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코미디 - 안경과 코미디 개그콘서트는 다를까
1. 의 정체는 무엇인가
힐링영화의 선두주자라 불리는 오기가미 나오코의 세 번째 영화 .
데뷔작인 과 히트를 일으킨 과 마찬가지로 정체를 알 수 없는 세 번째 영화 에 대해 이야기 해 보려 한다.
우선 이 영화에 대한 글을 읽기 위해서는 영화를 보는 것이 가장 좋다. 왜냐하면 말 그대로, 정체를 알 수 없어 줄거리를 쓰기도 참 애매하기 때문이다. 줄거리를 쓰자면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 조용한 곳으로 떠나고픈 타에코는 어느 날 남쪽 바닷가의 조그만 마을로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서 맘씨 좋은 민박집 주인 유지와 매년 찾아오는 수수께끼 빙수 아줌마 사쿠라, 시도 때도 없이 민박집에 들르는 생물 선생님 하루나를 만나게 되고, 타에코는 그들의 색다른 행동에 무척 당황하게 된다. 아침마다 바닷가에 모여 기이한 체조를 하는가 하면 특별한 일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그들이 이상하기만 한 타에코. 그곳 사람들에게 질린 그녀는 결국 참지 못하고 민박집을 바꾸기로 하는데….’ 라고 인터넷에 나와 있다. 줄거리만 보면 정말 지루하고 재미없는 영화다. 하지만 그 영상을 보면 얼마나 훌륭하고 재미있는지, 특히 줄거리 안에 나오는 기이한 체조는 메르시 체조라고 불리는데 그 동작이 황당하면서도 웃기다. 그래서 줄거리를 읽는 것이 오히려 영화에 마이너스가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넓게 펼쳐지는 바다와 그 위에서 십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이상한 동작으로 체조하는 모습, 도로에 가만히 앉아 젖어 있는 아줌마, 즉석에서 간 얼음을 수북이 쌓아 올리고 그 위에 팥 한 국자와 시럽 한 국자만을 얹어 먹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팥빙수, 그 팥빙수를 먹기 위해 돈이 아닌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내면 되는 모습, 그래서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 또 돼지모양 종이접기를 주는 남자 아이를 떠올린다면 이 주는 매력적인 즐거움을 조금이나마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의 정체이다. 이 영화의 장르는 무엇인가?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드라마, 코미디로 나와 있다. 오기가미 나오코 영화의 다섯편 영화 중 카모메 식당과 토일렛을 제외한 요시노 이발관, 안경,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는 모두 드라마, 코미디로 구분되어 있다. 은 분명 코미디 일거라 생각할 정도로 웃음을 유발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그렇지 않다니 아쉬울 뿐이다. 그 기준은 어디서 정하는 것인지 몰라도 내 생각에는 분명 토일렛은 코미디다. 오히려 는 예고편만 보긴 했지만 코미디 장르가 부족할 거라 생각했는데 코미디라고 표시되어 있으니 당황스럽기도 했다.
오기가미 나오코는 정말 특이한 사람이다. 어떻게 이렇게 코미디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코미디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도대체 이 사람의 정체는 무엇일까. 최근에 그녀가 낸 첫 번째 소설 을 읽어 보았다. 역시나 영화만큼이나 황당하면서 재미있다. 이 소설은 분명 코미디 소설일 것이다.(그러고 보니 소설 중에 코미디 장르는 처음 읽어 보았고 또 처음 보았다. 소설 중에 코미디 장르가 있긴 있나? 만화를 제외하고) 코미디 소설까지 내는 걸 보니 그녀는 분명 코미디적인 사람일 것이다. 그래서 영화도 소설도 어쩔 수 없이 코미디적인 부분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들어가게 되는 거 아닐까. 그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말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코미디 장르를 분석하는데 감독까지 끌어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감독의 정체에 대한 이야기는 그만하고 그녀가 만들어낸 ‘힐링 코미디’라는 장르에 대해 생각해 보려 한다.
2. ‘힐링 코미디’라 부르는 의 코미디적 요소
하나, 메르시 체조
정체불명의 여성 사쿠라의 주도하에 동네 주민들은 아침마다 모여 메르시 체조를 한다. 메르시란 일본어로 감탄사이다. 메르시, 아리가또우 하면 정말,, 감사합니다, 정도가 될까? 혹은 불어로 merci 은혜, 자비, 감사합니다 정도가 된다. 하지만 영어라면 몰라도 불어일 가능성은 적으니 아마 일본어로 감탄사 정도가 되겠다. 특별한 의미가 없는 메르시 체조는, 특별한 의미가 없는 체조다. 그저 아침을 개운하기 시작하기 위한 체조정도다. 우리 나라에는 국민체조가 있듯 에는 메르시 체조가 있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하지만 간단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닌 것은 이 메르시 체조의 동작이 너무 우스꽝스럽다는 데 있다.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우리가 친구를 웃기려고 작정해 이상한 동작을 할 때의 모습이랄까. 표정만 무표정이지 동작은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이상하다. 이런 동작은 관객에게 궁금증과 함께 엉뚱함, 즐거움, 황당함 등 이 영화에 대한 대표적인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물론 이런 행동이 억지 웃음을 유발하려는 듯 보일수도 있지만 영화를 보면 그 전체적인 모습, 주민들이 모여 아침마다 그렇게 체조를 하는 모습과 체조할 때 사람들의 표정, 특히 사쿠라 할머니의 무표정한 모습, 체조와 어울리는 평온한 바다의 모습.. 그 체조보다는 체조와 함께 상황이 웃음을 유발시키고 있다. 그렇기에 억지 웃음이라는 타이틀은 오히려 과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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