ............................... 8
3. 불리지 않는 이름과 ‘상여’..................................... 9
4. 깜빡거리는 불빛과 망치, 그리고 새것에 대한 집착 ............... 10
Ⅳ. 근원 회귀의 욕망, 그 좌절된 서사
1. 가족 상실의 트라우마(Trauma) .................................. 10
2. 소통, 그 불가능한 꿈 ......................................... 12
Ⅴ. 맺음말 ........................................................ 13
참고문헌 .......................................................... 14
Ⅰ. 머리말
2000년 「바늘」로 등단, 2003년 〈황순원 문학상〉 최종심에 오른 「명랑」, 2004년〈이상문학상〉추천작 「멍게 뒷맛」, 2004년 〈올해의 예술상〉 최우수상 수상작인 소설집 『명랑』. 등단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나열된 기록만 보아도 천운영 소설의 특이성이 이미 주목되어졌음을 알 수 있다. 첫 번째 소설집인 『바늘』을 통해서 사람들은 천운영 소설에 야생성의 미학이라는 용어를 붙여주었었다. 그 말이 무색하지 않게 천운영의 글은 지금껏 주목되지 않은 여성의 모습들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음식을 날로 먹는 그녀들, 폭력적인 그녀들 등, 그로테스크하기까지 한 여성들의 모습은 같은 여성에게까지 기이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그러한 여성들의 모습은 천운영 소설을 지배하는 요소 중 하나인 비정상적인 가족관계에서 온 경우가 대부분이다(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바로 기이한 관계 속에서 충족되지 못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는 등장인물들이 자신들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다. 천운영은 비정상적인 가족관계를 두 번째 소설집 『명랑』에도 가져왔다. 『명랑』에서는 그 관계뿐만 아니라 삶과 죽음이라는 다소 묵직한 주제를 다루었는데, 비정상적인 가족관계 속에서 그 문제는 독특한 양상으로 드러나게 된다. 그 중 우리는 「멍게 뒷맛」과 「그림자 상자」를 통해서 그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멍게 뒷맛」에서는 ‘당신’의 불행을 통해 삶을 유지하는 ‘나’와 엄마로부터 버림받은 기억을 가진 ‘당신’이라는 두 여자를 통해서 이야기해볼 것이며, 「그림자 상자」에서는 칼에 찔림으로써 재탄생하고 싶어 하는 ‘여자’와 부모로부터 버려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진 이름 없는 ‘남자’를 통해서 살펴볼 것이다.
본 考는 각각의 소설의 분석을 통하여 두 소설의 합의점인 ‘근원으로의 회귀와 좌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Ⅱ. 「멍게 뒷맛」
1. ‘나’와 ‘당신’으로 표현되는 불완전한 여자
천운영의 소설 속 여성들은 한결같이 아름답지 않다. 대부분이 추한 외모를 지니고 있다. 「멍게 뒷맛」의 서술자인 ‘나’ 역시 결코 아름답다고 할 수 없는 외모를 가지고 있다. 천운영의 소설 속에서 나타나는 수많은 여자들 중, 특이하게도 아름다운 여자인 ‘당신’을 만났을 때, 쓰레기봉투를 가지고 나온 ‘나’를 통해서 ‘나’의 아름답지 못한 이미지는 생성되어 버린다.
당신이 내 앞을 지나갈 때 마침 봉투 옆이 터지면서 쓰레기가 쏟아졌다. 냉장고에서 뒹굴던 썩은 양파와 묵은 김치가 뒤섞인 쓰레기에서는 시큼한 냄새가 났다.
「멍게 뒷맛」『명랑』, p. 73
‘시큼한 냄새’, 이것이 ‘나’를 표현해주는 냄새이다. 37세의 여자인 ‘나’는 결혼하지 않았으며, 가족과 함께 살지 않는다. 또한 그녀의 직업은 자신의 행복을 위한 꽃이 아닌 다른 이의 행복을 축하해주는 꽃인 ‘폐백용 오징어 꽃’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가 가지고 있는 직접적인 냄새는 ‘찝찔한 오징어 냄새’이며, 이 냄새는 본래 그녀에게 별다른 느낌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당신’을 만난 순간, ‘나’는 ‘당신’이라는 생기발랄하고 경쾌하며 아름다운 그녀에게 적의를 갖게 된다. 그것은 ‘나’가 ‘당신’을 인식한 순간 자신이 ‘썩은 양파’, ‘묵은 김치’와 같은 ‘시큼한 냄새’를 가진 결코 아름답지 않은 여자라는 사실을 상기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잘 묶여 있던 봉투와 같이 표면적으로 떠오르지 않았지만, ‘당신’을 만난 순간 봉투의 옆이 터지는 것과 같이 표면으로 부상한다.
일단 ‘나’의 냄새를 깨달은 ‘나’는 ‘당신’에게 적의를 가진 채 ‘나’는 ‘당신’의 “보드랍고 따뜻한 손”에 자신의 “나무등걸처럼 거칠고 투박”한 손이 닫는 것을 본능적으로 피한다. 이것은 ‘나’와 ‘당신’이 같은 종류의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결코 ‘나’처럼 추한 여자가 아니라 누구나가 뒤돌아 볼만치 아름다운 여자다. ‘나’의 이러한 확신에 가까운 생각은 ‘당신’과 길을 걸을 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보고 “파충류의 눈과 비늘을 상상”할 지도 모른다는 상상으로 다가오게 된다. 결국 이러한 외모에 따른 콤플렉스에 따라 ‘나’는 ‘당신’에 비해 불완전하다고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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