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배경론] 김시습에 대하여
Ⅰ. 들어가기
자유롭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어떤 권력이나 힘에 얽매이거나 얽매지 않고 살아가기 힘든 것은 아주 먼 옛날, 삼국시대나 고려시대와 지금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 사냐건 / 웃지요’ 김상용, 「남으로 창을 내겠소」中.
라고 했던 어느 시인처럼, 자유롭다는 것은 세상에 얽매이지 않고 살 수 있는 너털웃음, 그 웃음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세상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본다면 세상을 너무나 의식하기에 할 수 있는 것이다. 그토록 의식하게 만든 세상에 대해 더 이상 미련이 없다는 듯한 그 웃음, 그 웃음이 너털웃음이리라.
지금으로부터 약 600년 전 이 세상을 그 너털웃음 속에 넣어버렸던, 국문학사에서 흔히 ‘방외인(方外人)’ ‘그런 조건에서 관인문학 사림문학과 구별되는 방외인(方外人)문학이 나타났다. 방외인이란 체제 밖의 인물이다. 지배체제 안에서 주어진 위치를 받아들이지 않고 반발을 보이며 이념적으로도 이단을 택하는 사람들을 지칭하기 위해서 옛날부터 쓰던 말이다. 방외인은 지체에 결함이 있는 말단 사대부 또는 그 이하 신분이어서 진출을 바랄 수 없으며, 자기 재능에 대한 자부심이 반발을 촉진하기까지 해서 방랑과 비판으로 일생을 보내는 것이 예사였다.’ (조동일, 『한국문학통사』제2권, 지식산업사, 2005, 413쪽)
이라 불리는 범주에 들었던 사람이,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인 『금오신화(金鰲新話)』를 탄생시킨 장본인, 바로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 1435~1493)이다. 그는 정말 문자 그대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다. 태어난 지 여덟 달 만에 한자를 알았고 세 살 때는 시구를 지을 줄 알았다는 다소 허무맹랑한 기록에서부터, 어려서 세종의 칭찬을 받고 비단 필을 허리춤에 묶고 나왔다는 이야기, 세조가 조카인 단종에게서 왕위를 빼앗고, 그를 영월에 유배시킨 후 죽이는 사건을 보고는 세속 권력과의 인연을 끊고 승려가 되어 방랑길에 올랐다는 이야기까지. 그는 권력층과 혈연관계에 있지 아니하였고(당시 집권 사대부층은 혈맹과 혼인관계를 통하여 폐쇄성을 굳혀갔다.), 인간 존재와 사상의 문제를 진지하게 탐색하였다는 두 가지의 이유로 김시습은 당대 현실 공간에서 고독한 존재일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조건지어진 것이면서 동시에 스스로 선택한 자유의 길이었다. 고독하였기에 자유로웠고, 자유롭고자 하였기에 고독하였다. 심경호, 『김시습평전』,돌베게, 2003, 13쪽.
여기에서 김시습의 사상적 배경과 그의 대표적인 작품인 『금오신화』를 살펴보면서 그가 과연 어떻게 그의 사상들을 작품 속에 투영시켰는지 알아보려고 한다.
Ⅱ. 이야기하기
1. 유 불 도 삼교
그는 앞에 언급했던 사실로 볼 때도 조숙한 천재였다. 그런 그가 심한 좌절감을 맛보며 혼란의 시기를 살았던 사람으로서 삶을 짐스럽고 괴로운 고해라고 보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순간순간을 즐기고자 하였고, 현실세계에서 무언가 장대한 이상을 전하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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