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는 자폐공간으로 퇴행(退行)할 수밖에 없었던가.
Ⅰ. 서론
“이상(李 箱)의 이상(異常)한 문학과 이상한 삶”
그간의 수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이상의 문학을 지배하고 있는 난해성은 베일에 가려진 채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남아있는 부분이 많다. 이상 문학의 본질을 밝히기 위해서는 먼저 이상 문학의 산실이었던 자의식으로 포장된 체험의 밑바닥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 체험 속엔 유년이 있고, 유년 속엔 이상 자신이 있고, 그가 살아온 또는 그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와 현실이 있다. 이러한 체험들은 이상 문학을 형성시키는 모티브로 작용했고 그 체험의 결과가 이상 문학이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글은 체험의 반영이고, 자신에 대한 해석이자 비판이며, 자신의 인생을 펼치는 그 시대의 반영이기 때문이다.
이상의 체험이 그의 문학형성에 결정적 동기나 발상으로 어떻게 작용 했는지 작품「날개」를 통해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 따른 이상의 심리상태를 살펴보고자 한다.
Ⅱ.본론
ⅰ) 이상의 생애와 그에 얽힌 이모저모
이상(본명 김해경;1910~1937)은 서울 통인동에서 태어났는데 두 살 되던 해 백부의 양자로 들어갔다. 그는 부모와 떨어짐으로써 부모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하는 충격을 느꼈는데 이것이 곧 분리불안(分離不安)이다. 또한 그는 자신의 친부와 양아버지와 할아버지 사이에서 어느 쪽이 진짜 아버지인지를 분간하기 어려웠고, 그 때문에 닮고자 하는 대상에의 혼동인 ‘동일성의 혼돈’을 체험한다. 거기에 이른바 여성공포증을 느끼게 되는데, 즉 이것은 자신을 버린 어머니와 박대하는 큰어머니 사이에서 두려움과 복수심리가 뒤엉킨 여성콤플렉스였다. 이 정신적 충격은 훗날 여성모독이라는 앙갚음으로 노출하게 된다. 이 부분은 이상 문학의 모티브를 형성하는 결정적인 요인 및 동인으로 작용했고 그 때문에 그의 문학의 본질 및 원형질로 작용했다는 사실에 관심할 필요가 있다. 박진환, 「소설속에서 만난 이상과 프로이트」,자유지성사,1996년
이러한 유년기를 보낸 그는 경성 고등공업학교 건축과에 입학하여 공부하였고 졸업과 동시 조선총독부 건축기수가 되었는데, 미술에도 상당한 재능이 있었다.
1933년 폐병으로 인해 근무하던 직장을 떠나 온천으로 갔다가 그곳에서 작부 ‘금홍’을 만나게 된다. 사랑에 빠져 금홍과 함께 서울로 상경한 그는 다방을 개업하고 동거생활을 함으로써 부부가 된다.
그는 신문에 글을 연재하기도 했으나 별반 좋은 평을 듣지 못하다가, 1936년 「날개」를 발표하여 문학적 성공을 하였고, 자의식 소설의 백미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폐결핵으로 삶의 의욕을 상실한 그는 시대고와 지적 아픔을 감당하지 못해 자학의 길을 걸었고, 병고와 빈곤으로 생활의 밑바닥을 헤맸다. 그러다 갱생의 뜻을 품고 동경해 왔던 일본으로 건너가지만 실망만을 느끼고 그 이듬해인 1937년 28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한다.
28세로 요절한 만큼 전기도 단편적이지만 그의 짧은 생애를 통해, 유년기의 충격에 의해 시대를 외면하고 자의식의 울타리 속에 스스로를 자폐시킨 퇴행과, 시대고 등 조명해 보아야 할 부분이 많다.
ⅱ)부정적 존재의식과 부정의식의 근원

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