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1945 히로시마를 읽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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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1945 히로시마를 읽고나서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1945 히로시마’를 읽고나서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 히로시마에 리틀보이라는 폭탄이 떨어졌고 이 원자폭탄으로 인해 약 24만명의 목숨이 사라졌다. 흑백 사진 속의 버섯구름이라는 추상적으로 알고 있는 히로시마의 원자 폭탄은 실제로는 그날 그 현장의 악몽과 폐허일 뿐만 아니라 방사능 화상과 평생을 안고 가야했던, 그리고 그 후세들까지도 고통으로 몰아넣은 원자병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 사건 이후 히로시마에 거주하는 고령의 어르신들의 정신의 시계는 아직도 그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이라는 시간에 딱 고정되어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있을 것이다. 이번 기회를 빌어서 접하게 된 미국의 소설가 겸 저널리스트인 존 허시라는 작가의 ‘1945 히로시마’라는 작품. 1946년 8월 자신이 주간지에 개제한 기사를 바탕으로 하여 만들어진 작품으로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된 후 생지옥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논픽션 소설이다. 그 생생함이 너무 진해서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70년 전 일본에서라는 시공간의 격차가 한순간에 사라져 그날의 상황 속에 함께 있는 듯 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 작품의 등장인물 여섯 명은 유명인사가 아닌 공장에서 일하던 여성 노동자, 목사, 독일인 신부, 홀로 아이를 키우는 미망인, 그리고 의사들이다. 그들은 단지 그 전까지 단 한 번도 폭격을 받지 않았던 도시 히로시마에서 살아가던 평범한 사람들이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바로 그 날 히로시마 상공 위에 소리 없는 섬광이 번뜩이면서 모든 것 이 무너져 내렸다. 의사인 후지이 박사는 병원의 대들보에 짓눌린 채 강물로 처박혔고, 가난한 미망인 나카무라 부인은 집 더미에 파묻혔으며, 공장 노동자 사사키는 책장이 엎어지면서 책 더미에 다리가 꺾여 부러진다. 그러한 일촉즉발의 순간에서 적십자 병원의 사사키 박사나 다니모토 목사, 예수회 사제들과 같은 현장의 생존자들이 구원의 손길을 내민다. 이렇듯 이 ‘1945 히로시마’라는 작품은 이들의 고통과 그 이후의 삶을 기록한 마치 소설 같은 작품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영문도 모르고 지옥 같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시선에서 작품 속 이야기는 흘러간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쓰인 이 작품을 여섯 등장인물 각각의 시선에서 순차적으로 읽어나가며 나는 원자폭탄이 터지는 순간 얼마나 혼란스러웠을까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B선생이라고 부르던 B-29 폭격기가 히로시마를 폭격할 것이라는 소문이 흉흉한 가운데 원자폭탄이 터졌고 그 폭탄의 위력이 기존의 상상을 확연히 뛰어 넘었기에 사람들은 우왕좌왕 어쩔 줄을 몰라 한다. 폭탄의 위력 앞에서 무기력한 사람들의 모습과 생명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며 이 역사적 사건은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에게 엄청난 혼란을 야기하였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을 작가는 날카롭고도 잔인하기까지 한 시선으로 등장인물 여섯 명의 생존자의 일상과 피폭 후의 삶을 추적하고 그날 있었던 이야기를 소설의 형식을 빌려 재구성하였다. 그리고 그 내용 안에 원자폭탄이라는 최악의 재앙이 지나간 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 문제를 대면하고 알리려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 있는 반면 현실을 외면하고 그 문제에서 멀어지려는 모습을 한 사람도 있는 등의 다양한 입장을 보여주어서, 이 때 모두가 당연하게 생각할 수도 있는 문제 앞에서도 역시나 개개인마다 다른 입장이 나올 수도 있구나하는 점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이야기는 원자폭탄의 피해자가 일본인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당시 폭탄이 투하 되었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는 강제징용으로 7만여 명 정도의의 조선인들이 처참한 노동 환경에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었고, 그 가운데 약 4만 명 정도가 사망한 것으로 파악되어진다고 한다. 이 점에서 다른 여러 문제들도 있겠지만 이러한 원자폭탄 문제 또한 일본이 진정으로 사죄하기 전까지 그 비극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구나 싶은 한편도 있지만,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됨으로서 우리나라가 해방을 맞이하였다는 사실도 있으니 도대체 이를 어떻게 잘 해석해야 할지 하는 역사적인 아이러니함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과거에 어느 수업에선가 들었던 기억으로 이번 작품의 등장인물들과 같이 히로시마 원자폭탄 사건을 직접적으로 겪었지만 극적으로 생존한 사람들을 일본정부에서는 당연히 생존자라 불러야 하지만 피폭자라 낮추어 부른다고 한다. 자국민 피해자들마저도 그렇게 대우하는 것을 보면서 역시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는 말이 정확 하구나하고 늘 생각하곤 했었다. 이 작품에는 반전이나 반핵과 같은 메시지는 들어있지 않았다. 다만 인류의 마지막 날인 것만 같았던 그날을 어리둥절하게 맞이하고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있는 그대로의 인간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그리고 어떤 정치적 발언도 담고 있지 않았지만 인류의 양심을 뒤흔드는 것과 동시에, 역사의 목격자로 그치지 말고 스스로 역사의 주인공이 되어 살아가라며 귀띔 해주는 하나의 메시지를 던져준 것 같았다. 누군가는 이러한 비극이 핵폭탄으로 초래된 것일 뿐 핵발전과는 무관하다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책 뒤편 추천사와 같이 핵발전은 핵무기와 한 몸이며 잠자는 핵폭탄이라 부를 수도 있기에 진정 평화와 안전을 원한다면 그 뿌리부터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인간이 만들어 낸 방사능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무지하였는지를, 또한 지금도 충분히 알지 못하는지를 생각해보기 위해서라도 그 잊지 말아야 할 역사적 과오를 진지하게 돌아볼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느끼면서 이번 주차 독서 토론의 주제 작품인 존 허시의 책 ‘1945 히로시마’의 감상문을 마친다.