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별곡, 그 장르와 특성
1. 내용
제1장
海千重 山萬壘 關東別境 바다 겹겹 산 첩첩인 관동의 절경에서
碧油幢 紅蓮幕 兵馬營主 푸른 휘장 붉은 장막에 둘러싸인 병마영주가
玉帶傾盖 黑紅旗 鳴沙路 옥대 매고 일산 받고, 검은 창 붉은 깃발 앞세우며 모랫사장으로
爲 巡察景 幾何如 아, 순찰하는 그 모습 어떠합니까
朔方民物 慕義趨風 이 지방의 백성들 의를 기리는 풍속을 쫓네
爲 王化中興 景幾何如 아, 임금의 교화 중흥하는 모습 그 어떠합니까
제2장
鶴城東 元帥臺 穿島國島 학성 동쪽(안변)의 원수대와 천도섬 국도섬
轉三山 移十州 金鼇頂上 삼산 돌아, 십주 지나, 금자라가 이고 있는 삼신산
收紫霧卷紅嵐 風恬浪靜 안개 거두고, 붉은 노을 사라져, 바람은 조용 물결은 잔잔한데
爲 登望滄溟景 幾何如 아, 높이 올라 바라보는 창해의 모습 그 어떠합니까
桂棹蘭舟 紅粉歌吹 계수 돛대 화려한 배에 기녀들의 노래 소리
爲 歷訪 景幾何如 아, 경승지를 둘러보는 모습 그 어떠합니까
제3장
叢石亭 金 窟 奇岩怪石 총석정, 금난굴의 기암괴석
顚倒巖 四仙峯 蒼苔古碣 전도암, 사선봉엔 푸른 이끼 낀 옛 비석
我也足 石巖回 殊形異狀 아야발, 바위돌이는 모양도 이상할사
爲 四海天下 無豆舍叱多 아, 천하 어디에도 없는 절경이러라
玉簪珠履 三千徒客 옥비녀 꽂고 구슬 신발 신은 많은 나그네
爲 又來悉 何奴日是古 아, 또다시 찾아오는 모습 어떠합니까
제4장
三日浦 四仙亭 奇觀異迹 삼일포, 사선정의 전설 깃든 좋은 경치
彌勒堂 安祥渚 三十六峯 미륵당, 안상저, 서른 여섯 봉우리
夜深深 波 松梢片月 밤 깊고, 물결 잔잔, 소나무 끝 조각달
爲 古溫貌 我隱伊西爲乎伊多 아, 고운 화랑들의 모습이 나 여기 있소 하오이다.
述郞徒矣 六字丹書 화랑 술랑도가 바위에 새긴 여섯 글자는
爲 萬古千秋 尙分明 아, 오랜 세월에도 오히려 분명합니다
제5장
仙遊潭 永郞湖 神淸洞裏 선유담, 영랑호, 신청동 안으로
綠荷洲 靑瑤 風烟十里 푸른 연잎 자라는 모래톱, 푸르게 빛나는 묏부리, 십 리에 서린 안개
香 翠森森 琉璃水面 바람향내는 향긋, 눈부시게 파란 유리 물결에
爲 泛舟景 幾何如 아, 배 띄우는 모습 그 어떠합니까
蓴羹로膾 銀絲雪縷 순채국과 농어회, 은실처럼 가늘고 눈같이 희게 써네
爲 羊酪 豈勿參爲里古 아, 양락(羊酪)이 맛지단들 이보다 더하리오
제6장
雪嶽東 洛山西 襄陽風景 설악 동쪽, 낙산 서쪽, 양양의 풍경
降仙亭 祥雲亭 南北相望 강선정, 상운정, 남북으로 마주 섰고
騎紫鳳 駕紅鸞 佳麗神仙 자색 봉황 타고, 붉은 난새 탄, 아름다운 신선같은 사람들이
爲 爭弄朱絃景 幾何如 아, 다투어 주현을 켜는 모습 그 어떠합니까
高陽酒徒 習家池館 풍류로운 술꾼들, 습욱의 지관(池館)같은 좋은 경치 속에서
爲 四節 遊伊沙伊多 아, 사철 놀아보세 그려
제7장
三韓禮義 千古風流 臨瀛古邑 삼한의 예의, 천고의 풍류 간직한 옛고을 강릉에는
鏡浦臺 寒松亭 明月淸風 경포대, 한송정에 달 밝고 바람 맑은데
海棠路 池 春秋佳節 해당화 길, 연꽃 핀 못에서 때 좋은 시절에
爲 遊賞景 何如爲尼伊古 아, 노닐며 감상하는 모습 어떠합니까
燈明樓上 五更鍾後 누대에 불 밝히고 새벽이 지난 뒤에
爲 日出 景幾何如 아, 해돋이 모습 그 어떠합니까
제8장
五十川 竹西樓 西村八景 오십천, 죽서루, 서촌 팔경
翠雲樓 越松亭 十里靑松 취운루, 월송정, 십 리의 푸른 솔
吹玉 弄瑤琴 淸歌緩舞 옥저 불고, 가야금 타며, 청아한 노래 부르고 우아한 춤 추며
爲 迎送佳賓景 何如 아, 정다운 손님을 맞고 보내는 모습 그 어떠합니까
望亭上 滄波萬里 망사정 위에서 창파 만리 보노라면
爲 鷗伊鳥 藩甲豆斜羅 아, 갈매기도 반가워라
제9장
江十里 壁千層 屛圍鏡澈 강은 십 리, 절벽은 천 층, 거울같이 맑은 물을 에워쌌네
倚風巖 臨水穴 飛龍頂上 풍암, 수혈 지나 비봉산에 올라서
傾綠蟻 聳氷峯 六月淸風 좋은 술 기울이고 용빙봉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여름바람 쐬며
爲 避署景 幾何如 아, 더위를 피하는 이 모습 어떠합니까
朱陳家世 武陵風物 중국의 주씨와 진씨가 더불어 무릉의 풍물 대대로 전하듯
爲 傳子傳孫景 幾何如 아, 좋은 풍속을 자손 대대로 전하는 모습 그 어떠합니까
2. 주제
관동의 아름다움을 노래함, 신흥 사대부로써의 포부
3. 기존연구
① 관동별곡의 장르
경기체가에 관해 가장 활발하게 연구된 분야가 바로 ‘장르적 성격’에 관한 것이다. 조동일의 ‘교술시’ 이론에 의해 촉발된 장르론은 경기체가의 성격을 규정하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 조동일에 의하면 경기체가는 세계의 자아화인 ‘서정’이 아니라 자아의 세계화의 ‘교술’로서, 鄕歌와 高麗俗謠에서 볼 수 있었던 서정일반의 특징이 나타나지 않으며, 구체적인 사물이나 사실을 열거하면서 감흥을 찾는 점에서 서정시가 아닌 교술시라는 것이다. 즉, 경기체가는 실제로 존재하는 작품외적 세계상을 작품 내에 그대로 옮겨 놓았을 뿐이며 작품에서 특별히 창조한 세계상을 발견할 수 없으며, 그 세계상은 작품화되기 이전에 가졌던 문자 그대로의 외연적 의미를 제시하는데 그치고 있다고 하였다. 조동일, 「경기체가의 장르적 성격」, 「학술원논문집」 15, 정신문화연구원,1976. 「고전시가론」, 새문사, 1984 p137
경기체가가 교술 장르라는 조동일의 주장은 경기체가 장르 규정에 관한 본격적 논의를 촉발시키는 한편, 교술 장르에 관한 반론이 여러 연구자에 의해 제기되기도 하였다. 김학성 『한국고전시가의 연구』원광대 출판부 1980 p117
교술시 이론에 따르면 경기체가는 장르의 성격상 주관적 정서를 표출하는 방식이 있을 수 없는 것처럼 여겨왔다. 그런데 실재하는 작품외적 세계상(경기체가 작품 속에 제시되는 사물 가운데에는 실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을 작품 내에 그대로 옮겨 놓았다 하더라도 그것이 작품 내에 옮겨져 일정한 질서 속에 재구성된 이상 새로운 질서 내에서의 위상과 상호연관에 따라 새로운 질서와 의미가 부여되며, 새로운 질서에 의해 형성된 내포적 함축적 의미가 파생된다고 할 수 있다.
「관동별곡」에서 제시되는 경물은 정서가 배제된 채 경물의 외연적 의미를 제시하는데 그치는 것이라기보다는 주로 작자의 감흥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특히 3,4연의 후소절은 ‘~景 幾何如’라는 ‘공식구적 표현’ 없이 화자의 주관적 감흥을 드러내고 있다. 더욱이 감정 표출에 있어서도 「관동별곡」은 외부세계에서 얻은 감흥을 절제하기보다는 오히려 이를 적극적으로 표출하고 있고, 그 표출 방식 또한 직접적인 방법만이 아니라 함축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경기체가 장르는 개개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정서 표출이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사물에 제시되고 나열되어 자아가 드러내고자 하는 감흥과 정서를 표현하고 있다. 이때 정감의 표출 쪽에 주안을 두어 파악할 경우 그것은 서정장르로, 외부 세계의 나열적 제시라는 측면에서 볼 때는 교술 장르로 파악되는 것이다. 김동욱, 『고려 후기 십대부문학의 연구』상명여대 출판부 1991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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