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녀석 맛나겠다 영화 감상문 고 녀석 맛나겠다 감상평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인륜과 천륜을 버리는 끔찍한 일들이 가끔 매스컴을 통해 보도되곤 한다. 자식을 키우기 힘들다는 이유로 자식을 버리거나 심지어는 죽이기까지 하는 부모, 보험금을 타기 위해서 부모를 죽이거나 나이 든 부모를 부양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그 부모를 버리거나 등한시하는 자식. 이러한 비인간적인 행위들이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실상이다. 일찍이 세종대왕은 경남 진주에서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지자 개탄을 하면서 그 시대의 올바른 생활지침서인 “삼강오륜 행실도”의 편찬을 명 한다. 충신, 효부, 열녀 등 그들의 선행을 책으로 만들어 많은 이에게 귀감이 되게끔 하였다. “고 녀석 맛나겠다”는 천륜과 인륜의 중대성을 부각시키고 무조건적인 부모의 사랑을 통하여 이 시대의 많은 이 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는 본디 아동을 대상으로 기획되고 만들어진 만화영상이다. 그러나 성인은 물론 온 가족이 함께 시청할 수 있는 장르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선 일본은 애니메이션을 통하여 세계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미국의 디즈니와 비교에 역사는 짧지만 일본인 특유의 섬세함과 장인정신이 어우러져 좋은 작품을 양산하고 있으며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 분야의 대표적인 감독으로 자리매김 하였다. “고 녀석 맛나겠다”는 미야시니 타츠야의 공룡 시리즈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다.
‘고 녀석 맛나겠다’는 특이하게도 주인공이 사람이 아닌 공룡이다. 육식공룡인 하토는 하토의 알을 발견한 초식공룡에 의해 키워지게 된다. 그 초식공룡은 무리에서 이탈당하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하토를 지켜낸다. 하토는 자신이 초식공룡과 다르다는 것을 은연중에 인지하면서도 풀을 먹지 못하는 대신에 붉은 열매를 먹는 등 초식공룡 가족의 구성원들과 조화롭게 살아간다. 그러던 중, 하토는 성장하면서 자신의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숲을 벗어난다. 하토가 당도한 곳은 육식공룡들이 서식하고 있는 넓은 벌판이었다. 하토는 그 곳에서 위협을 느끼고 다시 숲 속으로 도망간다. 그러나 육식공룡은 하토를 숲 속까지 쫓는다. 그 와중에 하토와 함께 성장한 초식공룡의 아들인 라이토가 등장한다. 육식공룡은 라이토를 먹으려 한다. 하토는 라이토를 지키기 위해 육식공룡과 사투를 벌인다. 그러다가 하토는 자신의 본성을 깨닫고 만다. 그 길로 하토는 라이토와 엄마의 눈앞에서 사라져 자신의 본성에 충실한 삶을 살아간다. 처음 육식공룡의 터에 갔을 때 왜소했던 하토는 어느새 육식공룡들 사이에서 인정받을 만큼 잘 적응해나갔다. 하토는 평소와 다름없이 사냥감을 발견했다. 그리고 ‘고 녀석 참 맛있겠구나’ 하며 먹으려던 참에 고 녀석이 ‘아빠!’라고 불러버렸다. 고 녀석의 이름은 ‘우마소’(맛있겠구나)가 되었고 하토는 초식공룡인 우마소를 자신의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보호하며 키워간다. 그렇게 위태위태하지만 평화롭게 살아가던 도중 엄마와 가족들이 있는 ‘달걀의 산’이 무너진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하토는 엄마와 가족들을 만나기로 결정했다. 도중에 육식공룡들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하토는 가족들과 상봉한다. 가족들은 하토가 어떻게 보면 위협적인 육식공룡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예전과 다름없이 가족처럼 대해준다. 가족 상봉의 기쁨도 잠시, 육식공룡의 대장 격인 공룡이 등장하여 하토와 가족들에게 위협을 한다. 하토는 끝까지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육식공룡의 대장과 결투를 벌인다. 결국 육식공룡의 대장도 하토를 인정하고, 달걀 산이 무너지는 것과 육식공룡들의 위협으로부터 가족을 지켜낸 하토는 가족과의 짧은 만남을 마친 뒤 우마소와 함께 다시 길을 떠난다.
‘고 녀석 맛나겠구나’는 최근까지도 계속 논의 대상에 오르고 있는 입양문제를 주제로 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간다고 할 수도 있다. 주인공들이 공룡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이 영화의 취지를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영화 중간에 소소하게 나오는 에피소드들도 흥미로웠다. ‘고 녀석 맛나겠구나’를 관람한 사람들에게 이 영화가 어땠냐고 물어보면 열 명 중에 한 아홉 명 정도는 감동적 이였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대체적으로 감동적 이였다는 의견과는 달리 다소 억지스럽게 감동을 유발하는 요소들에 의해 살짝 불쾌함을 느꼈다. 이 영화는 인간이라면 가장 예민하고 가장 약해질 수밖에 없는 요소들을 다루고 있다. 모성애나 부성애처럼 자식에 대한 부모님의 사랑의 감정은 우리가 항상 느끼는 것이면서도 시간이 흐른 후에는 그리워하고 후회를 느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고 녀석 맛있겠구나’ 라는 영화가 다루는 소재 자체가 이미 예민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그것에서 그치지 않고 감동을 주는 장면을 따로 다루고 있다. 혹자는 이런 부분에서 감동을 받을지도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울어, 울어. 이 부분에선 반드시 감동적 이여야만 하고 반드시 울어야 해’ 라고 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오히려 감동적이기보다는 불쾌감을 넘어 짜증까지도 느꼈다. 예를 들어 정말 남의 자식인데도 불구하고 무리하면서까지 하토의 알을 주워가는 장면, 많은 시간이 흐르고 나서 하토와 상봉했을 때에도 정말 바른 엄마의 표본이라도 되는 듯이 원망 한마디 없이 그동안의 하토의 안부를 걱정하는 장면 등은 감동적이라고 느껴지기보다는 ‘아, 이 부분에서 시청자들이 감동을 받게 의도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뻔한 장면, 뻔한 스토리, 뻔하게 구성된 복선과 뻔한 감동을 유발하는 장치들은 오히려 보는 나로 하여금 진부함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분명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취지는 좋은것이였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억지스럽게 감동을 유발시키는 장면에서 큰 실망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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