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린 염소를 모는 여자 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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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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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나의 숲을 향해서 걷자
(전경린, ‘염소를 모는 여자’를 읽고)
이 글은 윤미소 라는 한 여자가 잊고 있었던 자신의 의미를 깨닫고 자신의 꿈을 향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내용이다. ‘시든 배추’와 같은 인생을 살아온 그녀는 이 사회가 주부에게 가하는 고통의 반복에 숨막혀한다. 의미 없는 주부생활의 반복뿐만이 아니라 남편과의 단절 또한 그녀에겐 고통이다. 이방인과 같은 남편과 나누는 대화는 의미 없는 지껄임일 뿐이다. 사랑 없이도, 믿음 없이도 살 수 있는 훼손된 가정... 또 여성을 성적인 쾌락의 도구로 여기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하지만 이러한 고통들을 그녀는 폭발시키는 대신 가슴속에서 묵힌다. “눈꺼풀만 덮으면 세상이 덮인다.”에서 보이듯 그녀는 고통의 도피처로 ‘잠’을 택한다.
현수란 존재는 이런 소극적인 그녀에게 새로운 자극을 준다. 벼랑 끝에 주저앉아 평생을 보내길 거부하고 심연을 향해 떨어진 현수를 보며 윤미소의 자의식도 꿈틀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자의식을 눈뜨게 한 존재는 바로 ‘염소’다. 정연은 미소의 자의식을 비현실적이라 비난하고 미소의 자의식은 아파트에서 염소를 키우는 비현실적인 행동으로 분출된다.
교회에서, 새롭게 인생을 시작하려는 듯한 나이든 두 남녀를 지켜보던 미소는 참을 수 없는 졸음에 잠을 잔다. 이는 인간을 부자유하게 묶는 사회의 속박을 그들처럼 벗어버리지 못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도피행위로 보여 진다. 꿈속에서 만난 염소 모는 남자는 말한다. “···염소는 젖는 것을 가장 두려워합니다.··· 산을 넘는 나비, 강을 건너는 씨앗들, 대양을 횡단하는 새떼··· 그리고 당신··· 생각해보세요.···비에 젖은 어둔 숲을요. 당신은 너무 오랫동안 그것을 견뎌왔습니다.”이 말은 자신의 본질을 찾고자 하는 미소의 잠재적인 열망을 깨운다. 그리고 검은 박쥐우산 청년은 미소가 그 열망을 표출하는데 결정적인 힘을 준다. 청년은 미소의 본질 자체를 아름답게 봐주고 그 본질을 찾도록 도와준다. 소설 앞부분의 “반복을 잊을 수 있는 세상의 숨겨진 보석 한 가지씩을 발견해내라고, 미궁 같은 삶이 주어졌을 것 같지 않니?”에서의 보석은 미소에게는 ‘염소’ 청년에게는 ‘우산’이다. 미소는 청년과의 교감으로 자의식을 되찾고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물론 미소는 딸아이에 대한 사랑으로 잠시 갈등하기도 하지만 인간 본연의 본질에 대해 깨닫고 딸아이를 자신과 분리된 하나의 인격체로 받아들인다. 가정이라는 테두리 속에 자신과 남편 딸아이가 묶여있지만 미소는 그들 각각을 각자의 운명과 자의식을 지닌 하나의 존재로 인정하고 가정이란 틀을 벗어버린다. ‘한순간 깃털처럼 일어섰다.’ 그렇게 그녀는 그동안 자신의 자의식을 눌러왔던 굴레를 벗어버리고 그녀의 꿈을 향해 앞으로 걸어간다. 자기 속에 있는 구름의 다리를 건너는 것이다. 염소가 숲으로 가듯, 고양이가 어둠 속으로 박차고 나가듯, 고래가 바다로 가듯... 그들이 야생의 ‘본성’을 따르듯 미소도 그녀의 ‘본질’을 따라간다. 청년이 검은 박쥐우산을 쓰듯 말이다. 그녀가 가는 길에 계속해서 퍼붓던 비는 그녀의 길이 순탄치 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해주는 듯 하다. 하지만 마지막에 ‘비를 몰아가는 바람이 휭 불어왔다.’에서 그녀가 역경을 극복하고 자의식을 통해 자신의 본질을 잘 지켜나갈 거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고래가 바다에서 물을 먹으며 연습한 것처럼....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자의식은 이 사회의 주부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 사회의 제도나 의식은 여성들의 자의식을 속박하고 그들의 본질을 봐주지 않는다. 그로인해 좌절하고 엑스트라와 같은 삶을 사는 여성들 모두에게 해당된다고 본다. 그런 속박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사랑하고 나의 의미를 잊지 않을 때 하나의 인격체로써 자신의 본질을 지켜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소개할 때 ‘OO 엄마입니다’ , OO 아내되는 사람입니다. 가 아니라 자신의 이름을 당당히 말할 때 우리는 각자의 ‘숲’ , 각자의 ‘꿈’으로 한걸음 내닫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