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지는 삶이 아니라 살아가는 삶을 살자
솔직히 말하면, 자기계발서 책을 싫어한다. 대학생이 되자마자 "20대에 해야 할 일", "20대 여자가 사는 법", "성공 비결" 등등 내가 궁금해 하는 모든 걸 말해줄 듯 제목을 가진 책들을 찾아보았지만 매번 실망뿐이었다. 대부분 소위 "비결"이라 하는 것을 "부지런해져라." 등으로 너무나 당연한 것을 내건다거나 지나치게 추상적으로 뭉뚱그려 말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은이는 공자나 맹자처럼 바른 말만 하고 있지만 이 지은이는 과연 이 법칙이나 비결을 지키고 살까 하는 것이 의문이었으며, 성공하려면 이런 식으로 해라 하고 남에게 말할 만큼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하고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계발서 책을 멀리하다가 어느 덧 3학년에 접어들어 이번에는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서 선택한 책이『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비결』이다.
이 책을 펴기 전에 궁금했던 것은 성공하는 사람들이라고 그룹화 하였을 때 성공의 기준을 어디에 두었을 지였다. 재벌 총수들의 공통점을 묶은 후 경제적인 가치에 놓았을 지, 명예 있는 삶을 사는 사람을 묶은 후 사회적 지위에 놓았을 지, 혹은 아예 사회적 여건과는 관련 없이 스스로 행복한 삶을 산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였을 지 궁금하였다. 책을 다 읽고 난 뒤인 지금 답을 말하자면,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을 성공적인 삶이라 하였다. 가정에서 있는 사례부터 시작하여 기업에서 벌어진 사례까지 총 망라하기 때문에 경제적이나 사회적이나 높은 사람만을 성공하는 사람이라 일컫진 않았다.
"성공"의 기준을 오직 경제적인 것에만 두는 다른 책과는 현저히 다른 것부터 신선한 충격을 받았는데, 또 하나 다른 점이 있었다. 기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기초, 그 기저를 알려준다는 것. 물론 내가 원했던 콕콕 집어 주는 방법론이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차라리 "부지런해져라."라고 말하는 진부한 자기계발서보단 훨씬 나았다. 스티븐 코비는 단호하게도 말하고 있었다. "작은 변화만을 원하는 것이라면 지엽적인 태도, 행동 조절로 가능하다. 하지만 큰 변화를 원한다면 내면부터 즉 패러다임을 변화시켜라." 누구나 끄덕일만한 설득력 있는 말이다.
습관 7가지를 소개하면서 앞 장에는 도형을 이용한 구조도가 항상 나온다. 처음에 보면 이게 뭘 상징하는 것일까 하고 궁금해 했지만 습관1, 습관2, …를 다 읽다보면 순간 "아~ 이 말을 하고 있는 거구나." 하고 알 수 있다. 스티븐 코비는 모든 것을 기초부터 찾고 있다. 내면에서부터 시작하라는 것부터 인간관계의 승리보다도 개인의 승리를 강조하고 있으며,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기법보다는 성품을 먼저 갖춘 후 임하라고 말한다. 당장에 자기계발서를 잡아 든 독자들이 느끼기에는 먼 얘기일 수도 있고 도덕책을 한 권 읽는 느낌일 수도 있겠지만 나 같이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읽은 사람에게는 꽤 와 닿았다.
특히 습관 형성 부분에서 아폴로 호를 빗댄 것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인공위성을 발사할 때는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며 과정도 꽤 고달프지만 일단 궤도에 진입하기만 하면 중력으로부터 벗어나기 때문에 free해진다. 이것은 습관 형성 시에도 마찬가지인데 처음에 형성할 때는 상당한 의지력이 요구되지만 나중에 정착되기만 한다면 적은 노력에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헬스클럽에 가입한 지 이틀 째 되는 나에게 이것은 반짝이는 영감이었다. 일단 집에서 나가는 것부터가 귀찮고 다음에 할까?라는 유혹과 싸우는 게 힘들지만 운동하는 것 역시도 습관이 된다면 쉬운 일이 될 거라고 적용해보기도 했다. 스티븐 코비는 그냥 말로만 풀어 쓴 것이 아니다. 온갖 구조화와 함께 공식화 한 것도 많다. 특히 습관=지식+기술+욕망이라고 하면서 어떠한 것을 습관화하기 위해서는 이 3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이것에 맞추어 나도 특정 행동을 습관화 할 때 그것에 대한 지식, 기술, 또 하고자 하는 욕망을 갖추었는지 확인해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사람은 의존적 단계에서 독립적 단계로, 마지막에는 상호의존적 단계로 가는데 상호의존적 형태가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고 하였다. 시너지효과를 말하는 것인데, 현대사회에서 독립성만을 강조하고 혼자서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겐 꽤 생각할 거리를 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우리 학교에서 하는 조별과제, 개별과제가 떠올랐다. 과제를 내줄 때도 조별 과제를 꺼려하는 사람이 꽤 많다. 하지만, 이 부분을 읽는다면 독립성이 전제가 되기만 한다면 오히려 조별 과제를 하는 것이 우리의 인지능력에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점은 독립성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습관1을 말할 때는 나에게 경종을 울리는 말이 많았다. 가장 나에게 자극적이면서 도움이 되는 chapter라고 할 수 있다. 나는 꽤 주도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해야 하는일을 하기 보다는 하고 싶은일을 이뤄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일례로 날씨에 따라 기분이 좌우되는 사람조차 주도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날씨에 자신의 기분 권한을 양도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 때 최근에 읽은 공지영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가 떠올랐다. 이 책에서도 공지영은 말한다. 우리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그 사건 자체가 아닌 하나의 "표상"일 뿐이라고. 그런데 이 "표상" 자체도 자신이 만든 것이므로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것은 자신뿐이라고 말한다. 즉, 우리가 연인과 헤어졌을 때 슬퍼하는 것은 헤어짐 자체가 슬프게 하는 게 아니라 헤어진 것은=슬픈 것이라고 생각하는 우리의 표상이 우리를 슬프게 만드는 것이라는 정말 괜찮은 논리인 것이다. 고로, 우리는 우리가 만든 표상 안에서 전혀 고통이나 슬픔을 느낄 필요가 없다. 오히려 기쁨의 표상을 더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일이다.
습관2 역시 교대 생활에 있어서 생각할 거리를 주었다. 한 학기 한 학기를 매번 숙제하다가 기말고사 공부하고 조모임하는 등 닥쳐서 하는 일만 하다가 보내서 이번만큼은 정말 안되겠다고 생각하는 차였기 때문이다. 습관2에서는 무엇을 얼마나 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제대로 된 방향으로 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내가 이렇게 닥쳐서 과제 등을 하면서 과연 내가 인생의 한 부분인, 게다가 청춘이라는 중요한 때에 올바르게 살고 있는지 급한 불부터 끄면서 사는 이 일상이 맞는 것인지 돌아볼 수 있었다. 과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 과제를 하면서도 이 과제는 무엇을 위한 것이며 고로 나는 맞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흥미로웠던 것은 개인 헌법 만들기다. 원칙 중심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필자는 개인 헌법을 만들어볼 것을 권한다. 개인 헌법을 만들고 그것을 원칙으로 삼고 살라는 것인데, 이번 학기가 가기 전에 천천히 몇 번의 수정을 하면서 만들어볼 작정이다. 정말 재미있으면서도 내가 나아갈 방향, 행동해야할 방향을 잡아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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